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투지바이오가 상장 당시 2공장 신설을 위해 제시했던 CAPEX(자본적지출) 투자 계획을 불과 6개월 만에 2배 수준으로 확대한다. CB(전환사채)와 유상증자를 통한 CPS(전환우선주) 발행으로 공모 순수입금의 3배에 육박하는 1500억원 규모 자금을 확보하면서다.
글로벌 빅파마와 협업을 빠르게 넓히며 투심이 몰린 결과다. 작년 상장 후 시총이 3배 상승하며 보통주 전환에 따른 지분 희석 부담을 낮춘 점도 기여했다. 상장 새내기로는 이례적 규모인 2000억원대 현금을 바탕으로 자체 R&D(연구개발) 투자에도 속도를 낸다.
◇공모 순수입금 대비 3배, 상장 1년만 2000억대 현금 확보 지투지바이오가 CB, CPS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1500억원 규모 자금은 작년 8월 상장 당시 유입된 공모 순수입금과 비교해 3배 규모에 달한다. 지투지바이오는 당시 확정 공모가액 5만8000원을 기준으로 504억원을 조달했다.
상장 6개월 만에 대규모 조달을 성사시켜 주목된다. 글로벌 사업개발 확대와 함께 투심이 몰린 결과다. HLB, 코오롱티슈진, 알테오젠 등이 작년 1000억원대 조달에 성공했지만 이들과 달리 지투지바이오는 상장 2년 차 새내기라는 점에서 조달의 상징성이 크다.
이번 조달은 CB, CPS를 각각 750억원 규모로 발행하는 구조다. 내년 3월부터 전환 청구가 가능하며 CB와 CPS의 전환가액은 주당 9만1700원으로 동일하다.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수는 총 163만5753주로 전체 주식 수의 9.42% 수준이다.
지투지바이오는 조달 자금 가운데 40% 규모인 600억원을 시설자금에 투입한다. 임상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존 1공장 외에도 상업화 준비를 위한 2공장 신설에 한층 더 힘을 보탠다. 후기 임상과 상업화 관점에서 필요한 미립구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나머지 900억원은 연구개발비 등 운영자금에 쓴다. 지투지바이오는 약효지속성 플랫폼 이노램프(InnoLAMP)를 기반으로 비만, 치매, 조현병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상장 초기부터 2000억원대 현금을 확보하며 임상 전략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주가 상승이 낮춘 지분 희석 리스크, 설비 투자 등 세부 계획 조정 투자자의 의지가 뒷받침되더라도 상장을 막 마무리한 바이오텍이 곧바로 대규모 외부 조달에 나서는 건 쉽지 않다. 매출 구조가 아직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바이오텍 특성상 대규모 자금 조달은 지분 희석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투지바이오 역시 작년 3분기 기준 최대주주 개인의 지분율이 11.1%에 불과하다.
상장 후 가파른 주가 상승이 대규모 조달을 가능하게 한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투지바이오는 상장 전부터 베링거인겔하임 등 빅파마와의 공동연구 성과를 공개하며 밸류를 키웠다. 작년 9월에는 유럽 소재 글로벌 기업 B사와 연구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무상증자 등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을 더하면서 올해 들어 시가총액은 1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상장 첫날 주가가 61.7% 상승한 뒤 시가총액인 5033억원 대비 3배 이상 확대됐다. CPS와 CB의 향후 보통주 전환에 따른 지분 희석 위험을 최소화했다.
보유 현금성자산이 2000억원대로 늘어나며 연구개발비 외 2공장 신설 등 CAPEX 투자 계획에도 변동이 생겼다. 지투지바이오는 상장 당시 2공장에 대해 410억원 규모 투자를 예상했는데 이번 조달로 가용 가능한 자금이 850억원 안팎까지 여유로워졌다.
연간 약 700만명 투여가 가능한 생산라인 구축에 이어 2공장 내 설비 확장에 속도를 낸다. 프리필드 시린지(사전충전형 주사기) 라인과 함께 저분자, 펩타이드의 듀얼 생산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1공장에도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주사제 라인을 증축한다.
지투지바이오 관계자는 "200억원대 자금에 더해 차입을 활용한 400억원대 2공장 투자를 계획했는데 이번 조달로 시설자금의 여유가 생겼다"며 "기존 계획에 더해 프리필드 시린지와 저분자, 펩타이드의 듀얼 생산 라인 구축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