팬오션은 벌크선 운임 반등과 물동량 회복에 힘입어 현금흐름이 개선, 영업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고 있다. 다만 선박 투자와 차입 상환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현금 잔액은 줄었다. 영업력의 회복 정도가 투자 부담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가 향후 유동성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811억원으로 전년 동기 5125억원 대비 증가했다. 운임 반등과 수송량 회복이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영업 단계의 현금 창출 기반은 전년 대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영업현금 증가에도 비용 지출 부담은 확대됐다. 같은 기간 이자 지급액은 1359억원에서 1854억원으로 늘었고 법인세 납부액도 23억원에서 388억원으로 증가했다. 운임 개선 효과가 반영됐지만 이자와 세금 지출이 동시에 늘며 현금 증가 폭은 일부 제한된 모습이다. 영업 회복이 곧바로 현금 축적 구조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업에서 확보한 자금은 투자 영역으로 이동했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투자활동현금흐름은 3406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4911억원 대비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유형자산 취득은 1384억원으로 축소됐으나 선박도입선급금 2477억원이 집행됐다. 선대 확장을 위한 선투입 성격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영업현금 5811억원과 투자활동 순유출 3406억원을 단순 비교하면 잉여현금은 약 24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현재까지는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이 투자 부담을 일정 부분 감당하고 있는 구조로 볼 수 있다. 다만 향후 선박 발주 규모와 시황 흐름에 따라 현금 여력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투자활동 내에서는 금융자산 운용도 병행됐다. 기타금융자산 취득 3693억원과 처분 2791억원이 동시에 이뤄졌고 매각예정자산 처분 993억원이 유입됐다. 단순 설비투자 외에도 자금 포트폴리오 조정이 함께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재무활동에서는 3147억원의 순유출이 나타났다. 차입금 유입 5979억원보다 상환 규모 7443억원이 더 컸다. 리스부채 지급과 배당금 지급도 이어졌다. 영업에서 확보한 자금은 투자 집행 이후 일부가 차입 축소에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신규 차입보다 상환 규모가 컸다는 점에서 차입 총량은 소폭 줄어든 흐름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영업·투자·재무 활동 결과는 현금 잔액에도 반영됐다. 환율 변동 영향(–369억원)을 포함해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111억원 감소했다. 기초 8658억원이던 현금은 7547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영업 부진에 따른 감소라기보다 투자 집행과 차입 상환, 환율 영향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현금 감소는 향후 투자 확대 국면에서 여유 자금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향후 관건은 영업현금 창출의 지속 여부다. 벌크선 업종은 운임 수준에 따라 현금 창출력이 크게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 운임이 유지될 경우 현금 창출이 확대될 수 있지만 시황이 약화될 경우 현금 흐름 역시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벌크 운임 지수는 전년 대비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변동성이 큰 산업 특성상 시황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가는 벌크 운임 회복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영업이익을 5310억원, 신한투자증권은 5224억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6~8% 개선을 예상한 수치다. 다만 이익 증가가 실제 순현금 확대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선박 투자 속도와 차입 관리가 함께 고려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박 투자 속도와 운임 흐름의 균형이 향후 유동성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운임 회복세가 유지될 경우 선대 확장은 중장기 현금 창출 기반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시황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투자 부담이 현금 흐름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현금은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벌크선 시장은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이라며 “운임이 유지된다면 투자 효과가 현금 창출로 이어질 수 있지만 시황이 약화될 경우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 속도를 얼마나 탄력적으로 조정하느냐가 향후 유동성 관리의 핵심 변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