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롯데지주가 올해 두 번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지난 3월 1500억원에 이어 이번에는 1400억원 규모다. 2년 전 발행한 2회차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 시점이 도래하면서 이를 차환하기 위한 목적이다. 발행 규모는 기존보다 100억원 줄였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3250억원을 조달하며 영구채 발행이 정점을 찍은 뒤, 올해는 신규 조달 없이 차환 위주로 운용하는 모습이다. 다만 계열사 지원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오히려 늘었다. 콜옵션 주기가 짧아지면서 내년에만 3000억원이 넘는 영구채 차환 부담도 쌓여 있다.
◇2회차 1500억 차환, 규모 줄이고 콜옵션 앞당겨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오는 30일 1400억원 규모의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사모 방식으로 발행한다. 7회차 1000억원과 8회차 400억원으로 나눠 찍는다. 7회차는 삼성증권이 전액 인수하며 표면이자율은 5%다. 8회차는 대신증권(300억원)과 에이펙스알파제일차(100억원)가 인수하고 표면이자율은 5.267%로 정해졌다.
조달 자금은 전액 채무상환에 쓰인다. 2024년 9월 30일 발행한 2회차 신종자본증권 1500억원의 조기상환 시점이 이날 도래하는 만큼 이를 차환하는 성격이다. 2회차는 발행 2년 뒤부터 금리가 2%p 가산되는 스텝업 조건이 붙어 있어 사실상 이날이 상환 시점이었다. 올해 3월 5·6회차로 1500억원을 조달한 것 역시 콜옵션 시점이 도래한 1회차 1500억원을 차환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조기상환 주기는 이전보다 짧아졌다. 1000억원 규모의 7회차 신종자본증권 스텝업 일시는 발행일로부터 1년째 되는 날인 2027년 9월 30일이다. 400억원 규모 8회차의 경우 발행일로부터 1년 6개월째 되는 날인 2028년 3월 30일 금리인상이 단행된다. 만기 30년의 영구채 형태지만 실질적으로는 1~1.5년 단위의 단기 조달에 가깝다는 평가다.
롯데지주의 영구채 발행은 지난해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9월 3회차 500억원, 12월 4-1·4-2회차 2750억원을 잇달아 발행하며 한 해에만 325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6월 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하향된 이후 차입 부담을 관리하기 위해 자본으로 인정되는 영구채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올해는 신규 조달 없이 조기상환 도래분을 차환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번 발행을 마치면 롯데지주의 신종자본증권 잔액은 6150억원이 된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계열사 지원·차입 증가세 여전, 내년 콜옵션 3250억
차환 위주로 기조를 바꿨지만 재무 부담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말 연결 기준 리스부채를 제외한 롯데지주의 총차입금은 8조6462억원으로 2025년 말 8조7134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같은 기간 2조1322억원에서 1조7651억원으로 3671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은 6조5812억원에서 6조8811억원으로 3000억원가량 늘었다. 총차입금 가운데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및사채 비중도 43.3%에서 46.7%로 높아졌다.
계열사 지원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롯데바이오로직스다. 롯데지주는 지난 8월 롯데바이오로직스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1550억원을 출자했다. 지난 3월 이사회에서도 보통주 130만8637주 취득을 결의한 뒤 4월 911억8500만원을 납입했다. 롯데지주가 롯데바이오로직스에 투입한 누적 출자액은 8831억3600만원에 달한다.
영구채 이자 부담도 커졌다. 올해 상반기 롯데지주가 지급한 신종자본증권 이자는 167억원으로 전년 동기(95억원)보다 76% 늘었다. 차환 부담도 남아 있다. 콜옵션 주기가 짧은 영구채 위주로 발행이 이뤄지면서 내년에는 4-1회차(750억원), 5회차(1000억원), 3회차(500억원), 7회차(1000억원) 등 총 3250억원의 조기상환 시점이 몰려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이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계상되긴 하지만 이자 및 상환에 대한 부담은 상존한다"며 "롯데지주 역시 이러한 측면에서 신종자본증권 규모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