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작년 11월 출범한 지주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 체제 아래서 바이오시밀러를 넘어선 신약 개발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비만 치료제 등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행보에 나서는 중이다.
본격적인 신약 개발과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를 위한 선제적 자금 조달 창구로 금융기관 차입을 선택했다. 작년 말 대비 2배 수준으로 차입금을 늘리면서 임상시험을 위한 자금을 마련했다. 부채 및 차입금 비율은 여전히 안정적인 수치를 유지하고 있어 필요시 추가 차입 등 여력도 남아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총 차입금은 74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 3770억원 대비 96.8% 늘어난 수치다. 이는 전액 100%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차입금에 해당한다.
차입금 증가액은 단기차입금으로 추정된다. 비유동부채는 작년 말 2280억원에서 1분기 말 2011억원으로 11.8% 줄어들었지만 만기 1년 미만인 유동부채는 1조3993억원에서 1조7050억원으로 21.8% 늘어났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차입금은 2021년 이후 작년까지 4년 연속 감소 흐름을 보였다. 2021년 9940억원이었던 차입금은 작년 말까지 3770억원으로 65.4% 줄어들었다가 올해 1분기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1분기에만 4549억원의 매출과 14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13%의 성장을 이뤄냈다. 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을 보여주는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역시 1664억원으로 작년 동기 1442억원 대비 15% 늘어났다.
양호한 현금흐름에도 오히려 차입금을 늘리는 기조 변화는 고위험·고수익 사업인 신약 개발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작년 11월 삼성에피스홀딩스 체제로 전환한 이후 글로벌 바이오 산업의 메인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비만 치료제 등 신약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고 있다.
가장 앞서 나가는 파이프라인은 ADC 신약 후보물질 'SBE303'(Nectin-4 타깃)이다. 지난 3월 글로벌 임상 1상을 개시한 데 이어 이달 AACR 2026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개선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전임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EGFR과 HER3를 동시에 타깃하는 이중항체 ADC인 'SBE313'도 전임상 단계를 밟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파이프라인 확장도 눈에 띈다. 올해 3월 지투지바이오에 2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면서 장기 지속형 비만 치료제(Semaglutide LAI) 물질을 도입했다. 글로벌 제약사 산도스(Sandoz)와도 'SB36'(엔티비오 바이오시밀러)을 포함한 최대 5종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조기 협력 계약을 체결해 개발 초기 단계부터 연구개발비를 분담하고 선제적으로 판매망을 확보하는 등 효율적인 개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차입금 증가에도 재무건전성은 아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월 1분기 말 기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부채비율은 84.6%로 작년 말 77% 대비 7.6%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100%를 하회하고 있다.
총 차입금 비율도 17.8%에서 32.9%로 15.1%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단기 부채에 대한 대응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도 147.2%로 적정 기준인 100%를 상회하고 있다.
삼성에피스홀딩스 관계자는 "1분기에 차입을 통해 조달한 자금들은 연구·개발(R&D)을 포함한 전체 운영 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