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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의 CFO

흥국화재, 50% 밑도는 기본자본 킥스 '고민'

③삼성생명 출신 설성엽 경영기획실장 CFO…킥스 220%, 기본자본킥스 42%

정지원 기자  2026-01-15 12:36:56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흥국화재 CFO는 설성엽 경영기획실장 상무가 맡고 있다. 삼성생명 출신인 그는 보험 컨설팅펌에 있다가 2024년 7월 흥국화재에 합류했다. 신지급여력비율 도입에 대한 실무 이해도가 뛰어난 전문가로 알려졌다.

흥국화재는 김대현 새 대표이사를 맞으면서 재무라인도 강화했다. 설 CFO가 총괄하는 경영기획실에 담당임원 자리를 추가로 만들었다. 흥국생명과 태광산업이 부장급 인물에게 CFO를 맡긴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여전히 흥국화재는 CFO 역할이 막중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흥국화재는 자본 적정성 개선 필요성이 크다. 지급여력비율 자체는 금융당국 기준치를 상회하지만 새로 도입될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이 40%대로 현저하게 낮은 점이 고민이다.

◇흥국생명 40%, 태광산업 39% 지분 보유…최상단에 이호진 전 회장

흥국화재는 1948년 고려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로 설립됐다. 1994년 쌍용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로 변경됐다. 2006년 태광그룹에 편입돼 현재 흥국화재해상보험으로 사명을 달았다. 태광그룹 금융계열사 흥국생명보험이 지분 40.06%를, 비금융계열사 태광산업이 39.13% 지분을 보유 중이다.

흥국화재 지배구조 최상단은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으로 이어진다. 흥국화재 최대주주인 흥국생명은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이 지분 56.50%를 보유하고 있다. 태광그룹 모기업인 태광산업 역시 이 전 회장이 최대주주다. 지분 29.48%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했다.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는 경영기획실장에게 CFO 직을 맡긴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말 김대현 대표이사 부사장이 흥국화재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연쇄 이동이 있었다. 흥국생명 새 대표이사를 김형표 경영기획실장 상무가 맡게 되면서 흥국화재 문기영 마케팅실장 부장이 자리를 채웠다.

흥국화재는 수장이 바뀌는 이슈가 있었지만 설 CFO는 자리를 지켰다. 설성엽 경영기획실장 상무가 2024년 7월부터 흥국화재 CFO로 살림을 챙기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2년 임기를 받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송윤상 직전 대표이사와 설 CFO만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설 CFO는 1968년 2월생으로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삼성생명 지역단 담당 사원으로 입사했다. 상품개발팀, 영업기획팀을 두루 거쳤다. 부평지역단 지점장, 마케팅실 차장, 뉴욕주재사무소 주재원 등 요직을 꿰차며 경력을 쌓았다. IR팀 팀장, 금융상품개발 파트장을 끝으로 2013년 삼성생명을 떠났다.

2014년 라이나생명보험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상품기획및운영부 이사를 맡았다. 이듬해 합류한 보험부문 컨설팅펌 SIG파트너스에서는 새 제도 전문가로 거듭났다. 설 CFO는 SIG파트너스에서 IFRS17과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도입 대비 보험사별 관리회계 체계 설계 및 시스템 구축 등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라인 강화, 경영기획실 담당임원 추가…외부 전문가 CFO 유임

흥국화재는 외부 전문가를 CFO로 영입해 임원으로 뒀다. 태광그룹 다른 계열사와 차이가 나는 지점이다. 흥국생명 CFO는 흥국화재 공채 출신 문기영 경영기획실장이 맡고 있다. 태광산업 전영우 재무실장 CFO 역시 회사 공채 출신이다. 두 CFO 모두 부장급으로 임원 승진하지 않은 점도 특징이다.

다각도의 해석이 가능하다. 먼저 흥국생명과 태광산업 CFO의 사내 위상이 낮아진 건 사실이다. CFO에게 중책을 맡기고 직원을 앞세운 게 아니라면 임원급이 굳이 CFO를 맡지 않아도 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공채 출신에게 곳간을 맡기고 점진적 세대교체를 진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회사의 전략 과제가 재무 관리보다는 신성장동력 발굴에 있기도 하다. 흥국생명의 경과 조치 후 킥스비율은 200%대로 안정적으로 자본을 관리 중이다. 태광산업 역시 부채비율 20% 미만, 현금성자산 2조원 안팎으로 재무구조가 탄탄하다. 오히려 M&A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흥국생명은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인수전에 참여했고 태광산업은 지난해 애경산업 인수를 마쳤다.

흥국생명과 태광산업의 사례를 보면 흥국화재는 반대로 CFO의 역할이 절실한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맥락에서 재무라인도 강화했다. 경영기획실장인 설 CFO 아래 전에 없던 담당임원 자리를 만들었다. 최호승 상무보를 경영기획실 담당임원으로 발탁했다.


◇보험손익 42% 축소, 기본자본 킥스 50% 미만 '빨간불'

흥국화재의 실적은 변동성이 커졌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5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떨어졌다. 투자손익이 623억원으로 82.7% 늘었지만 보험손익이 1320억원을 기록해 4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증가세이지만 손해율도 상승한 탓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92.5%다.

수익성 하락 국면에서 자본 적정성 관리 필요성은 증대되는 추세다. 흥국화재는 2023년 IFRS17 도입 후 자본 추이가 급변했다. 2022년 말 2조6000억원에 육박했던 자기자본이 2024년 말 기준 770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8800억원으로 소폭 증대됐다.

물론 흥국화재 킥스비율은 감독당국의 권고기준인 150%를 웃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경과조치 적용 전 174.13%, 적용 후 220.37%로 각각 집계됐다. 전년 동기 162.30%, 203.32%보다 높아졌다. 설 CFO 합류 이후 자본 적정성이 개선된 셈이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기본자본 킥스비율 규제 도입을 예고하면서 흥국화재에는 지속 과제가 부여됐다.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보완자본을 늘려 킥스비율을 끌어올렸다. 흥국화재는 지급여력금액에서 보완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가까워졌다.

흥국화재는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금융당국의 기준치를 하회한다. 권고 수준은 80%, 규제 기준은 50%다. 흥국화재의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경과조치 적용 전 21.96%, 42.13%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완자본 의존도를 낮추는 게 흥국화재의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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