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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

롯데지주, 금리상승에 영구채 스텝업 잘게 쪼개

2024년부터 영구채 10건 9650억 발행…잔액 6150억 중 3250억 1년 내 콜 도래

안정문 기자  2026-09-30 14:47:09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롯데지주가 신종자본증권으로 기존 영구채를 차환했다. 2024년 9월 발행한 영구채 1500억원의 콜옵션 행사기간이 이달 30일 시작되자 1000억원과 400억원 두 회차로 나눠 1400억원을 조달했다. 금리는 기존 영구채와 비슷하다. 대신 첫 스텝업 시점을 발행일로부터 2년에서 1년, 1년6개월로 앞당겼다. 1년 새 회사채 1년물 금리가 1.72%p 오른 상황에서 조달금리를 5%대 초반에 묶는 대가로 콜 주기를 짧게 가져간 셈이다.

영구채를 부채로 돌리면 올해 6월 말 별도 부채비율은 80.0%에서 105.2%로 오른다. 문제는 앞으로다. 이번 발행일부터 1년 안에 내년 6월 1750억원, 9월 1500억원 등 3250억원 규모 영구채의 콜옵션 행사기간이 시작된다. 이번에 찍은 1000억원도 여기에 포함된다.

◇계열사 출자로 불어난 차입금…영구채로 부채비율 방어

30일 롯데지주는 스텝업 및 콜옵션 기간이 1년과 1.5년인 신종자본증권을 각각 1000억원, 400억원 발행한다. 금리는 5.0%, 5.267%다. 두 영구채의 발행목적은 모두 차환이다. 같은날 롯데지주는 2년 전인 2024년 9월30일 발행했던 1500억원 규모 영구채의 스텝업 기간이 도래한다. 만기도래하는 영구채의 기존 금리는 5.11%이고 스텝업 후에는 2.00%p의 금리가 가산된다.

롯데지주는 2024년부터 영구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지주 자체의 재무부담이 있다. 별도 기준 순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2021년 말 2조208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조6490억원으로 늘었다. 전년 동기(3조7220억원)보다는 730억원 줄었지만 3조원대 중후반에 머물러 있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계열사 출자에 1조9791억원을 썼고 이 가운데 롯데바이오로직스에만 6400억원이 들어갔다. 출자 재원 대부분을 차입으로 메운 셈이다.

롯데지주의 조달은 주로 기업어음(CP)에 몰렸다. 지난해 신규 조달과 차환을 위해 찍은 CP만 3조5950억원어치다. 올해 상반기에도 CP 등 단기차입금으로 2조7810억원을 차입했다. 전년 동기(3조7170억원)보다 규모는 줄었지만 단기 조달 의존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롯데케미칼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롯데지주 신용등급은 지난해 6월 'A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한 노치 떨어졌다. 차입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계열사 지원 여력을 남겨둬야 하는 과제가 동시에 생긴 셈이다.

현금창출력은 이자를 감당하는 수준에 그친다. 올해 상반기 별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201억원으로 전년 동기(1231억원)보다 2.4% 줄었다. 같은 기간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977억원에서 884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차입금 이자 지급액은 829억원에서 853억원으로, 영구채 이자는 95억원에서 167억원으로 늘었다. 두 이자를 합한 1020억원은 영업활동현금흐름의 84.9%로 전년 동기(75.1%)보다 비중이 커졌다.

한국기업평가 집계 기준 별도 EBITDA/총금융비용은 올해 상반기 1.8배로 전년 동기(1.7배)와 비슷하다. 연간 기준으로는 2022년 1.8배에서 지난해 1.0배로 떨어졌다. 상반기 잉여현금흐름(FCF)은 -507억원으로 전년 동기(-340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2022년부터 매년 적자다. 배당과 계열사 출자를 외부 조달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영구채는 이 공백을 메우는 수단이 됐다. 롯데지주는 2024년 3월 영구채를 처음 발행한 뒤 같은 해 말 잔액을 3500억원, 지난해 말 6250억원까지 늘렸다. 부채비율은 올해 6월 말 80.0%로 전년 동기(90.0%)보다 10.0%p 낮아졌다. 다만 6월 말 영구채 장부금액 6231억원을 부채로 보면 105.2%로 전년 동기(105.3%)와 차이가 없다. 이중레버리지비율도 167.4%로 1년 새 7.8%p 내려갔지만 영구채를 부채로 보면 190.8%로 전년 동기(189.4%)보다 오히려 높다. 1년 새 나타난 지표 개선분이 사실상 영구채 순증 효과인 셈이다. 계열사 지원이 이어지는 한 자본에서 영구채 비중을 줄이기는 어려운 구조다.

◇1500억 단일 물량에서 분할 발행으로…콜 1년까지 당겨

영구채 운용 방식은 재무라인 교체를 전후해 달라졌다. 고정욱 대표가 재무혁신실장을 맡던 2024년에는 1500억원을 한 회차로 찍고 첫 스텝업 시점을 발행일로부터 2년 뒤로 두는 구조가 기본이었다. 고 대표는 지난해 11월 정기인사에서 대표이사에 올랐고 최영준 전무가 재무혁신실장을 맡았다. 최 실장은 롯데쇼핑 재무1부문장 등을 거친 유통군 재무 실무형 인사다. 2023년 4월 롯데지주로 옮겨 재무2팀장으로 그룹 차원의 자금흐름과 차입 구조 점검을 맡아왔다.

최 실장 선임 이후 발행한 영구채 3건은 모두 두 회차로 나뉘었다. 지난해 12월에는 2750억원을 750억원(스텝업 1년6개월)과 2000억원(2년6개월)으로 조달했다. 올해 3월에는 1500억원 차환 물량을 1000억원(1년3개월)과 500억원(2년)으로 나눴다. 이번에는 첫 스텝업 시점이 1년까지 짧아졌다.

콜 단축의 배경에는 시장금리 상승이 있다. 회사채 1년물 금리는 지난해 9월 29일 2.970%에서 이달 28일 4.685%로, 2년물은 3.331%에서 5.127%로 올랐다. 올해 3월 30일 이후에만 1년물이 0.87%p, 2년물이 0.68%p 뛰었다. 이번 7회차 금리 5.000%는 발행을 결정한 28일 2년물 금리보다 낮다. 콜 시점을 1년으로 당겨 2년물보다 0.44%p 낮은 1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삼은 셈이다.

실제 영구채 금리는 5%대 초반에 묶였다. 지난해 12월 5.35~5.66%, 올해 3월 5.00~5.35%, 이번 5.000~5.267%다. 반면 첫 스텝업 시점과 같은 만기의 시장금리 대비 가산폭은 지난해 12월 1.90%p에서 올해 3월 0.91~1.06%p, 이번 0.32~0.38%p로 좁아졌다. 영구채 등급이 'A+'에서 'A0'로 낮아진 가운데 금리 상승분을 콜 단축과 가산폭 축소로 흡수한 셈이다.

다만 고 대표는 대표이사로서 재무 부문을 맡고 있다.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22일 올해 연간 사채(신종자본증권 포함) 발행 권한을 대표이사에게 위임했고 이번 발행도 이에 따라 결정됐다. 재무라인이 바뀐 뒤에도 발행 결정 구조는 이어진 셈이다.

◇짧아진 만기에 쏠린 단기 차입…1년 내 영구채 콜 3250억

차입 만기도 짧아졌다. 별도 총차입금(리스부채 제외)에서 1년 내 만기 물량 비중은 올해 6월 말 63.9%로 전년 동기(57.9%)보다 6.0%p, 지난해 말(47.9%)보다 16.0%p 높아졌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으로 잡힌 기업어음(CP) 잔액은 4650억원에서 6900억원으로 늘었다. 1년 내 갚아야 할 차입금은 2조3785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282억원)보다 1503억원 늘었다. 반면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은 1598억원으로 1년 새 589억원 줄었다.

차환 여력을 시장 접근성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 1월 회사 측은 현금성자산을 5000억원 이상 보유해 영구채 상환도 가능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6월 말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은 그 3분의 1에 못 미친다. 롯데지주는 이달 공모 회사채 1500억원을 찍어 CP 1000억원과 회사채 500억원을 갚기로 했다. 단기 차입을 공모채로 돌리며 만기 구조를 조정하는 흐름이다.

영구채 비용 부담은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구채 이자 지급액은 167억원으로 전년 동기 95억원보다 76% 증가했다. 이번에 발행될 스텝업 기한 1년짜리 영구채는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금리가 7.0%로, 스텝업 기한 1년6개월짜리는 콜옵션 미행사시 금리가 7.267%로 오른다.

내년에는 6월 1750억원, 9월 1500억원의 영구채 콜옵션 행사기간이 도래한다. 2028년에는 3월 900억원, 6월 2000억원이 뒤따른다. 잔액 6150억원 전부가 향후 2년 안에 스텝업 시점을 맞는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당일 만기도래하는 1500억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차환하기 위한 발행"이라며 "금리 등 외부환경을 고려해 최적의 발행조건을 찾은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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