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가 2년 연속 배당을 실시하지 않으며 이익 유보 기조를 이어갔다. 과거 순이익의 90% 가량을 최대주주 KT에 환원하던 정책에서 벗어나 불확실한 업황 대응과 신사업 투자 재원 확보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특히 KT그룹 차원에서 BC카드와 케이뱅크를 축으로 한 금융 시너지 전략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배당 대신 내부 유보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사업 컨소시엄 구성 등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BC카드, 배당 멈추고 실탄 쌓았다…KT 금융 시너지 전략 BC카드는 지난 30일 이사회를 열고 2025년 결산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전년에 이어 두 번째 무배당이다. BC카드 측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신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배경에는 먼저 카드업황 둔화가 자리한다. 카드사 전반이 성장보다는 현상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운데 비용 절감 중심의 실적 방어가 이어지고 있다. 마케팅비와 고정비를 줄여 수익성을 관리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는 상황이다. 은행계 카드사보다 상대적으로 배당 압력이 적은 BC카드로서는 적극적인 주주환원보다는 재무 안정성 확보가 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여기에 KT그룹 내 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 전략도 영향을 미쳤다. BC카드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로 현재 지분 33.72%를 보유하고 있다. KT(69.54%)를 최대주주로 둔 BC카드와 손자회사인 케이뱅크를 하나의 축으로 묶어 금융사업을 키우려는 그룹 전략상 안정적인 자금 여력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그간 BC카드가 케이뱅크 상장 과제를 안고 있었다는 점도 무배당 결정에 힘을 실었다. BC카드는 2020년 KT로부터 케이뱅크 지분 10%를 인수한 이후 지분을 확대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케이뱅크는 재무적 투자자(FI)와의 계약에 따라 2026년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해야 하는 과제를 짊어지며 상당 기간 재무적 부담을 안고 있었다.
지난 3월 케이뱅크 상장에 성공했지만 2020년 이후 상장 기한이 임박해오던 과정에서 BC카드 입장에서는 유동성 확보와 재무안정성 유지가 중요한 과제로 부각됐다. 특히 상장 실패 시 FI들이 동반매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 경우 BC카드가 지분을 되사거나 제3자 매각 과정에서 약정 수익률을 보장해야 하는 부담이 이썽ㅆ기 떄문이다.
베인캐피탈과 MBK파트너스, 새마을금고, 신한자산운용, JS프라이빗에쿼티, 컴투스 등 다수 투자자가 참여한 구조인 만큼 잠재적 재무 리스크도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상장 기한이 가까워진 최근 2년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내부 유보를 확대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제망 기반 신사업 전환 가속…배당성향 88%→0% 신사업 투자 필요성도 무배당 기조를 뒷받침한다. BC카드는 결제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금융 영역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단순 카드사업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뚜렷해진 만큼 케이뱅크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결제 및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향후 은행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사업이 추진될 경우 BC카드는 결제망 제공자로 참여하거나 컨소시엄 형태로 결합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를 위해서는 선제적인 투자 여력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배당 축소 및 중단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는 과거 고배당 정책과 대비된다. 지난 2018년에는 순이익 955억원 중 840억원을 배당하며 배당성향 88%를 기록했다. 당시 배당금은 KT와 우리카드 등에 돌아갔다.
그러나 이후 배당성향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019년 64.7%로 낮아진 데 이어 2020년 30.3%, 2021년 24.7%, 2022년 15%, 2023년 10.4%로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순이익이 증가했지만 배당 증가폭을 제한하며 이익을 내부에 유보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된 것이다.
특히 케이뱅크 지분 인수 이후 이러한 흐름은 더욱 뚜렷해졌다. 2020년에는 당기순이익 감소 영향으로 배당금이 전년 대비 71.8% 줄었고 이후에도 순이익 증가 대비 배당 확대는 제한적으로 이뤄지면서 배당성향이 지속 하락했다. 2024년을 기점으로 배당을 전면 중단하며 정책 전환이 완결된 모습이다.
과거 현금창출 후 배당 구조에서 이익 유보→투자→시너지 창출 구조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KT 입장에서는 BC카드와 케이뱅크를 동시에 성장시켜야 하는 상황"이라며 "두 축 중 하나라도 흔들리면 그룹 금융 전략 자체가 흔들릴 수 있어 당분간은 배당보다 내부 체력 강화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