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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중소 보험사는 지금

다시 보험통 맞은 흥국화재, 중간 성적표는

⑦지난해 주요 경영지표 개선…5년 재임한 권중원 전 대표 길 따를까

조은아 기자  2025-01-22 10:53:01

편집자주

경쟁 심화와 인구 변화에 따른 구조적 성장 둔화 등 보험업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화려한 외형 성장 이면에 늘 그림자처럼 우려가 따라다녔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런 요인들이 중소 보험사에겐 더더욱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생보사나 손보사 모두 '빅5'에 들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높다. 더벨이 국내 중소 보험사들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봤다.
흥국화재는 지난해 3월 새 대표이사를 맞았다. 기존 관 출신 인사에서 보험 전문가로 CEO 선임 기조에 변화를 줬다. 송윤상 대표는 상품기획, 리스크관리, 경영기획 등 보험업 전반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을 이끌기도 했다.

흥국화재가 보험 전문가를 대표로 선임한 배경엔 결국 본업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다. 보험업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다. 본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게 시시각각 바뀌는 규제에 가장 효율적이고도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이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은 본업, 1년 성적표 살펴보니

흥국화재는 2022년 관 출신의 임규준 대표를 선임했다. 보험업에 종사한 경험은 없지만 당국에 몸담은 경험을 가진 인물을 선임해 대외 네트워크 역량을 강화했다. 임 대표는 매일경제신문 및 MBN 국장을 거쳐 금융위원회 대변인,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 사무국장을 지낸 인물이다.

반면 송 대표는 30년 이상 업권에 몸담은 보험 전문가다. 현대해상과 삼성생명, KB생명보험에서 근무했다. KB생명에서는 리스크관리본부장(CRO)을 거쳐 경영기획본부장(CFO)을 역임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IFRS17 도입 과정에 기여했다는 점이다. 그는 한국보험계리사회에서 IFRS17 도입 준비위원장, IFRS17 실무특별위원장을 지냈다.


취임 1년을 향해가는 지금 중간 성적표를 살펴보면 다시 보험 전문가를 대표로 세운 선택이 옳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해 1~3분기 흥국화재 순이익은 1978억원으로 전년 동기(1653억원)보다 20% 증가했다. 보험손익이 소폭 줄었지만 투자손익이 흑자로 돌아선 영향을 받았다. 2023년 1~3분기 투자손익은 마이너스(-) 631억원이었으나 지난해 1~3분기엔 34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익성 지표도 일제히 우상향했다. 운영자산이익률은 2.59%에서 4.47%로 1.88%포인트 상승했고, 영업이익률도 6.90%에서 9.60%로 2.70%포인트 높아졌다. 총자산이익률(ROA)은 1.76%에서 2.13%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54%에서 22.93%로 각각 상승했다.

건전성만 다소 악화됐다. 지급여력비율(K-ICS비율, 킥스비율)은 2023년 3분기 말(경과조치 후) 272.6%에서 지난해 3분기 말 203.32%로 크게 낮아졌다. 다만 당국의 권고치 대비로는 충분히 여유있는 수준이다.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는 되려 상승했다. 160.91%에서 162.30%로 소폭 높아졌다.

◇CEO 잔혹사 끊은 권중원 전 대표 이어갈까

한때 흥국화재는 CEO의 무덤으로 불렸다. 2006년 태광그룹에 인수된 이후 2017년 권중원 전 대표가 취임하기 전까지 11년 동안 대표가 무려 9번이나 바뀌었기 때문이다. 권 전 대표는 2017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5년간 흥국화재 대표로 재직했는데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CEO였다.

이전 대다수의 CEO들은 보장된 임기를 채우기는커녕 1년도 지나지 않아 자리에서 물러난 사례가 많았다. 2007년 8월부터 2008년 6월까지는 10개월 동안 대표가 네 차례나 바뀌기도 했다. 실적 부진과 오너 공백기 최고위 경영진간 갈등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권 전 대표 역시 송 대표와 마찬가지로 보험업에 오랜 기간 몸담은 보험 전문가다. 흥국화재 대표에 취임하기 전까지는 LIG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에서 근무했다. 그간 잦은 대표 교체로 좀처럼 자리를 잡지못했던 흥국화재는 권 전 대표 이후 실적이나 건전성 측면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는데 성공했다.

권 전 대표 이후 자리를 이어받은 임규준 전 대표 역시 2년의 임기를 무난히 마쳤다. 실적 등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으면서 연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지금은 보험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2년의 임기만 채우고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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