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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적자 기록한 KCC글라스, 권순원 부사장 등급방어 과제

건설업황 악화 지속되고 인도네시아 공장 투자 부담 더해져, 단기성차입금 적은 점은 호재

안정문 기자  2026-04-23 08:51:14

편집자주

신용평가사들이 부여하는 기업의 크레딧은 자금 조달의 총괄자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핵심 변수다. 크레딧이 곧 조달 비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THE CFO는 기업 신용등급의 방향성을 좌우할 CFO의 역할과 과제를 짚어본다.
KCC글라스가 2020년 KCC로부터 인적분할된 이후 처음으로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방산업인 건설 업황이 불경기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면서 유리 부문 수익성이 악화됐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신규 공장 초기 가동 부담도 겹쳤다.

재무라인 헤드를 맡고 있는 권순원 부사장은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를 건드릴 정도로 악화된 차입금 관련 재무지표를 관리해야 한다. 차입금의 만기구조가 장기화돼 유동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은 긍정적 대목으로 평가된다.

◇첫 적자, 전방산업 부진에 해외공장 투자 부담 겹쳐

KCC글라스의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752억원이다. 직전 연도인 2024년 57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1300억원 이상의 이익이 줄어든 셈이다. 순손실 역시 836억원으로, 분할 이후 흑자 기조를 이어왔던 KCC글라스에게는 분명한 변곡점이다.

유리 부문의 부진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유리 부문 매출은 9318억원으로 전년(9722억원) 대비 소폭 줄었지만, 영업손실은 949억원에 달했다. 전년의 251억원 흑자에서 1200억원 이상 급격히 악화된 수치다. 건설경기 침체로 건축용 판유리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가격 경쟁까지 심화되며 채산성이 크게 낮아졌다. 건설경기 저하에 따른 재고자산평가손실 180억원도 발생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공장 가동 부담이 더해졌다. KCC글라스는 2021년부터 4년간 약 3000억원을 투입해 인도네시아 판유리 공장을 건설, 2024년 10월 준공 이후 2025년부터 상업운전에 돌입했다. 누적된 부담은 적지 않다. PT KCC 글라스 인도네시아는 2025년 말 기준 매출 673억원, 순손실 893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게열사의 자산은 3176억원, 부채는 2712억원이다. 자본총계는 434억원이지만 납입자본금은 1639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인도네시아 공장의 연간 판유리 생산능력은 43만8000톤으로 국내 생산설비의 절반에 육박한다. 공장이 위치한 중부 자바 바탕 산업단지는 지리적 이점이 뚜렷해 동남아시아를 넘어 북미·유럽 수출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가동 안정화가 이루어질 경우 수익성 회복의 핵심 축이 될 수 있는 자산이지만 당장의 손실 부담은 크다.

반면 인테리어·유통 부문은 매출 9341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으로 유일하게 사업부문 가운데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해당 부문 역시 영업이익은 줄었다. 파일사업 부문도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매출 347억원, 영업손실 43억원을 냈다.


◇순차입금 빠르게 늘어…신용등급 하방압력 지속

재무라인 헤드인 관리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순원 부사장은 실적부진과 함께 커져가는 등급 하방압력을 막아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권 부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기획예산처 공무원, KTF 법인영업, 안진회계법인 공공부문 리더, 진영컨설팅 대표 등 다양한 경력을 거쳤다.

그는 KCC글라스가 출범했던 2020년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사외이사로서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주요 소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뒤 2023년 3월 경영진으로 전환, 부사장에 선임됐다.

권 부사장은 KCC글라스 재무를 맡게 된 이후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가 관리본부장을 맡기 전부터 KCC글라스의 영업이익은 줄고 차입금은 늘어나고 있었다. 특히 2022년에는 1753억원이던 4145억원으로 뛰었다.


올해 적자는 재무지표에 악영향을 미쳤다. 2025년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5418억원으로 지난해 5129억원과 비교해 5.6% 늘었다. 현금성자산은 2889억원으로 전년(3732억원) 대비 22.6% 줄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OCF) 역시 2025년 말 -22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23년 1675억원, 2024년 2034억원에서 급격히 악화된 수치다.

순차입금 증가 폭도 가파르다. 2021년에는 순현금(순차입금 -2193억원) 상태였던 KCC글라스는 2023년 264억원, 2024년 1398억원, 2025년 말 2529억원으로 부채가 빠르게 쌓였다.

차입금의존도는 23.4%까지 상승해 한국기업평가가 등급하향 검토 기준으로 제시한 20%를 이미 넘어섰다. 3년 평균치도 20.1%로 트리거를 건드리고 있는 상태다. 한국신용평가 는 EBITDA/매출 7% 미만, 차입금의존도 25% 초과를 등급하향 검토 요인으로 설정했다. KCC글라스 연결기준 EBITDA/매출은 2021년 21.7%, 2022년 15.0%, 2023년 11.2%, 2024년 8.0%, 2025년 2.7%로 낮아졌다. 3년 평균은 7.3%다.

다행인 점은 권순원 부사장이 재무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차입 만기구조를 단기화하지 않는 전략으로 유동성 리스크를 억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KCC글라스의 단기차입금은 62억원 수준에 불과하고 차입의 대부분은 장기 사채로 구성돼 있다. 유동성 대응 여력도 일정 부분 유지되고 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시장성 조달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23년 1998억원에서 2024년 2396억원, 2025년 말 4393억원으로 발행 잔액이 빠르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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