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삼성 바이오 재편

바이오에서 시작한 '첫 지주사' 체제

에피스 지분 3.2조 확보, 공정법상 지주사 자동 전환

최은수 기자  2025-05-22 15:52:55
삼성의 바이오 부문은 그룹 내에서 처음으로 '지주사 체제'를 출범하는 곳이 됐다. 과거 중간금융지주 체제를 시도하다 무산된 적 있는 만큼 이번이 첫 지주사 설립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사회에서도 지주사를 처음 그룹 지배구조 안에 배치하면서 기업경영 투명성을 증대하고 시장으로부터 적정 가치평가를 인정받겠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그룹 바이오 모멘텀을 추가로 확보하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그룹을 둘러싸고 제기돼 온 지주사 도입의 첫 단추를 뀄다는 점은 주목할 사안이다.

◇'바이오 경쟁력 강화' 목적 분할서 명기된 지주사 출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삼성에피스홀딩스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단순·인적분할로 분할존속회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할신설회사는 삼성에피스홀딩스가 된다.


더불어 분할을 통해 신설할 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지주사로 기능한다. 세부적으로 지배구조상 바이오 신약개발 및 바이오시밀러 부문을 맡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분할, 출범하는 신설법인 아래에 놓이는 구조다. 신설법인은 지분관리와 신규 사업 투자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사회를 통해 신설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를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로 명기했다. 공식적으로 삼성그룹 내 첫 지주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 CDMO 사업과 바이오사업을 둘러싼 고객사의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 정체성을 가다듬는 목표 달성을 지주사 출범에서 찾은 셈이다.

그간 삼성그룹을 둘러싸고 삼성물산의 지주사 전환 등을 비롯해 지주체제 출범 가능성은 곳곳에서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번 분할을 통해 신사업인 바이오에서 처음 지주사 형태가 갖춰졌다는 점은 여러모로 들여다 볼 지점이다.


◇바이오 신약 담당 에피스 지분가치로 자동 지주사 전환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분할대상 사업부문의 재신과 권리 및 기업가치 등을 이전받으며 약 3조3562억원의 순자산을 확보한다. 이는 분할 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순자산 약 9조5999억원 34.96%에 해당하는데 자산 분할을 살펴봐도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자연스럽게 지주자 체제를 갖추게 된다.

공정법상 특정 회사의 총자산이 5000억원을 넘을 때 자회사의 지분 가치가 전체 자산의 50% 이상일 경우 지주사 전환 의무가 생긴다. 그런데 신설법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부채는 이전받지 않았다.

이를 통해 추정할 수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100% 지분에 대한 가치는 약 3조2562억원이다. 이는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에피스를 분할·이전 과정에서 삼성에피스홀딩스가 확보하는 현금성자산 1000억원을 제외한 규모다.

이는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자산 항목 가운데 부채는 거의 이전받지 않고 대신 1000억원의 유동성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만을 들고 출범한다. 자연스럽게 신설법인의 자산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서며 출범과 함께 공정법상 지주사로 지정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부적으로 신설법인이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이전받는 부채는 각각 파생상품부채 49억원, 이연법인세부채 40억원, 미지급상여 5000만원이다. 이를 합산한 이전부채 총계는 89억원에 불과하다.

더불어 신설법인은 정관에 자회사 지배 및 제반 사업 내용을 경영·관리하는 지주사업을 첫 번째 사업 목적으로 담았다. 이밖에 지적재산권 관리 및 라이선스 사업, 창업 및 신기술 관련 투자 사업 등을 정관에 명시했다. 이는 향후 바이오사업 확장 국면에서 기술 도입이나 지분 투자 등을 선택하기 위한 밑작업으로 해석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