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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CFO 열전

이상훈 전 사장, 이사회의장까지 오른 미전실 계보

[삼성전자]②사원으로 시작해 CFO 역임 후 이사회 멤버로도 활약

김태영 기자  2026-09-10 15:35:55

편집자주

CFO의 책임과 위상은 시간이 지나며 점차 높아져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CFO의 역할은 과거 단순 곳간지기에서 벗어나 그 범위가 꾸준히 확대돼 왔다. 이에 THE CFO는 우리나라 장수 CFO들의 족적을 되돌아보고 그들이 남긴 유산과 영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상훈 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은 CFO 라인 중에서 최초로 미래전략실 출신이다. 삼성전자 이사회 중심 경영의 첫 주자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CFO 라인의 영욕을 대표하기도 한다. 사원에서 출발해 이사회 의장까지 올랐으나 말년엔 법정구속까지 되는 풍파를 겪었다. 사적으로는 꼼꼼하고 승부욕이 강한 스타일로 전해진다.

◇ 미전실 계보 첫 CFO, 이재용 미국시절부터 인연

이상훈 전 사장은 1955년생으로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삼성전자 통신경리과에 입사한 뒤 경영지원그룹 차장, 국제회계그룹장, 북미총괄 경영지원팀장, 해외지원팀 담당임원 등을 거쳤다. 삼성전자 역대 CFO 가운데서 글로벌 역량이 두드러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2004년 삼성전자 구조조정본부 재무팀 담당임원, 2006년 삼성 전략기획실 전략지원팀 담당임원을 맡았다. 두 조직은 미래전략실의 전신들이다. 2008년 삼성전자 사업지원팀장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2010년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 사장에 오르면서 미전실의 핵심멤버가 됐다.

2012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에 부임하면서 공식적으로 CFO가 됐다. 이듬해인 2013년 사내이사로도 등기됐다. 이상훈 전 사장은 전임자들과 달리 최초의 미전실 출신 CFO였다. 그의 후임인 노희찬, 최윤호 사장 모두 미전실 출신으로 삼성전자 CFO의 미전실 계보가 이어지게 됐다.

그의 CFO 부임은 오너 3세 승계 정지작업의 성격이 컸다. 이재용 회장이 하버드에서 유학하던 시절, 이상훈 전 사장이 북미총괄로 일하면서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후 이상훈 전 사장이 미전실 계통으로 이동하면서 그룹의 주요 인사로 자리잡게 됐다.

이후 그는 굳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등 가신 역할을 수행했다. 2014년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의 해제를 결정했다. 2015년 삼성전자가 실적부진에 빠지자 경영지원부문 인력의 10%를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이재용 회장이 삼성전자 이사회에 최초 등기된 건 2016년이었는데, 그 때 물려받은 사내이사직이 이상훈 전 사장의 자리였다.

이재용 회장이 구속됐을 때 그룹의 얼굴을 대신했던 것도 이상훈 전 사장이었다. 2017년 11월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5대그룹 인사들을 불렀을 때 이상훈 전 사장이 삼성그룹을 대표했다.

CFO로서 그는 주주환원 강화를 주도했다. 2017년 10월 삼성전자는 3개년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현금배당 규모를 2018년부터 점차 늘려 기존의 두 배인 연간 9조6000억원 수준까지 확대하는 것이 골자였다. 지주사 전환 계획도 검토했으나 성사되지는 않았다.

◇ 이사회 의장까지 올랐으나…노조 와해 혐의로 법정행

그는 2017년 11월 CFO에서 물러났다.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내정됐기 때문이다. CFO 임기는 장장 6년으로 최도석 전 사장에 이은 차장수 CFO다.

그가 물러날 당시 삼성전자는 대표이사가 아닌 인물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해 이사회 주도 경영을 도입하고 있었다. 이상훈 전 사장은 2018년 초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복귀했으며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이 때 삼성전자는 독립이사 구성 등에서 이사회 다양성을 강화하기도 했다.

다만 이때 국민연금이 반대하면서 의장 선임안 찬성률은 61.6%에 그쳤다. 국민연금은 이상훈 전 사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및 최순실씨에 대한 뇌물공여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고 보았다.

이후 그는 노조와해 활동을 지시했다는 혐의로 기소됐으며 2018년 11월 첫 공판이 열렸다. 2019년 12월 1심에서 유죄를 받으면서 법정구속됐다. 이에 2020년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놨다. 2심과 대법원을 거치면서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

이후 그는 삼성가의 사돈이 된다. 이재용 회장의 이모인 홍라영 전 삼성미술관 리움 총괄부관장의 차녀와 이상훈 전 사장의 장남이 2026년 6월 결혼했다.

그는 승부욕이 강하며 업무에는 치밀하고 꼼꼼한 것으로 전해진다. 성격이 급해 부하직원들에게 화를 낼 때도 있으나 업무 외적으로는 다정히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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