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은 단순한 자산 규모 확대보다 보유 자산의 위험 대비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제한된 자본 내에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강화된 자본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 경영은 이미 금융권 핵심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금융사들은 자산 포트폴리오의 선택과 집중, 리스크관리 조직 전략 기능 강화, 자본효율성 기반의 성과 평가 확대 등을 활용해 RoRWA를 제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무분별한 자산 성장을 억제해 자본비율을 유지하고 자본 여력을 고수익 자산에 재배분하거나 주주환원에 활용하는 흐름이다. 이는 단순 외형 성장에서 벗어나 자본효율성 및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의 경영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핵심 경영 지표로 활용되는 RoRWA 최근 금융사의 평가 기준은 규모가 아닌 질적 성장(Quality Growth)으로 이동하고 있다. 규제 자본 환경의 상시화, 경기 변동성 확대, 주주환원 확대 요구라는 사회구조적 변화 속에서 얼마를 버는가보다 보유하고 있는 자본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버는가를 보는 '자본효율성'이 더 중요해졌다.
금융권이 RoRWA 중심 경영 전략을 실행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RoRWA는 RWA 대비 이익 비중을 나타내는데 해당 수치가 높을수록 은행이 보유한 리스크 대비 수익성이 높다는 의미다. 총자산이익률(ROA)보다 더욱 정확하게 자본효율성을 파악할 수 있어 특히 금융지주들이 주요 경영 지표로 활용한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출 자산 규모를 늘려 이자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미덕이었지만 이제는 양보다 질을 따지는 시대로 변했다"며 "이익과 RWA 관점에서 고RoRWA 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지주의 경우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보통주자본(CET1)비율 기반의 주주환원 정책을 이행하고 있다. 주주환원의 핵심 정책인 배당성향 강화를 위해서는 CET1비율 제고 및 안정적인 관리가 핵심인 만큼 자본효율 개선을 위한 RoRWA 관리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RoRWA는 핵심 경영지표(KPI)로 활용된다. 특히 단순 자기자본이익률(ROE) 중심 관리에서 나아가 자산별 위험가중치, 사업 부문별 수익성, 자본 배분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지표로 자리 잡았다.
◇은행지주 평균 1.39%…개선세지만 글로벌 수준엔 못 미쳐 국내 은행지주의 RoRWA는 최근 상당히 개선됐지만 여전히 글로벌 상업은행 수준(약 2%)에 못 미친다. 지난해 말 기준 8개 은행지주의 RoRWA 평균은 약 1.39%로 집계됐다. 각 사의 RoRWA는 비교 가능성을 위해 지배주주순이익을 연평균RWA(전년 말 당해 말 수치의 중간값)로 나눠 계산한 수치다.
각 사별로 보면 지난해 말 기준 RoRWA는 KB금융 1.66%, 신한금융 1.43%, 하나금융 1.41%, 우리금융 1.33%, NH농협금융 1.39%(농지비차감전 당기순이익 기준), iM금융 1.03%, BNK금융 1.05%, JB금융 1.87%를 기록했다.
8개 은행지주 중 자본효율성이 가장 높은 JB금융지주는 지난 2024년 한때 RoRWA가 글로벌 수준에 근접한 1.91%를 기록하기도 했다. 수익성·성장성 잠재력이 큰 틈새시장 공략 고도화, 핵심 사업 비중 확대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구조적 체질 개선을 이룬 성과다.
물론 대형 금융지주 대비 높은 RoRWA를 기록하고 있는 건 사업 포트폴리오와 리스크 수용 전략 등 구조적 차이에서 기인한 영향도 있다. 대형 지주의 경우 저위험, 저수익 자산 비중이 높은 반면 JB금융 등 지방금융은 상대적으로 고수익 자산 비중이 높다.
8개 지주 중 최저 RoRWA를 기록 중인 iM금융의 경우 시중금융지주 전환 이후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시중금융지주로 전환에 성공한 뒤 유지한 수익성 확보, 자산 성장 기조 및 내실경영 추진을 통해 유의미한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