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는 최근 3년간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중심으로 채무조정 신청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관리 차원에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자산을 줄였지만 개인회생·파산 신청·신용회복(회파복) 규모는 늘었다. 대출을 늘려서 부실도 그만큼 커졌다기보다는 기존 차주군의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일반 소비 영역인 할부에서 부실 압력이 커졌다. 3년 간 할부 자산은 10%가량 늘었는데 회파복 규모는 50% 넘게 증가했다.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에서의 회파복 규모 증가율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생계형 신용상품을 넘어 소비 전반으로 부실 압력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현금서비스, 자산 30% 축소에도 회파복 비중 5%대 진입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현금서비스 부문의 건전성 악화가 가장 두드러졌다.
현금서비스 연간 누적 회파복 규모는 2023년 499억원에서 2025년 462억원으로 6.7% 감소했다. 표면상으로는 채무조정 신청 규모가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같은 기간 현금서비스 자산은 1조2577억원에서 8741억원으로 30.5% 감소했다. KB국민카드가 위험자산 관리 차원에서 현금서비스 취급 규모를 대폭 축소한 결과다.
문제는 현금서비스 회파복 감소 속도가 자산이 줄어드는 속도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현금서비스 자산 대비 누적 회파복 비중은 2023년 3.97%에서 2024년 4.16%, 2025년 5.29%로 상승했다. 현금서비스 자산 100원당 회파복 규모가 4원 수준에서 5.3원 수준까지 높아진 셈이다.
월별 부실전이율 역시 같은 흐름을 보였다. 2023년 초 0.28% 수준이던 현금서비스 부실전이율은 2025년 들어 0.4%를 넘어섰고 일부 구간에서는 0.46%까지 상승했다. 올해 3월에도 0.3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현금서비스 이용 규모 자체보다 이용 차주의 상환능력이 더 빠르게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카드론, 자산 5% 감소에도 회파복 규모 22% 증가
카드론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카드론 누적 회파복 규모는 2023년 1456억원에서 2025년 1782억원으로 22.4% 증가했다. 반면 카드론 자산은 같은 기간 6조6613억원에서 6조3360억원으로 4.9% 감소했다. 카드론 영업 규모는 줄었지만 채무조정 단계로 이동하는 차주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그 결과 자산 대비 누적 회파복 비중은 2023년 2.19%에서 2024년 2.34%, 2025년 2.81%로 꾸준히 상승했다. 카드론 자산 100원당 회파복 규모가 2.2원에서 2.8원 수준으로 확대된 것이다.
월별 부실전이율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카드론 부실전이율은 2023년 초 0.15% 수준에서 최근 0.2%대 중반까지 높아졌다. 특히 2025년 1월 이후에는 지난 2월(0.17%)을 제외하고는 0.2% 아래로 내려오지 않는 모습이다.
KB국민카드가 취급 규모를 줄이며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카드론에서도 부실 신호가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이 줄어드는데도 회파복 비중이 상승하면서 카드론에서도 취약차주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할부서 회파복 증가세 가장 가팔라…일반 소비영역도 부담 확대
눈에 띄는 건 할부상품의 회파복 규모 증가세다. 최근 3년 간 할부 부문에서 부실 압력이 커지고 있다. 할부 누적 회파복 규모가 2023년 697억원에서 2025년 1058억원으로 51.7% 증가했는데 이는 4개 상품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반면 같은 기간 할부 자산은 5조7094억원에서 6조4509억원으로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자산 대비 누적 회파복 비중은 2023년 1.22%에서 2024년 1.43%, 2025년 1.64%로 꾸준히 상승했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이 생계형 신용상품이라면 할부는 자동차와 가전제품, 여행, 교육비 등 일반 소비와 밀접한 영역이다. 그동안 취약차주 중심으로 나타났던 상환 부담이 일반 소비 영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시불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2023년 대비 일시불 상품에서의 회파복 규모는 587억원에서 726억원으로 23.7% 늘었다. 이는 자산 증가율(21.1%)과 비슷한 흐름이다. 자산 대비 누적 회파복 비중도 2023년 1.22%에서 2025년 1.31%로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KB국민카드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보면 최근 3년간 위험자산 축소 기조가 뚜렷하다. 현금서비스 자산은 30.5%, 카드론 자산은 4.9% 감소했다. 반면 일시불과 할부 자산은 각각 21.1%, 13% 증가했다. 고위험 신용공여보다 일반 소비 기반 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셈이다.
하지만 건전성 지표는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의 누적 회파복 비중은 상승했고 일반 소비 영역인 할부에서도 회파복 증가 속도가 자산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자산 확대에 따른 부실 증가가 아니라 차주 상환능력 자체가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연체율 상승과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