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비상장사 재무 분석

케이조선, OCF 확대 앞세워 차입 증가세 제동

꾸준한 수주성과로 실적·재무 지속 개선 기대…업계선 매각 영향 주시

강용규 기자  2026-06-29 07:42:34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중형 조선사 케이조선이 차입 부담 확대 추세에 제동을 거는 데 성공했다. 선가가 높은 일감의 작업이 본격화한데다 수주성과 역시 안정적으로 이어지면서 영업에서 창출하는 현금흐름을 통해 일감 소화에 필요한 현금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역량이 증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력 선종의 시장 수요가 견조한 만큼 케이조선의 수주성과에 기반을 둔 재무구조 개선 및 현금 창출력 확대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케이조선의 자생력 확보가 향후 매각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바라본다.

◇연간 OCF 1000억원 돌파, 차입금 감소 사이클 진입

케이조선은 2026년 1분기 말 개별기준으로 총차입금이 5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4.5% 증가했으나 전년 말과 비교하면 8.1% 감소한 수치다. 케이조선은 총차입금이 2021년 1843억원에서 2025년 말 5985억원까지 지속 증가해왔다. 올들어 증가세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같은 기간 총자산 대비 총차입금의 비율인 차입금의존도는 36.4%로 전년 동기보다 2.4%p(포인트), 전년 말보다 5.1%p 낮아졌다. 차입금의 규모뿐만 아니라 차입금이 재무구조에 미치는 실질적 부담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조선사는 선박 건조를 위해 필요한 현금을 일정 부분 자체적으로 충당해야 한다. 선박 건조대금의 절반가량을 인도시점에, 나머지 절반가량을 공정 진행도에 따라 수금하는 헤비테일(Heavy Tail) 계약의 영향 탓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대체로 2021~2022년경부터 수주잔고 급증으로 인해 작업량이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그에 따른 현금 창출능력 증대의 수혜는 기존 저가 수주물량의 잔고 비중이 낮아진 2023~2024년경부터 나타났다.

케이조선도 이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총영업현금흐름(OCF)이 2021~2023년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2024년 33억원으로 현금 유입 우위에 섰으며 2025년 1498억원으로 급증했다. 그리고 올들어서는 1분기만에 63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의 42.5%에 해당한다.

케이조선의 매출 추이를 보면 2021년 2132억원에서 이듬해 6054억원으로 184% 급증했으며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지난해 1조원을 돌파했다. 2025년 1분기를 기점으로 조선소의 가동률도 100%를 초과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총차입금과 OCF, 매출 등 지표의 변화를 종합하면 케이조선은 작업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선박 건조에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차입 규모를 꾸준히 늘렸다. 그 사이 저가 일감을 점차 밀어내면서 OCF가 개선됐으며 이제는 OCF를 바탕으로 차입 부담을 줄여나갈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케이조선 관계자는 "주력 선박의 수주시장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입증하는 가운데 선박 건조공정도 안정화하며 현금 창출능력이 개선되고 있다" 며 "수주 성과에 기반한 재무구조 및 실적 개선 추세를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실적·재무 개선세 지속 전망…매각에도 영향 미칠까

케이조선은 최근 합산 지분율 99.58%의 최대주주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KHI의 매각 추진이 불발됐다. 태광그룹 컨소시엄이 본입찰에 단독으로 입찰했으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않았다. 유암코와 KHI는 케이조선 매각 방침에는 변동이 없으며 향후 시장 상황과 인수 수요 등을 고려해 재매각 시기와 방식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유암코는 공기업이 아니지만 국책은행이 주식을 일부 보유한 준공기업 성격의 금융기관이다. 유암코 입장에서는 케이조선의 매각을 통한 지배구조 정상화가 중요하게 고려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KHI는 완전한 사모 기업이다. 케이조선의 지배구조 정상화 못지 않게 몸값이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유암코와 KHI의 케이조선 지분율은 49.79%(2095만8595주)로 동일하다.

케이조선의 주력 건조선박인 중형 탱커는 노후 선박의 교체 수요를 고려할 때 당분간 발주시장의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받는다. 실제 케이조선은 올 1분기에만 2억9332만달러(4516억원가량) 규모의 일감을 신규 수주했는데 이는 2021년 KHI그룹에 인수된 이후 역대 1분기 최대 성과다. 수주잔고는 9억2364만달러(1조4211억원가량)로 2022년 이후 8억달러 이상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케이조선이 현금 창출능력에 기반한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자생력을 더욱 강화한다면 KHI 측도 가격에 대한 눈높이를 더 높일 여지가 충분하다. 다만 이 경우 태광그룹 컨소시엄 등 잠재적 원매자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한 발 앞서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대형 조선사들과 마찬가지로 케이조선도 높아진 선가와 늘어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향후 더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이로 인해 최대주주 유암코와 KHI의 입장에 다소 차이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