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중견건설사 재무점검

빅배스 나선 금호건설, 'V자 반등' 기대감

600%대 부채비율, 부실 털기 여파…연말 기준 100%p 이상 개선 예상

정지원 기자  2025-01-10 07:17:37
금호건설이 지난해 3분기 말 부채비율 640%대를 기록한 것에 대해 시장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금호건설은 각종 경영지표 개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연말부터 본격적인 실적 반등과 재무 구조 개선을 목표로 전략적 빅배스를 단행한 것이기 때문이다.

금호건설은 잠재적 원가 상승 요인을 감안해 공사비 상승분을 선제적으로 반영했다. 여기에 더해 추가 손실이 예상되는 사업 계약을 해지한 뒤 계약금 및 중도금 이자 등 납부,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 채권 등의 손상차손 처리 등을 지난해 3분기 중 마쳤다. 이에 따라 당장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500%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적 악화에 이익잉여금 감소…자본총계 '반토막'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금호건설의 부채비율이 64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말 260%에 비해서 380%p 늘어난 수준이다. 시평 순위 30위권 내 건설사 중에서 특히 부채비율이 높은 편이다. 같은 기간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748%, 코오롱글로벌은 559%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신동아건설의 경우 2023년 말 부채비율이 429%로 나타났다.

자본총계가 급감하면서 부채비율이 큰 폭으로 뛰었다. 금호건설의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자본총계는 20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말 자본총계는 4698억원으로 나타났다. 3분기 만에 자본총계가 반토막 이하로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물론 부채총계도 10%가량 증가했다. 금호건설의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1조3435억원으로 전년 말 1조2225억원보다 9.9% 늘었다. 9개월 간 사채 규모는 그대로였고 장기차입금은 오히려 줄었다. 반면 단기차입금이 170억원가량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총계가 55% 이상 떨어진 건 이익잉여금이 대폭 줄어든 영향이 가장 크다. 금호건설의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이익잉여금은 955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말 3080억원보다 69% 감소한 수치다.

이익잉여금은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를 연결시키는 항목이다.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면 이익잉여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부채가 늘었다기보다는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돼 부채비율이 상승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금호건설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조3927억원의 매출을 거뒀지만 1조5151억원의 매출원가와 649억원의 판매비 및 관리비를 제외하면 영업손실액이 1873억원으로 집계된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2023년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1조6054억원을 거뒀다. 매출원가는 1조5352억원으로 매출보다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판매비 및 관리비 534억원을 빼도 영업이익 167억원이 남았다.

◇선제적·보수적 리스크 반영…각종 원가·비용 급증

금호건설은 지난해 3분기 중 선제적으로 손실을 모두 털어내기로 결정했다. 빅배스를 단행해 각종 실적 및 재무지표가 급격히 악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일시적인 영향일뿐 오히려 지난해 4분기 이후부터 확실한 V자 반등을 약속한 상태다.

매출보다 매출원가가 더 나간 이유도 같다. 잠재적인 원가 상승 요인을 미리 비용 처리했다는 의미다. 금호건설은 대규모 터널공사 발주로 인한 터널 장비 수요 급증, 각종 민원으로 인한 공사지연,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외부 변수로 발생한 공사비 상승분을 선제적으로 반영했다.

여기에 더해 사업 중 추가 손실이 예상되는 계약도 해지했다. 이에 따라 계약금을 뱉어내고 중도금 이자 등도 미리 손실로 인식해 처리했다. 계약금 반환에 따라 현금을 일부 투입했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건설의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1300억원 정도로 전년 말 1638억원보다 338억원 줄었다.

중도금 이자 비용은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금융원가에 포함된다. 금호건설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순금융수익은 마이너스 126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에는 마이너스 50억원을 기록했던 항목이다.


이 외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기타비용도 대폭 늘었다. 금호건설이 사업성 악화 및 시행 손실로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 대여금 및 기타채권의 손상차손을 기타비용에 계상했기 때문이다. 회계상 보수적으로 처리하긴 했지만 추후 회수될 경우 환입처리로 손익이 오히려 개선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995억원의 기타비용이 발생했다. 전년 같은 기간엔 80억원 밖에 쓰지 않았던 비용이다. 이에 따라 당기순손실 폭이 더 커졌다. 같은 기간 229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는 당기순이익 756억원으로 흑자를 냈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말 600%대 이상으로 올랐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까지 100%p 안팎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올해 1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해 재무구조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