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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의 CFO

태광산업, 부장에게 맡긴 4.7조 자산

①전영우 부장, 지난해부터 재무실 총괄…추가 자금조달 계획 아직 '無'

정지원 기자  2026-01-13 08:26:02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태광그룹은 모기업 태광산업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M&A를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재무 컨트롤타워인 CFO의 사내 위상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CFO인 재무실장은 과거 상무급이 맡았지만 지난해 초부터 부장이 실을 총괄하고 있다. 태광산업 공채 출신으로 회계팀 등에서 오랜 기간 내부 살림을 챙겨온 전영우 부장이 재무실장이다.

재무실의 과제는 막중해졌다. 태광산업의 총 자산은 4조6700억원, 현금성자산 규모는 2조700억원에 달한다.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1조5000억원 수준의 투자도 계획했다. 탄탄한 재무구조에도 불구하고 현금 창출력은 악화하는 국면에 있다. 결국 대규모의 자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고 더불어 교환사채 발행 무산 이후 외부 자금조달 계획도 다시 세워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그룹 모태…이호진 전 회장 '고문' 역할, 29% 지분 보유

태광그룹은 1950년 이임용 창업주가 설립한 태광산업을 모태로 성장했다. 섬유·석유화학, 금융, 미디어, 인프라·레저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국내 재계 순위 59위, 공정자산총액 8조6680억원을 기록했다.

태광그룹의 동일인은 이호전 전 회장이다. 이 창업주 회장의 3남이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그룹을 이끌다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모기업인 태광산업을 비롯해 흥국생명보험, 흥국증권, 대한화섬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모두 직접 소유하고 있다. 총수 자격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이유다.


태광산업은 태광그룹의 모태이자 핵심 비금융계열사다. 이 전 회장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보통주 32만8189주, 지분 29.48%를 보유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뗀 뒤 비상근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유태호 대표이사 사장이 태광산업 수장이다. 유 대표는 1980년 흥국생명에 입사했다. 2002년 태광산업으로 자리를 옮겨 총무, 부동산 자산관리, 홍보 임원 등을 지냈다. 2023년 8월부터는 그룹 인프라·레저 계열사인 티시스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지난해 3월 태광산업 대표이사로 돌아왔다. 티시스 대표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태광산업 회계 전문가, CFO로 선임…직급 상무보→부장

재무실 수장이 태광산업의 CFO다. 지난해부터 임원이 아닌 부장급 인사가 재무실장을 맡았다. 전영우 부장은 1년간 재무실장 대행으로 일한 뒤 올해 초부터 정식 재무실장으로 선임됐다. 올해 초 기준으로 아직 임원 승진을 하지 않은 상태다.

전 CFO는 1975년생으로 한양대를 졸업했다. 아직 임원을 달지는 않았지만 태광산업에서 20년 이상 일한 순혈로 분류된다. 2002년 7월 공채로 회계팀에 입사한 뒤 기획팀을 거쳤다. 2020년에는 회계팀으로 돌아와 팀장을 맡았다.

전 CFO는 지난해 초 전임 이명철 CFO가 물러나자 재무실장 대행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이 전 CFO는 흥국화재 경리팀장, 흥국생명 회계팀장으로 있었다. 2019년 흥국생명에서 경영기획실 담당 상무보를 맡으며 일찍이 임원 승진했다. 2022년 태광산업 재무실장 상무보로 선임돼 2024년 말까지 CFO 역할을 수행했다.


재무실은 실질적으로 관리 담당임원 산하에 배치돼 있다. 정인철 부사장이 미래사업총괄, 이부의 전무가 사업총괄을 맡았다. 재무실은 이 전무가 총괄한다. 관리 담당임원인 정 부사장이나 이 전무는 사내이사로 활동하지는 않고 있다.

태광그룹은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M&A에 나섰다. 관리 담당임원인 정 부사장을 지난해 7월 영입해 미래사업추진실 총괄을 맡겼다. 정 부사장은 AT커니, IBM 글로벌비지니스서비스, STX를 거쳤다. 미래사업추진실은 그룹 주요 딜을 진두지휘하는 곳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 마이너스 전환, 외부 자금조달 불가피

M&A 추진 동력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자금 관리가 동반돼야 한다. 게다가 태광산업은 M&A를 위해 1조50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단순한 자금 관리 이상으로 추가적인 조달이 필요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FO가 이끄는 재무실의 힘이 많이 빠져 있는 모양새다.

태광산업의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4조6700억원에 달한다. 2024년 연결기준 연 매출은 2조1200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42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단기금융상품과 당기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을 포함해 약 2조700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실이 관리해야 하는 자금 규모가 적은 편은 아닌 셈이다.

투자를 지속하기에 현금성자산이 많이 부족하거나 재무 구조가 부실한 상태는 아니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6.5%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2조2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과 잉여현금흐름(FCF) 등이 모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2024년 연결기준 OCF는 1780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는 -23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FCF 역시 1520억원에서 -1600억원으로 돌아섰다. 지금까지는 순현금 체제를 유지해 왔지만 수익성이 악화하고 현금창출력이 떨어져 간다는 의미다. 계획과 같은 규모의 투자를 위해서는 외부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태광산업이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EB)로 약 3200억원을 선제 조달하려 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러나 주주 우려와 법적 절차로 EB 발행이 무산됐다. 조달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올해 재무실의 과제는 투자 확대에 따른 안정적인 자금 및 리스크 관리"라고 설명하면서 "추가 자금조달 및 주주가치 제고 계획은 현재로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 및 경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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