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중견건설사 재무점검

자산재평가 나선 KCC건설, 부채비율 개선 효과는

작년 연말 기준 170% 추산, 잠원사옥 장부가 '껑충'…FCF 적자 개선 과제

김서영 기자  2025-01-16 07:20:53
KCC건설이 잠원사옥 토지 재평가에 힘입어 부채비율 개선할 전망이다. 자산재평가 차액으로만 700억원의 순현금성 자산이 편입되기 때문이다. KCC건설은 작년 말 결산 기준 부채비율을 18%p가량 낮출 것으로 추산된다.

재무구조는 양호한 수준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188%, 순차입금의존도가 19.2%로 나타났다. 다만 마이너스(-) 현금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잠원사옥 토지 재평가에 700억 현금 유입

KCC건설은 최근 토지에 대한 자산재평가 결과를 공시했다. 재평가 대상은 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 587에 위치한 KCC건설 잠원사옥이다. 사옥 건물을 제외한 토지에 대해서만 자산재평가가 시행됐다. 경일감정평가법인이 자산재평가를 맡았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잠원사옥 토지에 대한 장부가액은 715억19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로부터 3개월이 지난 작년 12월 말 시행한 재평가에서 1416억1600만원으로 98% 증가하며 장부가액이 두 배가량 뛰었다. 재평가 차액은 700억9700만원이다.

KCC건설 관계자는 "2020년 사옥 인수 이후 주변 지역지가 상승 등으로 시세가 크게 상승했고 자산재평가를 통해 실질가치를 반영하고자 재평가를 시행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자산 및 자본 증대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처: KCC건설)

자산 재평가 차액은 자본 증가로 이어진다. 다만 회계상으로 재평가 차액 전체가 자본으로 반영되는 건 아니다. 이연법인세율에 따라 자본과 부채로 나눠서 계상된다. 통상 이연법인세율은 20~25% 수준에서 설정된다. 700억원의 재평가 차액에 대한 이연법인세율을 20%로 가정하면 560억원이 자본으로, 140억원이 부채로 들어간다.

이에 따라 KCC건설의 지난해 결산 기준 부채비율은 170.45%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단 이연법인세율이 공시되지 않았고, 연말 결손금에 따라 자본 규모가 달라진다. 따라서 정확한 부채비율은 오는 3월 사업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KCC건설은 내부적으로 연간 부채비율이 160%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출처: KCC건설 사업보고서)

◇차입 부담 속 '마이너스' 현금흐름 극복 과제

KCC건설의 재무구조는 양호한 상황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188.3%로 나타났다. 부채비율 적정선인 200%을 밑돌지만, 2020년 말(144%)부터 4년째 부채비율 상승세가 이어졌다.

또한 2021년 이후 부족한 현금을 외부 자금 조달로 대응하며 차입 부담을 키웠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2534억원으로 전년 말(587억원)과 비교해 4배 넘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순차입금의존도는 4.7%에서 19.2%로 14.5%p 상승했다.

기업이 자유롭게 사용하는 현금을 뜻하는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FCF를 -16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798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FCF가 줄어든 셈이다.

건설업계에서는 공사비 투입 부담 증가와 분양률이 저조한 사업장에 대한 채권 회수 지연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매출채권 회수가 지연되고 있는 사업장은 대구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1306억원)과 라피아노 스위첸 양주옥정(1073억원) 등이다.

PF 우발채무도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는 잠재요인이다. 대구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과 김포 한강시네폴리스 등 두 개 사업장에 대한 만기 연장 및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PF 우발채무가 발생했다. 이에 작년 3분기 말 기준 PF 우발채무 잔액은 2023년 말(2065억원) 대비 160.48% 증가한 5379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작년 11월 광주 상무퍼스티지 스위첸 사업장 준공 기한을 연장하며 1160억원의 자금보충 약정을 추가로 제공했다.

KCC건설 관계자는 "작년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200% 미만이고 이번 자산재평가를 통해 자기자본의 15%에 해당하는 현금성자산이 편입되면서 부채비율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작년 4분기부터 대구 사업장도 소진이 잘 되고 있어 현금흐름이 양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