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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빠듯한 SK지오센트릭, 구매카드 결제잔액 급증

매입채무 낮춰 운전자금 개선 효과…누적되는 상환 부담 '과제'

백승룡 기자  2026-06-24 17:04:23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SK이노베이션의 화학사업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이 결제를 미루고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활용한 기업구매카드의 미지급금 규모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운전자금 부담을 낮추고 부진한 현금흐름을 보완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미래 상환부담이 누적돼 유동성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이다.

24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SK지오센트릭은 이달 611억원 규모 매입채무를 구매전용카드로 대응했다. 지난달에는 2000억원 이상의 매입채무를 구매전용카드로 결제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SK지오센트릭의 구매전용카드 미지급금은 9793억원이었다. 2분기 들어 추가 결제액을 고려하면 미지급금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기업구매카드는 납품업체와 구매업체 간 결제에 사용되는 카드다. 원재료 구입 비용을 카드사가 먼저 지급하고 구매 기업이 추후 대금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정산 시점은 통상 3개월 뒤로, 카드사와의 협의를 통해 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결제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유동성이 빠듯한 기업들이 선호한다.

SK지오센트릭도 부진한 현금흐름을 보완하기 위해 기업구매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1038억원으로 전년(2258억원) 대비 절반 넘게 줄어든 와중에도 잉여현금흐름(FCF)은 오히려 약 1400억원 규모 흑자로 전환했는데, 이는 운전자금조정으로 약 43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된 영향이 컸다.

매출채권 회수 등으로 약 2000억원, 재고자산 감소로 약 1700억원 등의 현금 유입 효과를 누린 데 이어 매입채무를 구매카드로 전환하면서 결제 부담을 낮춘 것이 운전자금 개선으로 이어졌다. 자본적지출(CAPEX) 규모를 2634억원으로 전년(3408억원) 대비 축소한 것도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데 일조했다.

올해도 기업구매카드 미지급금을 늘리면서 운전자금 개선에 나섰다. 다만 잉여현금흐름은 477억원 적자를 나타내며 오히려 부진해졌다.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올 1분기 SK지오센트릭의 EBITDA가 1667억원으로 전년동기(-300억원) 대비 큰 폭 개선됐지만 약 1500억원 안팎의 운전자금 유출과 약 400억의 CAPEX가 지출되면서다.

이는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우호적인 수급 여건이 펼쳐지자 가동률을 높이면서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늘어나는 등 운전자금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SK지오센트릭은 지난해 재고를 크게 줄인 상태였기 때문에 정상 수준의 재고만 복원해도 상당한 현금이 필요해진다”며 “구매카드를 활용해 매입채무 부담을 낮춰갔지만 잉여현금으로 이어지진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흐름 개선을 위해 활용한 기업구매카드 규모가 1조원 안팎으로 커진 점은 유동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SK지오센트릭의 기업구매카드 미지급 규모는 2024년 말 6092억원, 2025년 말 7125억원, 올해 1분기 말 9793억원으로 가파르게 불어나고 있다. 대부분 만기가 3개월 단위라 단기적인 차환 부담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특히 올해 1분기 SK지오센트릭의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실적이 개선됐지만, 이는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공급차질과 래깅효과 등 일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탓에 실적 회복세가 지속되긴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미국과 이란이 종전 선언에 이르면서 원료 공급도 정상화되면 SK지오센트릭의 제품 스프레드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체 현금흐름만으로는 미지급금을 유의미하게 낮추긴 어렵다는 의미다.

SK지오센트릭은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SK Functional Polymer △SK Primacor Americas LLC △SK Primacor Europe S.L.U. △SK Functional Polymer S.A.S. 등 해외법인을 매각대상 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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