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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제약, 자사주 전량 소각 'CB 리스크' 양방향 대응 묘수

5월 전환 시작한 31회차 CB, 풋옵션 방지 및 주식 전환 지분 희석 완충 효과

이재혁 기자  2026-06-10 08:18:20
유유제약이 보유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는 가운데 주주환원책 외에도 메자닌 리스크를 줄이는 조치라는 점에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올해 5월부터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가 시작된 31회차 전환사채(CB)에 대해 주가 향방과 무관하게 리스크를 차단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해당 CB의 전환가액보다 주가는 낮은 상황이다. 주식 소각을 통해 주당가치가 올라가면 추가적인 풋옵션 방어 효과가 예상된다. 반대로 주가가 전환가액을 상회하게 되더라도 미리 주식을 소각해뒀기에 대규모 주식 전환에 따른 지분 희석을 완충할 수 있다.

◇보유 자사주 전량 소각, 주주환원 넘어 CB 풋옵션 방어

유유제약은 8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128만7489주(보통주 128만4889주, 종류주 2600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보통주 기준 발행주식 총수 1703만2351주의 7.54%에 달하는 규모다. 소각 예정일은 6월 15일이다.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환원책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현재 진행 중인 31회차 CB 리스크와도 맞물려 있다는 점에 주목된다.

유유제약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사채권자들의 풋옵션 행사에 따라 유유제약은 5월 22일 24억5000만원 규모의 사채를 현금 상환 후 소각 완료했다. 이에 따라 31회차 CB 잔액은 79억원 수준으로 축소됐으나 주가 추이에 따른 추가적인 현금 유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현재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4470원이다. 반면 최근 유유제약의 주가는 9일 종가 기준 3805원을 기록해 전환가액을 하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유제약의 1분기 말 연결기준 유동비율은 167.78%이고 보유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64억원으로 유동성은 비교적 건전한 상태다. 앞선 31회차 CB의 풋옵션 청구는 무리 없이 현금으로 받아낼 수 있다. 그러나 곳간이 넉넉해도 대규모 자금이 사채 상환으로 빠져나가면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연구개발(R&D)이나 신사업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

유유제약은 이번 자사주 전량 소각 카드를 통해 주식 총수를 보통주 기준 1575만주로 줄이게 된다. 당기순이익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분모에 해당하는 주식 수만 줄어드는 만큼 주당순이익(EPS)이 올라가게 된다.

EPS 상승률은 소각 전 주식 수를 소각 후 주식 수로 나눈 값에서 1을 차감해 백분율로 산출하므로 약 8.13%의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 EPS가 오른다고 해서 주가가 곧바로 상승하지는 않지만 밸류에이션 매력도를 높여 주가 하방 저지선으로 작용할 수는 있다. 연쇄 풋옵션 청구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할 수 있는 이유다.

◇전환가 상회할 시 주식 전환 물량 완충 작용

반대로 이번 자사주 소각 이후 주가가 전환가액 위로 상승할 경우에는 또 다른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우선 채권자들은 현금 상환 대신 주식 전환을 선택하게 된다. 이 경우 유유제약은 남은 사채 잔액 79억원을 현금 유출 없이 신주 발행으로 털어낼 수 있는 재무적 실익을 얻는다.

문제는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때 발생하는 잠재적인 대규모 매도 물량(오버행) 우려다. 현재 남은 사채 잔액 기준 전환가능주식수는 약 176만주로 보통주 발행주식 총수 대비 약 10.32%에 해당한다. 이 물량이 한꺼번에 유통되기 시작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는 희석될 수밖에 없다.

이때 유유제약의 자사주 소각은 선제적 완충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유유제약이 소각하게 될 자사주 가운데 보통주 128만4889주는 31회차 CB의 전환가능주식수의 73%에 해당한다.

결과적으로 향후 CB가 전부 주식으로 바뀌더라도 실제 시장에 늘어나는 순증 물량은 약 48만주에 불과하게 된다. 실질 희석률(주식발행총수 대비 비율)은 2.78% 수준에 그친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소각은 CB 대응책이라기 보다는 순수하게 주가 부양을 위한 결정이라고 봐달라"며 "31회차 CB에 대해 사용 가능한 콜옵션은 이미 전량 행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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