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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증액' 삼성화재, 주주환원·안정성 다 잡았다

배당성향 10%p 축소에도 2023년 결산배당 오히려 컨센서스 웃돌아

강용규 기자  2024-02-05 07:39:33
삼성화재는 주당 배당금의 안정적 증액을 지향하는 배당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해마다 수취하는 배당액이 증가하는 주주들에게는 직관적인 정책이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향후 이익 변동성을 고려하면서 배당액을 늘려가야 하는 만큼 높은 계획성을 요구하는 정책이기도 하다.

지난해 삼성화재는 전년 대비 큰 폭의 순이익 증가를 시현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바탕으로 전년 대비 배당액을 늘리는 정책을 준수했다. 다만 배당성향과 관련해서는 주주환원뿐만 아니라 재무건전성까지 고려한 보수적 기조도 엿보인다.

삼성화재는 2023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만6000원, 우선주 1주당 1만6005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는 안건을 다가오는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배당금 총액은 6802억원으로 2022년 대비 15.9% 증가한 규모다.

다수의 기업들은 순이익 기준 배당성향이나 잉여현금흐름(FCF)에 근거한 배당정책을 수립해 운영 중이다. 삼성화재도 이전까지는 연결기준 순이익의 50%(배당성향 50%)를 목표로 하는 정책이 수립돼 있었다.

변화가 나타난 것은 2021년 결산배당(2022년 실시)부터다. 삼성화재는 새 배당정책을 통해 경상이익, 배당성향, 기존 주당 배당금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배당액을 결정한다는 다소 복잡한 산출기준을 제시했다. 다만 주당 배당금(DPS)을 안정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기조를 밝혀 투자자들에 배당정책의 직관성을 제공하고 있다.

보통주 기준 삼성화재의 주당 배당금은 2018년 결산배당시 1만1500원에서 2019년 8500원으로 줄어든 뒤 2019년부터 2023년까지는 4년 연속으로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모범적으로 정책을 준수하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화재는 지난해 1~3분기 순이익 1조6433억원을 내 2022년 전체 순이익 1조2801억원을 넘어서는 실적 호조를 보였다. 삼성화재의 2023년 순이익 컨센서스는 1조9632억원으로 컨센서스 대비 배당성향은 약 35% 수준이다. 전년도 결산배당의 45.8% 대비 10%p가 낮아진 수치다.

그러나 투자자들 사이에서 낮아진 배당성향에 대한 불만은 거의 없는 모양새다. 애초 보험사들의 배당여력이 생각보다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이 시장 전반에 퍼져 있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새 회계기준(IFRS17)과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으로 보험사들은 기존 책정한 해약환급금에 대한 준비금을 별도로 적립하는 등 자본의 안정성을 더욱 면밀하게 관리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했다.

게다가 작년은 새 회계기준이 도입된 첫 해다. 2023년의 배당재원을 2022년의 배당재원과 직접 비교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처럼 보험사 회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감독 당국도 보험사들을 향해 과도한 배당은 자제하고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라는 뜻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증권사 연구원들도 삼성화재의 2023년 결산배당 컨센서스를 보통주 1주당 1만5480원으로 제시하고 있었다. 이를 웃도는 1주당 1만6000원의 배당은 삼성화재가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보수적 기조 아래에서도 주주환원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2023년 이익 규모가 전년 대비 증가하기는 했으나 여기에는 회계제도 변경에 따른 영향이 작용했다"면서도 "그동안 주당 배당금을 상향하기로 시장과 소통해 온 만큼 전년보다 15.9% 확대된 1주당 1만6000원으로 배당금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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