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티항공이 수익성 악화에 따른 영업현금흐름 둔화에도 불구하고 현금성 자산은 오히려 늘어났다. 최대주주인 소노인터내셔널로부터 유상증자를 비롯한 적극적인 재무 서포트를 받으면서 곳간을 방어했다. 현금 여력을 확보한 트리니티항공은 효율성이 높은 기재 도입을 늘리고 격납고 건설 등에 투자를 단행하며 미래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고유가·고환율에 영업현금흐름 둔화, CAPEX 확대로 현금유출 늘어 27일 트리니티항공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말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29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5년 말 1829억원에서 20%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는 영업 호조에 기인한 건 아니다. 상반기 영업현금흐름은 26억원으로 전년(943억원)대비 큰 폭으로 둔화했다.
영업현금흐름에 직결되는 실적을 살펴보면 올 상반기 연결기준 트리니티항공 매출액은 1조817억원, 영업손실 16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31%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500억원 가량 더 확대됐다. 특히 2분기 실적이 뼈아팠다. 2분기 매출액은 4697억원, 영업손실만 1819억원에 육박했다.
미-중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고환율 압박이 컸다. 통상적으로 항공사 운영 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이를 만큼 비중이 크다. 이 밖에도 유류비나 임차료 등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아 환율이 높을 때 수익성에 타격을 입는 구조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1390억원으로 전년(-714억원)대비 순유출 폭이 확대됐다. 단기금융상품 취득(-715억원)을 비롯해 유무형자산 취득(-609억원) 등에 현금이 대거 투입된 영향이다. 유무형자산 취득, 즉 자본적지출(CAPEX) 투자는 2025년 상반기 399억원에서 2026년 상반기 609억원으로 50% 이상 증가했다.
◇소노인터내셔널 또 한번 나서, 유상증자·영구채 지원 무엇보다 눈에 띄게 달라진 항목이 재무활동현금흐름이다. 2026년 상반기 1819억원으로 전년(-896억원) 동기대비 플러스 전환했다. 유동성에 단비로 작용한 건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이다. 올해 3월 주주배정으로 730억원 규모 유증을 실행한 후 지난 6월에 추가로 8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행했다. 이때 신주 배정 대상은 특수목적법인(SPC) 2개사였다. 최대주주인 소노인터내셔널이 주가 변동분을 정산해 주는 주가수익스왑(PRS)을 맺는 방식으로 서포트를 단행했다.
신종자본증권도 백기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을 상대로 발행됐다. 소노인터내셔널은 계열사인 트리니티항공이 발행하는 1100억원 규모 사모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매수했다. 연이자율 6%에 만기가 30년으로 영구채 성격이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지 않아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으로 통한다. 소노인터내셔널은 트리니티항공 인수 후 수천억원 규모로 지속적인 실탄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현금 곳간이 두둑해진 트리니티항공은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을 마련했다. 현재 효율성이 높은 기재인 B737-8를 지속적으로 도입 중이다. 올해 말부터는 차세대 친환경 중대형기인 A330-900neo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2027년 말까지 전체 운영기재의 50% 이상을 친환경·고효율 기재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차세대 기재는 트리니티항공의 기존 주력 기재인 B737-800, A330-200 등과 비교했을 때 15~20% 연료 효율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연료 효율이 좋은 차세대 항공기 비중을 확대해 유류비를 절감하고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취지다.
인천국제공항에 자체 격납고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인천공항 제4활주로 인근 첨단복합항공단지 7만㎡ 부지에 항공기 5대를 동시에 정비할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하는 형태다. 격납고 구축 사업 총 투자규모는 약 1365억원 규모다. 외주로 돌리던 정비 기능을 내부화해 비용을 효율화하고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