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의 실적 무게중심은 자회사 루닛 인터내셔널(옛 볼파라)에 쏠려 있다. 올 상반기 루닛 인터내셔널 매출이 루닛 별도 매출의 두 배를 웃돌았다. 전체 연결 매출의 약 69%에 해당하는 규모다.
세계 최대 의료시장인 미국에서 확보한 고객 기반과 높은 현지 가격이 매출 격차를 만들었다. 최근 기존 볼파라 고객 대상 루닛 인사이트 업셀링 기회가 늘어나 외형과 수익성을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루닛은 향후 연구개발(R&D)을 담당하고 자회사인 루닛인터내셔널은 로열티 등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별도 실적을 끌어올리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
◇본사보다 두 배 큰 매출…미국 보험 수가·고객 기반 영향
루닛의 올 상반기 연결 매출은 458억원으로 전년 동기 371억원보다 2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루닛 별도 매출은 145억원, 루닛 인터내셔널 매출은 318억원을 기록했다. 루닛인터내셔널이 전년동기 29.3% 매출 성장을 이루며 전체를 견인했다.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적자는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손실은 319억원으로 전년도 392억원보다 소폭 축소됐다. 연결 순손실은 41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적자와 순손실은 루닛 별도 실적 탓으로 보인다. 양사 실적이 나오는 순이익 부분을 보면 루닛 인터내셔널은 상반기 순이익 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3억원에서 큰 폭의 개선이다. 1분기 25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약 20억원을 벌면서 이익 흐름을 이어갔다. 루닛은 별도 기준 44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연결 기준 순손실을 기록한 셈이다.
(출처:루닛 2026년 반기보고서)
이를 감안하면 루닛의 별도 실적에서 당장 의미있는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기 보다는 자회사 루닛 인터내셔널의 실적 확장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루닛 인터내셔널은 루닛이 인수한 볼파라헬스테크놀로지스가 사명을 변경한 법인이다.
미주를 제외한 글로벌 영업 총괄과 유방 검진 소프트웨어 제품군의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해 제품 개발을 담당한다. 산하에는 루닛파이낸스NZ를 비롯해 루닛아메리카, 루닛호주, 루닛UK, 루닛덴마크, 루닛캐나다 등 6개 법인을 두고 있다.
루닛인터내셔널의 100% 자회사인 루닛아메리카는 볼파라의 기존 미국 영업법인인 볼파라헬스가 변모했다. 북미·중남미에서 기존 볼파라 제품군과 루닛 인사이트 제품군의 판매 및 계약을 담당한다. 호주·영국·덴마크·캐나다 법인은 각 지역 사업을 뒷받침하는 식이다.
루닛인터내셔널은 인수 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유방암 검진 솔루션과 고객 기반을 구축해왔다. 2025년 말 기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3600개 이상의 기관에서 9500명 이상의 의료진이 관련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연간 약 1970만건의 의료영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국내보다 의료서비스와 소프트웨어 가격이 높게 형성된 시장이다. 의료기관의 지불 여력과 수가 환경이 뒷받침되면서 의료 인공지능(AI) 솔루션도 상대적으로 높은 계약 단가를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인수 전부터 축적한 고객 기반이 더해지면서 루닛인터내셔널의 매출 규모가 본사를 앞서고 있다.
루닛 관계자는 "루닛인터내셔널의 매출은 인수 전부터 미국에서 확보한 고객 기반과 현지 가격 수준이 영향을 미쳤다"며 "루닛인터내셔널 매출의 약 98%가 구독형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에서 발생해 기존 매출 위에 신규 매출이 누적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구독·교차판매로 연결 수익성 개선…본사 R&D·로열티 구조 검토
루닛 인터내셔널의 수익성 개선은 루닛의 연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손익분기점(BEP) 목표와 맞닿아 있다. 루닛은 올 상반기 146억원의 EBITDA 적자를 기록했다. 연간 BEP를 달성하려면 하반기에 이를 상쇄할 수 있는 146억원 이상의 EBITDA 흑자를 내야 한다.
추가 성장동력은 루닛 인터내셔널을 통한 루닛 인사이트의 업셀링 판매다. 최근 기존 볼파라 시절부터 관계를 맺어온 의료기관에 판독 보조 인사이트 제품군을 추가로 공급하는 구조가 늘고 있다. 신규 영업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고객당 매출을 높일 수 있다.
(출처:루닛)
루닛은 이미 3분기 실적에 대한 일정 수준의 가시성을 확보한 만큼 하반기 반기 기준 첫 영업흑자와 연간 EBITDA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보다 비용 통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루닛 인사이트와 루닛 스코프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루닛은 본사가 R&D를 이어가고 루닛 인터내셔널로부터 기술 사용에 따른 로열티 등을 수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루닛 관계자는 "루닛 인터내셔널의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루닛 인사이트 제품을 판매하는 교차판매가 성과를 내고 있다"며 "루닛 인터내셔널로부터 로열티를 받는 방안은 아직 확정되거나 구체화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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