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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에쿼티는 지금

포트폴리오 대거 매물로, 투자금 회수 '시험대'

③투썸플레이스 엑시트 이후 잠잠, 카카오 계열사 회수 과제

임효정 기자  2024-01-18 10:55:59

편집자주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설립된 지 12년이 지났다. 앵커에쿼티는 한국시장을 주 무대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베일에 감춰져 있는 하우스로 꼽힌다. 투자는 국내에서 주로 이뤄지지만 실탄은 해외시장에서 확보하기 때문이다. 10여년간 국내에서 포트폴리오를 차곡차곡 쌓아온 앵커에쿼티의 움직임이 최근 심상치 않다. 엑시트 난항, 인력 이탈로 하우스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다. 더벨은 앵커에쿼티의 10여 년간 성장 과정과 현재를 짚어봤다.
펀드레이징과 투자에 있어 하우스의 역량을 보여준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엑시트로 LP의 신뢰에 보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오영과 투썸플레이스 매각으로 엑시트 실력을 보여줬지만 이후 눈에 띄는 성과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앵커에쿼티는 현재 다수 포트폴리오를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원매자를 찾긴 어려운 실정이다. 기업공개(IPO) 계획이 어긋나면서 카카오 계열사의 엑시트도 현재 진행 중이다. 시장 상황도 한몫했다. 금리 인상 이슈와 맞물리면서 시장이 경색되자 매도자와 매수자간 눈높이 갭도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이에 앵커에쿼티의 회수 작업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엔코아 엑시트 한건, 메타엠·더파마·솔리티·데일리푸드 등 매각 중

신규 펀드레이징 때마다 규모를 늘려 펀드를 결성한 앵커에쿼티는 두둑한 실탄으로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포트폴리오를 쌓았다. 문제는 엑시트 성과다. 운용사가 갖춰야할 '펀딩·투자·회수' 역량 가운데 엑시트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다.

앵커에쿼티는 최근 몇년새 시장에 매물을 쏟아냈다. 이투스, 메타엠, 더마펌, 카카오엔터, 솔리티, 데일리푸드 등이 현재 M&A시장에서 새 주인을 찾고 있는 매물로 꼽힌다. 투자한지 길게는 10년 짧게는 4년가량 지난 투자처라는 점에서 엑시트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매물은 단연 이투스다. 이투스의 경우 4년째 M&A시장에서 원매자를 기다리는 중이다. 앵커에쿼티가 이투스교육에 투자한 건 2015년이다. 당시 소수지분에 투자한 후 이어 추가 지분을 확보해갔다. 2019년 소수지분 투자를 시작한지 4년 만에 경영권까지 손에 넣으며 바이아웃 거래로 완성시켰다.

이투스교육의 모태는 1998년 설립된 청솔학원이다. 2018년에는 단비교육에 대한 추가 투자를 통해 유아교육 시장으로의 사업 확장도 꾀했다. 앵커에쿼티는 2021년 이투스교육의 매각을 추진했지만 원매자를 찾긴 쉽지 않았다.

통매각이 쉽지 않자 앵커에쿼티는 자회사인 단비교육을 따로 떼어 매각작업을 이어갔지만 이마저도 성사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자회사인 족보닷컴을 분리 매각하기 위해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원매자를 찾아 나섰다.

매각 작업 중인 메타엠도 애정이 큰 포트폴리오다. 앵커에쿼티의 첫 투자처이기 때문이다. 앵커에쿼티는 2022년 말 10년만에 메타엠 매각을 본격화했다. 메타엠 역시 소수지분으로 시작해 경영권을 확보한 딜로, 그 과정에서 덩치도 상당히 커졌다. 앵커에쿼티는 당초 통매각을 계획했지만 자회사에 대한 원매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엔코아를 먼저 매각했다. SK네트웍스가 엔코아의 새주인이 됐다.

◇2016년 이후 카카오 인연 끈끈, 엑시트 실적은 '아직'

앵커에쿼티는 카카오와의 끈끈한 관계를 이어온 PEF 운용사로 꼽힌다. 카카오와의 투자를 연결한 키맨은 서재섭 부사장으로 알려진다. 서 부사장은 배재현 카카오투자총괄 대표와 인연으로 다수의 계열사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앵커에쿼티가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에 첫 투자를 단행한 시점은 지난 2016년 말이다. 앵커에쿼티는 당시 포도트리(카카오페이지)의 기업가치를 5000억원 대로 평가해 1250억원을 투자한 것이 시작이었다.

카카오페이지에 이어 앵커에쿼티는 2020년 3월엔 카카오M에도 추가 투자를 진행했다. 당시 카카오M의 기업가치를 1조7000억원으로 평가하고 2100억원을 투입해 신주를 인수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곳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다. 앵커에쿼티는 양사에 투자하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의 합병에 조력자 역할을 한 셈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20년 말에는 카카오뱅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500억원을 투자했다. 그 동안 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 계열에 투자를 집중해 온 앵커에쿼티가 카카오뱅크 투자도 결정하면서 끈끈한 관계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 이후 앵커에쿼티는 카카오재팬에도 투자하며 카카오 컨텐츠 사업의 확실한 재무적 파트너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투자 당시 엑시트 기대도 컸다. 해당 포트폴리오가 대부분 IPO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정이 연기되면서 회수 시점도 지연된 상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우 현재 소수지분 매각을 진행하며 회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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