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L&B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교체하며 경영 체제에 변화를 줬다.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던 홍성수 전 상무에 이어 이마트 미국 사업을 총괄했던 조영훈 신임 CFO를 선임하며 재무 기능의 역할을 한 단계 확장했다.
단순한 재무 책임자 교체를 넘어 구조개선 중심에서 사업 운영까지 아우르는 체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사업 경험을 갖춘 인물을 투입해 조직 효율성과 사업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인사다.
◇글로벌 사업 경험 이식…‘운영·재무 통합형’ 카드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L&B가 최근 조영훈 지원담당(CFO)을 선임했다. 기존 홍성수 상무 체제에서 재무 안정화에 집중해온 데 이어, 글로벌 사업 경험을 갖춘 인물을 전진 배치하며 재무 기능의 역할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조영훈 CFO는 이마트 공채 출신으로 식품 바이어를 시작으로 온라인 사업기획, 신사업, 퀵커머스(쓱고우·스타벅스딜리버스)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친 인물이다. 이후 해외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2022년부터 이마트 미국 법인에 합류했다.
현지에서는 PK리테일홀딩스(PKRH) CFO를 맡은 뒤 2024년 11월 법인장(CEO)으로 승진해 미국 사업을 총괄했다. PK리테일홀딩스는 굿푸드홀딩스(GFH) 등을 거느린 이마트 미국 사업의 지주사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왔다.
특히 조 CFO는 재무뿐 아니라 M&A, 투자, 사업 운영 전반을 경험한 ‘복합형 인재’로 평가된다. 미국 사업에서 손익 관리와 조직 운영을 동시에 맡으며 실행 중심의 경영 경험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신세계L&B는 마기환 대표이사 체제를 시작한 후 2025년 W컨셉코리아 출신 홍성수 상무를 지원담당으로 선임하며 재무 조직에 힘을 실은 바 있다. 다만 약 1년여 만에 CFO를 교체하며 경영 기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적자 장기화 속 재무 부담 확대…‘운영 개선’ 필요성 부각 이번 인사는 신세계L&B가 기존의 비용 통제 중심 재무 관리에서 나아가 사업 운영 효율화까지 아우르는 체제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세계L&B는 제주소주 매각 이후 와인 중심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와인앤모어 점포 확대 등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재고 관리, 유통 효율성, 점포 수익성 등 운영 측면의 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CFO 역할 역시 단순 회계·자금 관리를 넘어 사업 전반의 효율성을 점검하는 기능이 요구된다는 후문이다.
신세계L&B는 2022년 매출 2063억원을 정점으로 2023년 1806억원, 2024년 1663억원으로 감소한 뒤 2025년 1713억원으로 소폭 반등했다. 외형이 축소된 가운데 수익성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 2023년 적자 전환 이후 2024년과 2025년까지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 결과 재무 구조도 악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총자산은 2022년 1492억원에서 2025년 1195억원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부채는 여전히 700억~8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그만큼 단순 비용 절감이나 재무 관리만으로는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재고 부담과 유통 효율성 문제 등 사업 구조 전반을 손봐야 하는 단계로 넘어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와 사업을 함께 보는 인물을 전면에 배치한 것은 단순한 인사 교체를 넘어 수익 구조 개선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는 신호”라며 “비용 통제를 넘어 운영 효율과 사업 구조까지 손보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