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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천궁-II '두뇌' 만든 코츠테크놀로지, 독자 수출 정조준

임시정 CFO "AI 접목 승부수, 폴란드 방산 전시회서 결과물 공개"

감병근 기자  2026-08-28 14:42:28
방산 수출이 확대되면서 국산 무기체계에 탑재되는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이 기업들은 검증된 기술력을 발판으로 독자 수출을 모색하는 흐름도 나타난다. 코츠테크놀로지가 대표적 사례다.

코츠테크놀로지는 1999년 설립된 임베디드 시스템 전문기업이다. K2 전차, 천궁-II 등 국산 대표 무기체계에 싱글보드컴퓨터(SBC)를 공급한다. 2023년 8월 코스닥에 상장했고 작년 말 성남에서 과천으로 본사를 옮겼다.

코츠테크놀로지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임시정 경영기획실장(사진)은 2016년 합류해 코스닥 상장 실무를 이끌었다. 그는 코츠테크놀로지의 다음 과제로 독자 수출과 인공지능(AI) 결합을 꼽았다.

◇코스닥 상장으로 체질 전환, 본사 이전도 터닝 포인트

코츠테크놀로지가 다루는 임베디드 시스템(Embedded system)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임 실장은 이를 가전제품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예전 TV는 화면만 전송하는 단방향 기기였지만 최근엔 컴퓨터 기능이 들어가면서 OTT 같은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며 "무기 체계나 철도 분야에서 이처럼 두뇌 역할을 하는 컴퓨터를 공급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2016년 코츠테크놀로지와 인연을 맺었다. 이전 직장에서 함께 근무한 상사가 먼저 코츠테크놀로지에 합류한 뒤 임 실장에게 이직을 제안했다. 이후 그는 기존 사업 및 재무 관련 역량을 살려 코스닥 상장 준비의 실무 책임자를 맡게 됐다.

임 실장은 "회사 안에 상장 경험이 있는 인원이 없었고 사업 내용을 알면서 재무를 담당해본 사람도 소수였다"며 "처음엔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고 돌아봤다.

임 실장은 코스닥 상장이 코츠테크놀로지의 체질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합류 당시 100여명이던 직원은 현재 240명을 넘어섰다. 2021년부터는 매년 매출이 100억원 안팎씩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임 실장은 "상장 이후 임직원들의 자긍심이 눈에 띄게 커졌다"며 "오랜 기간 관계를 이어가야 하는 방산 고객사들도 회사를 보는 신뢰도와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인력 확보도 코츠테크놀로지가 상장을 택한 이유 중 하나였다. 중소 연구개발(R&D) 기업이 연구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 때문이다. 지난해 과천으로 본사를 이전한 것도 같은 배경이 깔려 있다.

임 실장은 "이전 사옥이 도로명 주소로는 판교로였는데 실제로는 야탑동의 30년 된 건물이었다"며 "지방에서 올라온 지원자들이 주소만 보고 왔다가 면접 뒤 입사를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현재 본사는 서울과 가깝고 신축 건물로 시설도 우수해 직원 만족도가 높다"며 "인력 수급 측면에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술력이 최대 강점, 독자 수출도 정조준

코츠테크놀로지의 성장 기반은 무기체계 부품 국산화였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에는 SBC를 개발하는 기업이 없었다. 머큐리시스템즈, 커티스라이트 등 해외기업이 국내 무기체계에 컴퓨터를 공급했다. 하지만 자주국방 기조가 강화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호르무즈 해협 분쟁으로 주목도가 높아진 방공시스템 천궁-II도 초기 해외 SBC를 적용했다가 국산으로 대체한 사례다.

임 실장은 방산용 SBC 설계에 많은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방산용 SBC는 진동과 충격은 물론이고 가혹한 전장 환경에서도 잘 견뎌야 한다"며 "하드웨어 설계 자체에 많은 노하우가 필요하고 팬(Fan)을 돌릴 수 없는 환경이 많아 열해석을 통한 방열설계도 들어간다"고 말했다.

코츠테크놀로지는 이러한 기술력을 발판으로 독자 수출을 준비해오고 있다. 그동안은 국내 무기체계 수출 과정에서 간접 수출이 이뤄지는 구조였다. 임 실장은 "중소기업이 자체 모델로 수출하기는 쉽지 않고 글로벌 경쟁사도 만만치 않아 우려가 있었다"면서도 "최근 폴란드와 중동 등에서 국내 무기체계가 실전 검증을 통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직접 수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츠테크놀로지는 방산 외에 민수 사업도 확장 중이다. 2012년 철도 분야에 진입해 LS일렉트릭이 납품한 신림선 무인 경전철과 방글라데시, 태국 등 철도사업에 제어 컴퓨터를 공급했다. 효성중공업에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제어 장치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임 실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방산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다만 2023년 상장 당시에 제안했던 것처럼 매출 비중을 방산과 민수를 절반씩 가져가겠다는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AI 결합에 승부수... "글로벌 임베디드 기업으로 성장"

임 실장의 투자 우선순위는 사람과 기술에 맞춰져 있다. 임 실장은 "R&D 인력 수급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며 "매출과 비례해 인원을 늘려왔고 최근 몇 년간 가장 큰 투자는 과천 사옥 이전이었다"고 말했다.

작년 7월에는 성남 분당사업장에 표면실장(Surface Mount Technology, SMT) 설비투자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외주를 맡기던 기판 부품 공정을 일부 내재화했다. 임 실장은 "컴퓨터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공정 기술 확보가 중요해졌다"며 "수출이 늘면 사후관리 대응도 필요한 만큼 설계 단계부터 공정 기술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장 힘을 싣는 분야는 AI다. 코츠테크놀로지는 올 7월 AI솔루션팀을 신설했다. 임 실장은 "무인기나 유무인 복합체계(MUM-T)처럼 AI 기술이 들어오는 영역이 늘고 있어 컴퓨터를 만드는 기업으로서 이 기술을 접목해야 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코츠테크놀로지는 올해 9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방산 전시회 MSPO에 처음 참가해 이 결과물을 선보일 계획이다.

임 실장은 주주 소통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상장 이듬해인 2024년과 올해 상반기 여의도에서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를 진행했다. 기업 개별 탐방과 해외 투자자 대상 콘퍼런스콜에도 수시로 응하고 있다.

임 실장이 그리는 코츠테크놀로지의 미래 모습도 분명했다. 그는 "방산 외에 전력, 철도 제어까지 아우르는 기업이 되기 위해 꾸준히 성장해 나가고 있다"며 "독자 수출을 통해 코츠테크놀로지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임베디드 시스템 기업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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