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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바이오 재편

베일 벗은 에피스홀딩스…70%가 무형자산, 개발비만 3조

두 달 만에 개발비 5170억 자산화, 분할 영향 받아 1기 실적 '적자'

최은수 기자  2026-03-06 07:19:12
삼성 바이오 사업 재편 이후 출범한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자산 대부분은 '기술'이 차지한다. 출범 후 처음 공개된 감사보고서 기준 자산의 약 70%가 개발비와 영업권 등 무형자산으로 바이오 기술 중심 지주회사의 면모를 나타냈다.

약 5조3000억원의 무형자산 가운데 개발비만 3조원을 넘는다. 분할 이후 두 달 사이 5000억원이 넘는 개발비가 새로 무형자산으로 반영됐다. 기존 건설중 개발비 일부가 개발 단계에 진입하며 계정이 이동한 영향이다. 바이오시밀러 사업 특성상 연구개발 투자와 기술 가치가 재무구조의 중심을 이룬다.

◇무형자산 5.3조…개발비·영업권이 자산 구조 핵심

삼성에피스홀딩스의 2025년 연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총자산은 7조7156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무형자산은 5조3227억원으로 약 69%를 차지했다. 무형자산은 특허권이나 개발비 등 물리적 형태는 없지만 기업의 기술력과 사업가치를 반영하는 자산이다.

앞서 무형자산 대부분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몫이다. 분할 당시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삼성에피스홀딩스 자산의 약 97%를 차지했다. 무형자산 역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개발 과정에서 누적된 연구개발 투자로 볼 수 있다.


개발비는 3조1682억원으로 무형자산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개발 과정에서 투입된 연구개발 비용 가운데 일정 요건을 충족한 금액이 자산으로 인식된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가면역질환과 항암 분야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상업화에 성공했다.

영업권도 삼성에피스홀딩스 무형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규모는 1조6776억원이다. 영업권은 해당 사업의 미래 수익창출력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자산이다. 인수가격과 순자산 공정가치의 차이, 즉 일종의 권리금 성격을 지닌다. 2022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49.9%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식됐다.

특히 영업권은 매년 손상평가를 통해 자산가치를 점검한다. 해당 사업의 현금창출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손상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자산 구조 역시 향후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사업 성과에 따라 가치 변동 가능성을 함께 안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특성상 빠른 개발비 자산화…두 달 만에 5170억

삼성에피스홀딩스 연결 감사보고서 기준 건설중 개발비는 약 4400억원이다.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에 투입된 연구개발 비용이 여기에 포함된다.

2025년 11월 분할 이후 두 달 동안 약 5170억원 규모의 개발비가 무형자산으로 반영됐다. 기존 건설중 개발비로 누적돼 있던 연구개발 비용 가운데 일부 파이프라인이 개발 단계에 진입하면서 자산으로 인식된 것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연구 단계에서 발생한 개발비 상당 부분을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한다. 다만 기술적 실현 가능성과 상업화 가능성이 확인되는 개발 단계에 들어가면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누적된 연구개발 비용이 한 번에 자산으로 반영되기도 한다.

바이오시밀러 사업 특성상 개발비 자산화 시점은 신약 개발보다 상대적으로 앞당겨지는 경우도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 입증이 핵심이어서 임상 성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에서 단기간에 5000억원 수준의 개발비가 무형자산으로 반영된 것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사업 특성을 보여준다.

건설중 개발비는 향후 개발 완료 시 추가적인 무형자산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보유한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진행 여부에 따라 자산 규모 역시 변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분할 이후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연결 매출액은 2517억원이었다. 매출총이익은 922억원을 기록했지만 판매비와관리비 부담으로 영업손실 636억원이 발생했다. 금융수익 등을 반영한 당기순손실은 314억원 수준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 관계자는 "작년에는 분할 후 2개월에 해당하는 기간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온기 실적을 반영하게 되면 달라질 것"이라며 "올해는 유럽·미국 등 글로벌 상업화에 성공한 바이오시밀러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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