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영업이익을 좀 비교해보려고 합니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양대산맥인데 영업이익률 차이가 꽤 크죠?
2025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결 영업이익률이 45.4%입니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이나 해외판매법인들이 전부 연결로 잡히기 때문에 오늘 별도 기준으로 볼건데요. 작년 영업이익이 31.4%에요.
14%포인트 차이인데 이 숫자만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압도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회사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사실 그렇게 보긴 힘들죠. 두 회사 영업이익률에 차이가 나는건 연구개발비, R&D 비용 영향이 상당하거든요. 사업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긴 어렵습니다.
◇뼈대부터 다른 사업구조
사업구조상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체는 CDMO, 즉 위탁개발생산만 하는 기업인데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이 약을 대신 만들어달라’고 주문하면 생산해주는 거예요. 인천 송도에 공장 5개를 운영하고 있죠. 직접 신약을 개발해서 파는 회사가 아닙니다. 셀트리온처럼 대규모 임상개발비가 필요하진 않아요.
반면 셀트리온은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직접 합니다. 2024년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하면서 판매 기능까지 흡수했고요.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같은 바이오시밀러와 함께 신약 파이프라인도 여러개 갖고 있어요. 이 연구개발비용들이 셀트리온 재무제표에 직접 반영됩니다.
한쪽은 공장만 운영하고 한쪽은 개발부터 판매까지 다 하니까 비용 구조가 다를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여기서 또 따져봐야 할 게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2025년 11월 인적분할 전까지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안고 있었거든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종속회사로 있었으니까요.
분할 전까지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실적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결 재무제표에 포함돼 있었죠. 그런데 재미있는 건 분할 전 에피스를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 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R&D 비용이 셀트리온보다 낮게 나왔다는 겁니다.에피스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면서 R&D를 상당히 많이 써야 할텐데 이유가 뭘까요.
◇장부 속 R&D 비용의 비밀
분할 전을 확인해야 하니까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볼게요.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결 판관비 중에서 R&D 비용이 1225억원입니다. 경상연구비와 무형자산상각비를 합친 금액이에요. 같은 기준으로 셀트리온 R&D 비용은 1522억원이고요.
절대금액만 보면 차이가 300억 정도니까 생각보다 크진 않아 보이죠? 하지만 매출 대비로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비용이 매출의 2.9% 수준이고, 셀트리온은 6.1%거든요. 같은 100원을 벌어도 셀트리온이 연구개발 관련 비용 부담을 훨씬 더 크게 안고 있습니다. 매출 규모 차이 때문에 절대금액 격차는 작아 보여도, 이익률에 미치는 압력은 셀트리온 쪽이 더 크다는 얘깁니다.
실제로 영업이익률로 봐도 작년 9월 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9.8%, 셀트리온은 39.2% 거든요. 분할 전 구조만 놓고 보면 양사 격차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는 거예요. 결국 연말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익률이 45%대로 확 뛰어오른 건, 에피스 분할 효과가 크게 반영됐다고 봐야겠죠.
원래도 포트폴리오가 달랐는데 분할 이후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바이오시밀러까지 빠졌으니까, 셀트리온과 비교하면 R&D비용 차이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더 짚어야 할 게, 작년 9월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결에 에피스가 포함돼 있는데도 R&D 비율이 2.9%밖에 안된건데요. 왜 이렇게 낮은 걸까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우선 연결 재무제표를 만들 땐 내부거래가 제거됩니다. 예를 들어 에피스가 삼성바이오로직스한테 임상시료 생산같은 걸 맡기고 비용을 지불한다고 했을 때, 에피스 입장에선 R&D 지출이지만 연결하면서 그런 내부거래가 상계되거든요. 에피스가 개별적으로 보고하는 R&D 비용보다 연결 기준에서 줄어 보이는 효과가 있겠죠.
둘째는 개발비 자산화입니다. 에피스가 쓰는 R&D 비용 중 일부는 비용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자산화돼서 당기 손익계산서에 안 잡히거든요. 이 부분을 좀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합니다.
◇자산화의 회계 마법
개발비 자산화라는 게 회사가 신약이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면서 쓰는 비용을 바로바로 비용 처리하지 않고, 재무상태표에 무형자산으로 올려놓을 수 있는 건데요. 당장은 영업이익이 방어되지만, 대신 나중에 제품이 상업화되면 상각비로 다시 비용처리 됩니다.
그래서 자산화를 어느 시점부터 시작하느냐가 중요한데요. 금감원 지침은 기술적 성공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되는 시점부터 연구개발비 자산화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모두 바이오시밀러에 대해서는 임상 1상 승인 시점부터 자산화를 하죠. 바이오시밀러는 이미 시판 중인 오리지널 약과의 유사성을 검증하는 거라서, 임상 1상에 들어갈 때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인정받을 근거가 충분하거든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거의 바이오시밀러만 하니까 대부분이 임상 1상부터 자산화가 됩니다. 반대로 셀트리온은 신약 파이프라인이 많죠. 신약은 임상 초기단계에서 실패할 확률이 바이오시밀러보다 훨씬 높아요. 그래서 셀트리온은 임상 3상 개시 승인 이후부터 신약 개발비를 자산화 하고 있습니다. 3상에 진입하기 전까지 발생하는 개발비는 전부 당기비용으로 하고요. 신약 R&D를 확대하면 할수록 비용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겠죠.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산화율을 한번 비교해봤는데요. 흥미로운 건 자산화율 자체는 셀트리온이 더 높게 나옵니다. 경상연구비와 내부창출 자산화 규모를 찾아서 계산했을 때 셀트리온은 2025년 R&D 지출 중 무형자산으로 올라간 비율이 약 58%입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가장 최근 감사보고서인 2024년 기준으로 약 36%고요.
비교 연도가 다르긴 하지만 신약이 많은 셀트리온 자산화율이 더 높다는 건 의외인데요. 신약이 많으면 오히려 낮을 것 같았거든요. 이유는 셀트리온은 신약 비중 때문에 초기 비용 부담이 크긴 하지만, 이미 자산화 요건을 통과한 후기 임상 프로젝트도 많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계속 자본을 투입하니까 자산으로 인식되는 절대금액 자체가 크거든요. 초기 비용 부담과 후기 자산화가 동시에 존재하는 거죠. 그리고 사실 자산화율이 높다는건 그만큼 나중에 상각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인적분할, 무엇이 달라졌나
여기까지가 분할 전 이야기고요. 작년 11월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에피스 지분이 삼성에피스홀딩스로 인적분할되면서 비교 프레임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기업이 됐고, 2025년 연결 감사보고서에선 에피스 관련 실적이 전부 중단영업으로 분류됐어요. 그 결과가 매출 4조5570억에 영업이익 2조692억이에요. 2024년 에피스를 포함했을 때 29%였던 영업이익률이 CDMO만 남기니까 한 해 만에 45%로 뛴 겁니다.
결국 사업이 갑자기 달라진 게 아니라 R&D 비용을 안고 있던 에피스가 빠진 효과가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조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고 봐야겠죠. CDMO 본업의 실적 개선도 함께 반영됐을 거고요.
에피스 쪽 R&D 비용 부담은 이제 삼성에피스홀딩스 실적에서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삼성에피스홀딩스가 2025년 11부터 12월까지, 단 2개월 만에 기록한 경상연구비가 432억원인데요. 분할 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결 안에서 내부거래 제거로 축소돼 보이던 R&D 비용이, 독립법인 재무제표에선 더 뚜렷이 나타나게 된거죠.
작년 에피스홀딩스 실적을 보면 분할 이후 2개월간 매출 2517억원에 영업손실 636억원을 기록했어요. 영업 적자긴 한데 2개월 실적으로 수익성을 판단하긴 무리가 있겠죠. 이제부터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피스홀딩스의 실적이 따로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 더 중요합니다.
오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영업이익을 사업구조와 개발비 자산화 측면에서 뜯어봤는데요. 기억해야 할 부분은 R&D 비용이 비용인 동시에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겁니다.에피스를 독립시키고 위탁생산으로 확실한 수익성을 챙기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그리고 개발비를 감수하면서도 자체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키워가는 셀트리온의 사업 방향성 차이가 재무제표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독립법인이 된 삼성에피스홀딩스의 홀로서기 성적표, 그리고 셀트리온의 신약 R&D 투자회수 시점을 눈여겨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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