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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은 지금

부실 털고 내실 채웠다, 디레버리징 성과 낼까

③건전성 개선세 뚜렷, 연체율 13%→6%…수익 회복이 다음 과제

김경찬 기자  2026-05-21 14:33:54

편집자주

페퍼저축은행이 출범 이후 최대 변곡점을 맞이했다. 그간 공격적인 영업을 바탕으로 자산 규모를 빠르게 키우며 업계 상위권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누적된 적자와 건전성 악화라는 혹독한 성장 후유증을 겪고 있다. 기존 영업 기조를 전면 재정비하며 체질 전환에 나선 모습이다. 이 가운데 단행된 13년 만의 대표이사 교체는 향후 전개될 고강도 경영 정상화 작업을 예고하고 있다. 전환점을 마주한 페퍼저축은행의 사업 구조와 재무, 과제 등 경영 현황을 들여다본다.
페퍼저축은행이 3년 넘게 이어온 디레버리징 전략으로 자산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조 원대 채권을 과감히 정리하며 부실의 고리를 끊어내는 데 집중해왔다. 주요 건전성 지표들이 큰 폭으로 낮아지며 리스크 관리 성과가 확인되는 모습이다. 외형 축소를 감수하면서까지 단행한 이러한 체질 개선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다만 자산 축소 과정은 수익 기반 약화로 이어지며 새로운 과제를 남겼다. 위험가중자산(RWA)이 감소했지만 지속된 적자로 이익잉여금이 줄면서 자본 완충력은 약화된 흐름을 보였다. 이에 따라 BIS비율 개선 속도도 제한되며 자본 관리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디레버리징 이후 축소된 영업 기반 위에서 수익성을 회복해야 하는 2단계 과제가 남아 있다.

◇리스크 정리 성과 가시화, 자본 여력 개선은 제한

페퍼저축은행의 지난 3년은 외형 성장 전략을 접고 리스크 관리 중심 체계로 재편하는 과정이었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규모 확대 중심의 성장 전략도 한계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공격적인 영업 대신 건전성 회복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경영 기조를 전환했다.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 내실 관리에 초점을 맞추며 자산 구조 재편에 나선 것이다. 디레버리징은 성장보다 생존과 안정성 확보에 무게를 둔 전략적 선택이었다.

전략 변화는 자산 구조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2022년 약 5조4000억원이던 총여신은 최근 1조8000억원대로 줄며 단기간에 3분의 1 수준까지 축소됐다. 개인사업자 담보대출과 가계대출 등 위험 부담이 큰 대출을 과감히 줄이며 자산 정리에 속도를 냈다. 그 결과 개인사업자 관련 대출 자산이 3800억원으로 급감했으며 가계대출도 1조원을 밑돌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 대출이 유일하게 확대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 중심으로 리밸런싱이 이뤄졌다.


강도 높은 정리는 눈에 보이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한때 13%대까지 치솟았던 연체율은 6%대 수준으로 내려앉으며 하향 안정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에 육박했던 NPL비율 역시 절반 수준인 10%대까지 떨어지며 부실의 무게가 비약적으로 줄었다. 그간 경영의 발목을 잡았던 부실 여신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는 평가다. 디레버리징과 부실 정리 중심 전략이 건전성 회복이라는 목표에 일정 수준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리스크 관리의 핵심 지표인 위험가중자산 규모도 빠르게 감소했다. 5조원을 웃돌던 위험가중자산은 최근 2조원 아래 수준까지 축소되며 자본 부담 역시 이전보다 완화됐다. 다만 BIS비율은 11.75%로 하락하며 자본 적정성 지표는 오히려 둔화된 흐름을 보였다. 이익잉여금 규모가 980억원 수준까지 감소하면서 자본 완충력도 이전보다 약화됐다. 위험자산을 줄였음에도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며 자본 여력 개선이 제한되는 모습이다.


◇축소된 영업 기반, 시험대 오른 수익 모델

페퍼저축은행은 자산 축소에 따른 수익 기반 약화라는 과제도 마주했다. 총여신 감소로 이자이익 창출 여력이 이전보다 크게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났다. 영업자산 자체가 축소되면서 이자 마진 기반 수익 구조도 함께 위축된 상태다.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화로 일부 하방 방어는 이뤄졌지만 외형 축소에 따른 이익 규모 감소 영향은 피하기 어려웠다. 결국 디레버리징 효과가 건전성 지표의 개선이라는 결실과 동시에 수익 기반의 약화라는 그림자를 함께 드리운 셈이다.

자본 여력 측면에서도 구조적인 부담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적자 누적으로 인한 이익잉여금 축소가 맞물리면서 실질적인 자본 완충력은 충분히 회복되지 못했다. 적자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자본의 내부 체력은 오히려 예전보다 약화된 흐름을 보인다. 외형 축소가 자본 효율성 개선이라는 선순환으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향후 과제는 축소된 영업 기반 위에서 수익성 회복에 달려 있다. 건전성 중심의 보수적인 구조로 재편된 만큼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발굴하는 것이 경영의 핵심이 된다. 제한된 자산 규모 안에서 이익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자산 운용 전략이 요구되는 구간이다. 결국 비용 구조 재정렬과 수익원 다각화를 통한 체질 개선 작업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디레버리징 이후 단계는 자산 축소를 넘어 수익 정상화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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