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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D 결별 에스엔유프리시젼, SFA 자금창구 역할 눈길

올 1월 SFA에 125억 융통…원진 부회장 100% 지배 디와이홀딩스도 SOS

김경태 기자  2024-04-01 15:14:11
에스엔유프리시젼이 에스에프에이(SFA) 계열에서 중요한 자금 창구 역할을 지속하고 있다. SFA에 지속적으로 돈을 빌려주는 한편 지분구조 최상단에 있는 '디와이홀딩스'에도 대규모 자금을 빌려줬다. 이곳은 원진 SFA 부회장이 단독 지배하는 법인이다.

에스엔유프리시젼은 최근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넉넉한 곳간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에스엔유프리시젼은 이번 내부 자금 거래의 이자수익으로 곳간을 더 불릴 수 있게 됐다.

◇에스엔유프리시젼, 올 1월 SFA에 125억 대여

에스엔유프리시젼은 SFA가 인수합병(M&A)을 추진할 때마다 중요한 역할을 했다. SFA는 2022년 12월 지비이홀딩스, 김수하 씨아이에스(CIS) 대표가 각각 보유하던 CIS 지분 22.73%, 3.06%를 1723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는 작년 3월 완료됐다.

당시 SFA는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에스엔유프리시젼에 손을 벌렸다. 에스엔유프리시젼은 구주 거래대금 납입일 직전에 400억원을 SFA에 대여했다. 이자율 4.6%다. 인수대금의 4분의 1 가량을 자회사에서 충당한 셈이다.

그 후 SFA는 빠른 속도로 에스엔유프리시젼에 돈을 갚았다. 작년 6월에 100억원을, 10월에는 200억원을 상환했다. 작년 말까지 에스엔유프리시젼의 SFA 대여금은 100억원으로 유지됐다.

올 들어 SFA는 다시 에스엔유프리시젼에 SOS를 보냈다. 에스엔유프리시젼은 올 1월 3일 이사회를 열고 SFA에 125억원을 대여하기로 결정했다. 기간은 내년 1월 2일까지 1년 간이다.

SFA의 CIS 인수 거래는 지난해 이미 완료됐다. M&A가 마무리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SFA의 내부 현금 부족 이슈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SFA는 작년 현금흐름 악화를 겪었다.

작년 영업활동 현금흐름,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각각 마이너스(-) 359억원, -2228억원을 나타냈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2097억원으로 차입금이 4155억원 증가한 덕분이다. 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20억원으로 전년 말(814억원)의 절반 미만으로 감소했다.

◇지배구조 정점 디와이홀딩스, 급전 필요했나

에스엔유프리시젼의 지분구조는 '원진 SFA 부회장→디와이홀딩스→SFA→에스엔유프리시젼'으로 이어진다. 디와이홀딩스는 2008년 SFA를 인수했다. 2016년에는 SFA를 내세워 에스엔유프리시젼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현재의 구도가 만들어졌다.

디와이홀딩스는 원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이자 지주사다. SFA 외에 디와이프로퍼티, 디와이푸드, 디와이프라퍼티 일본법인(DY PROPERTY JAPAN LLC.), JTBC, 피네이션, 뉴베리글로벌(NEWBERRY GLOBAL LIMITED), 사이프러스트리 에프피엔코어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디와이홀딩스는 주요 재원은 SFA의 배당이다. 작년에도 SFA에 103억원을 배당받았다. 이렇게 마련한 현금을 그간 주요 특수관계자에 융통해준 적이 있지만 반대로 차입을 한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다 디와이홀딩스는 올 들어 에스엔유프리시젼에 도움을 요청했다. 에스엔유프리시젼은 지난달 13일 이사회를 열고 디와이홀딩스에 100억원을 빌려주기로 결의했다. 총금액 중 20억원은 지난달부터 2026년 3월까지 2년간 대여한다. 나머지 80억원은 올 6월께부터 대여해 2년간 빌려줄 예정이다.

에스엔유프리시젼 관계자는 "SFA와 디와이홀딩스에 자금을 대여한 것은 맞지만 어떤 용도로 활용되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특수관계자 내부 자금거래로 이자수익이 발생해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외부 금융기관에 안정성 상품에 맡기면 이자율은 3%대다"라며 "이번 거래는 특수관계자 거래라서 4.6%가 책정돼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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