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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이 출범 이후 최대 변곡점을 맞이했다. 그간 공격적인 영업을 바탕으로 자산 규모를 빠르게 키우며 업계 상위권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누적된 적자와 건전성 악화라는 혹독한 성장 후유증을 겪고 있다. 기존 영업 기조를 전면 재정비하며 체질 전환에 나선 모습이다. 이 가운데 단행된 13년 만의 대표이사 교체는 향후 전개될 고강도 경영 정상화 작업을 예고하고 있다. 전환점을 마주한 페퍼저축은행의 사업 구조와 재무, 과제 등 경영 현황을 들여다본다.
페퍼저축은행이 공격적인 외형 확장 뒤에 찾아온 성장 후유증과 마주하고 있다. 자산 규모를 빠르게 키우며 업계 상위권으로 올라섰지만 최근 3년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부실 부담이 확대되며 기존 성장 전략의 한계가 드러났다. 외형 성장에 맞춰졌던 경영 기조는 이제 리스크 관리와 재무 안정성 확보 중심으로 이동해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건전성 악화로 경영실태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후 1조5000억원이 넘는 부실채권을 상·매각하며 고강도 자산 리밸런싱 작업을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출범 이후 첫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하며 경영 정상화 작업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사모펀드 합류 등 대주주 지배구조 변화 속에서 출범한 새 리더십 아래 재무 건전성 회복을 위한 체질 개선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공격적 성장의 이면, 주력 사업 부실이 드러낸 리스크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013년 호주 페퍼그룹이 늘푸른저축은행을 인수하며 국내 시장에 출범했다. 이후 자산·부채 이전(P&A) 방식으로 한울저축은행을 추가 인수하며 현재의 사업 기틀을 마련했다. 출범 초기부터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앞세워 외형 확대에 속도를 냈다.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여신 자산을 빠르게 늘렸다. 덩치를 키우는 데 집중한 페퍼저축은행은 단기간 내 업권 상위권 저축은행으로 자리 잡았다.
성장 속도는 업권 내에서도 두드러졌다. 2016년 처음으로 자산 규모 1조원을 돌파했던 페퍼저축은행은 과감한 영업 기조에 힘입어 2018년 업계 5위권에 안착했다. 이후에도 자산 성장세를 이어가며 2021년에는 자산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자산 확대와 함께 수익 규모도 빠르게 키워나갔다. 그해 연간 순이익을 800억원대까지 거두며 대형 저축은행 반열에 올라섰다.
그러나 성장 기반이 됐던 자산 구조는 이후 걸림돌이 되기 시작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력 사업이었던 개인사업자 담보대출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급격히 저하됐다. 연쇄적인 부실화 여파로 연체율이 치솟는 등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과정에서 손실 흡수능력을 확충하기 위한 충당금 적립 부담도 확대됐다. 그간 성장을 견인했던 핵심 동력이 경기 하강 국면을 맞아 도리어 구조적 취약점으로 드러난 셈이다.
건전성 부진은 곧바로 실적 타격으로 이어졌다. 대규모 충당금 적립 부담이 누적되면서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압박을 받는 양상이 나타났다. 여기에 자산 성장 속도도 조절되면서 이익 창출력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결과 페퍼저축은행은 2023년 적자 전환 이후 3년 연속 순손실 흐름이 이어졌다. 외형 축소와 수익성 악화가 맞물리면서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 회복 중심의 내실 경영 기조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대주주 지원 속 규제 리스크 해소 페퍼저축은행은 금융당국으로부터 규제 압박에 직면하기도 했다. 경영실태평가 이후 자산건전성이 일부 개선되면서 지난해 3월 적기시정조치 유예를 받았다. 이는 부실 우려가 있는 금융사에 대해 경영개선 계획 등을 제출받고 자구 노력이 인정되는 경우 일정 기간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하는 제도다. 이에 대응해 지난 한 해 동안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본 확충에 박차를 가했다.
대주주 지원뿐 아니라 자체적인 고강도 자산 구조조정 작업도 이뤄졌다. 2022년 이후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상·매각하며 장부상 고위험 자산을 정리했다. 대대적인 부실 정리 과정에서 외형 축소는 불가피했으나 리스크가 높은 여신을 털어내며 자산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단기적인 외형 확대보다 재무 안정성과 규제 대응 여력을 확보하는 데 방점을 둔 비상경영 기조가 반영된 조치다. 이러한 자체적인 자구 노력에 힘입어 최근 적기시정조치 유예가 해제되는 성과로 이어졌다.
규제 리스크를 해소한 페퍼저축은행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지배구조 쇄신에 나섰다. 새로운 주주로 사모펀드 SG프라이빗에쿼티(SG PE)가 참여하는 등 경영 정상화 2라운드가 본격화됐다. 새 경영진은 잠재 부실 관리와 시장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최근 대손 부담 완화와 함께 손익 구조가 개선되면서 적자 폭이 줄어든 점은 긍정적이다. 단계적인 경영 정상화 흐름으로 체질 개선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