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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지금

13년 만의 수장 교체, 강도 높은 쇄신 이뤄질까

②장매튜 중도 사임, 드레이크 체제 출범…경영 정상화 시험대

김경찬 기자  2026-05-20 14:24:57

편집자주

페퍼저축은행이 출범 이후 최대 변곡점을 맞이했다. 그간 공격적인 영업을 바탕으로 자산 규모를 빠르게 키우며 업계 상위권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누적된 적자와 건전성 악화라는 혹독한 성장 후유증을 겪고 있다. 기존 영업 기조를 전면 재정비하며 체질 전환에 나선 모습이다. 이 가운데 단행된 13년 만의 대표이사 교체는 향후 전개될 고강도 경영 정상화 작업을 예고하고 있다. 전환점을 마주한 페퍼저축은행의 사업 구조와 재무, 과제 등 경영 현황을 들여다본다.
페퍼저축은행이 장기간 이어온 경영 체제 전환 국면에 들어섰다. 출범 이후 13년간 저축은행을 이끌어온 장매튜 전 대표가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기존 경영진 체제로는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기 어렵다는 내부적 위기감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통한 분위기 반전을 선택했다.

지휘봉을 이어받은 데이비드 유 드레이크 신임 대표는 40년 경력의 금융 베테랑이다. 주로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금융·투자 부문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드레이크 대표 체제에서 조직 개편과 경영 효율화 등 강도 높은 쇄신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 회복과 건전성 개선이라는 이중 과제를 얼마나 빠르게 풀어내느냐가 향후 경영 정상화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누적된 적자 부담에 경영 체제 전환 국면

지난 13년간 이어진 장매튜 대표 체제는 페퍼저축은행을 업계 상위권으로 끌어올린 성장기였다. 호주계 페퍼그룹의 한국 진출과 함께 출범한 페퍼저축은행은 기존 대형 저축은행들과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펼쳤다. 장 전 대표는 중금리 대출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빠르게 영업 기반을 확대했다. 공격적인 틈새시장 전략에 힘입어 자산 규모를 단기간에 키우며 업계 톱5 수준까지 올라서는 성과를 거뒀다. 이 시기의 성장세는 호주계 자본의 금융 노하우와 장 전 대표의 영업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평가된다.

장매튜 전 대표는 그간의 성장 성과를 바탕으로 그룹 내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왔다. 이를 기반으로 10년 넘게 대표직을 유지하며 저축은행업계 최장수 CEO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대주주 지배구조가 변화하는 과정에서도 경영 전면에 남아 조직 안정과 사업 연속성을 유지했다. 이러한 두터운 신임 속에서 구축된 장기 리더십은 페퍼저축은행의 안정적인 경영 체제를 상징하는 요소로 평가됐다. 그러나 견고했던 장 대표 체제 역시 최근 수년간 누적된 손실과 경영 부담이 커지면서 결국 전환점을 맞게 됐다.


장매튜 전 대표는 2년 6개월의 임기를 남겨둔 상태에서 중도 사임을 결정했다. 업권에서는 이 같은 결단을 두고 최근 누적된 경영 부담에 대한 책임론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페퍼저축은행을 일군 대표의 사임은 경영 위기를 바라보는 시장과 대주주의 압박이 가볍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리더십 변화는 SG프라이빗에쿼티(SG PE)가 2대 주주로 합류한 시점과도 맞물려 진행됐다. 지난해 말 기존 파인트리자산운용을 대신해 신규 주주로 참여하면서 대주주 구성에 변화를 가져왔다.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FI) 유입 이후 경영 방향이나 수익성 개선 전략을 둘러싼 내부 조정 과정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기존 경영 체제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커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배구조 변화와 맞물려 경영 전략 전반에도 일정 부분 영향이 있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과거의 성과를 뒤로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조직 재편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겠다는 신호로도 분석된다. 이는 장기간 유지돼 온 경영 리더십에 변화 국면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업권 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베테랑 금융 전문가 구원투수로, 본질적 과제 해결 방점

페퍼저축은행은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드레이크 대표(사진)를 영입했다. 드레이크 대표는 40년 이상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경력을 쌓아온 금융 전문가로 평가된다. 뉴욕은행과 SC은행, GE캐피탈 등에서 금융·투자 경험을 축적했다. 이후 싱가포르 터니온 캐피탈 매니지먼트와 바우스테드 웨이브프론트 등에서 대표직을 수행했다. 아시아 기업의 미국 자본시장 기업공개(IPO)를 지원하는 등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도 구축해왔다.

보통 경영진을 교체할 경우 세대교체 흐름과 맞물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1960년생인 드레이크 대표의 경우 이러한 일반적인 흐름과는 명확히 궤를 달리한다. 이는 당면한 재무 위기 대응 과정에서 노련한 연륜과 검증된 전문성을 최우선 가치로 둔 인사임을 보여준다. 실제로 페퍼저축은행은 주요 금융기관과 투자 플랫폼에서 리더십 직책을 수행한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 인위적인 세대교체보다 본질적인 과제 해결에 집중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로 풀이된다.

새로운 리더십이 최우선으로 마주한 과제는 경영 정상화다. 주요 여신 자산이 부실화되면서 건전성 관리 압박을 받아왔다. 이로 인해 충당금 적립 부담이 확대돼 장기간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드레이크 대표 체제에서도 부실 자산 정리와 리스크 관리 강화가 당분간 최우선 과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외형 확대보다 손실 구조를 안정화하는 작업이 우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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