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주주총회 현장 돋보기

삼성에피스홀딩스의 R&D 재무전략 "적극적인 레버리지"

김형준 CFO "수천억 투자 대응 여력, 금융권과의 접촉 경험에 차입 여력 확인"

송도(인천)=김혜선 기자  2026-03-25 08:07:32

편집자주

주주총회는 기업의 방향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숫자와 문서로 정리된 안건 뒤에는 주주들의 기대와 우려, 경영진의 고민과 결단이 담겨 있다. 하지만 책상 위 자료만으로는 이 모든 흐름을 온전히 읽어낼 수 없다. 주총장에서 오간 논쟁과 질의응답, 미묘한 온도 차 속에서 기업과 주주 간의 관계가 드러난다. 더벨은 주총 현장에서 직접 포착한 주요 이슈와 기업의 전략적 변화를 분석한다.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첫 정기주주총회에서 더벨과 만난 김형준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사진)은 연구개발(R&D) 재원 조달 방안을 밝혔다. 혁신 신약 중심의 연구개발 로드맵을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의 출자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배당에 더해 필요 시 외부 차입을 병행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바이오젠 지분 인수 당시 확인된 은행권과의 교감이 뒷받침됐다.

◇매년 본임상 1건 이상, 연간 4000억~5000억 투자

삼성에피스홀딩스는 20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6건의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김경아 삼성에피스홀딩스 대표와 이사회 인원들은 임직원의 엄호를 받으며 주주총회장에 입장했다. 개회 인사말과 기업 소개 영상 시청 이후 '매년 1개 이상 후보물질을 본임상에 진입시키겠다'는 R&D 전략도 언급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 김경아 대표(오른쪽), 김형준 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왼쪽)

삼성에피스홀딩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등을 중심으로 신약 개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FDA에 ADC 기반 방광암 치료제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 허가를 받았다. 여기에 AAV 기반 안과 치료제 개발도 예고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연구개발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요구된다. 본임상 단계에 진입하는 물질이 늘고 후속 임상이 확대될수록 투자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 김 부사장은 "연간 4000억~5000억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작년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 598억, 순차입금 마이너스 상태

연간 수천억원대의 R&D 투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규모다. 셀트리온이 올해 약 8000억원, 이후 수년 내 1조원 규모의 R&D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유사한 투자 규모로 보인다.

다만 분할 후 초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승계받은 현금은 1000억원 수준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물산의 출자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배당을 주요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주사 구조를 감안할 때 연간 수천억원 규모의 R&D 투자를 자체적으로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작년 말 별도 기준 삼성에피스홀딩스의 현금성자산은 598억원으로 대규모 R&D 투자를 집행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김 부사장은 "현재는 자체 현금으로 일정 부분 대응이 가능하지만 추가 자금이 필요해지면 은행 차입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부 자금 조달 필요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차입 등을 통한 외부 자금 조달을 검토하고 있다. 작년 말 별도 기준 총차입금은 2억1800만원, 순차입금은 -596억원으로 사실상 무차입 상태다.

김 부사장은 "바이오젠 지분 인수 당시 금융권과 접촉하며 자금 조달 가능성을 확인했고 차입을 통한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자금 운용 기조는 신약 개발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제품군 확대와 병행해 추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