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은 섬유·석유화학 사업에서 시작해 재계순위 60위권 안팎에 안착했다. 그 중심에는 핵심 계열사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이 있다. 태광산업이 석유화학부문과 섬유부문 등을 갖췄다면 대한화섬은 합성섬유 제조 및 판매를 주업으로 삼고 있다.
두 회사가 주요 임원들을 공유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섬유 부문 사업이 겹치는 가운데 계열사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다. CFO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초부터 태광산업 재무실장을 맡고 있는 전영우 부장이 대한화섬 재무실도 이끌고 있다.
과거에 비해 재무실의 입지는 약화했다는 평가다.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모두 통상 임원에게 재무실을 맡겼지만 이 같은 기조에서 벗어난 상태다. 더불어 대한화섬의 경우 2022년부터 2년간은 재무실장이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기도 한 바 있다.
◇태광산업-대한화섬 주요 임직원 직책 겸직 체제 태광그룹은 1950년 이임용 창업주가 설립한 태광산업이 모태다.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국내 재계 순위 59위, 공정자산총액 8조6680억원을 기록했다. 그룹은 섬유·석유화학, 금융, 미디어, 인프라·레저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섬유·석유화학 부문은 태광산업을 비롯해 총 8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이 외 서한물산, 세광패션, 티엘케미칼 등 계열사와 해외법인이 3곳이 있다.
태광그룹 동일인 이호진 전 회장은 그룹의 주요 계열사 지분을 모두 직접 소유 중이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이 전 회장 지분이 29.48%다. 대한화섬도 비슷하다. 이 전 회장 지분이 같은 기간 20.04%다. 비영리법인 세화학원(5.00%)과 계열사 티알엔(33.53%), 친인척 이현준씨(3.15%)가 나머지 지분을 나눠 가졌다.
김대정 대표이사 상무가 대한화섬 수장이다. 김 대표는 1968년생으로 동국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그룹 출신은 아니다. 코오롱머티리얼 등을 거쳐 태광산업에 합류했다. 현재 태광산업 섬유사업본부장을 겸직하고 있다.
태광그룹은 계열사간 임원들의 겸직이 많은 편이다. 유태호 태광산업 대표이사 사장은 현재 티시스 대표이사를 겸임하는 중이다. 김 대표 전임자인 오용근 전 대표이사 전무 역시 태광산업 지원본부장과 대한화섬 대표이사 역할을 함께 수행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9월 말 기준 6명의 태광산업 임원이 대한화섬 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정식 상무 생산본부장 △장근배 상무 인사실장 △김대정 상무 영업담당 △노중현 상무보 구매실장 △최인준 상무보 감사실장 △황태영 상무보 기획실장 등이다. 두 회사간 직책도 모두 같다.
◇전영우 부장, 그룹 회계 전문가…승진은 '아직'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은 재무실 수장에게 CFO 자리를 맡긴다. 현재 두 회사 재무실은 전영우 부장이 모두 관리하고 있다. 태광산업 CFO와 대한화섬 CFO가 같다는 의미다.
전 CFO는 그룹 내 회계팀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았다. 1975년생으로 한양대를 졸업했다. 2002년 7월 태광산업 회계팀에 입사한 뒤 기획팀 등을 거쳤다. 2020년 회계팀으로 돌아와 팀장을 맡았다. 지난해 초 재무실장 대행으로 자리를 이동한 뒤 올해 초 정식 재무실장으로 선임됐다.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모두 전반적으로 재무실의 사내 입지가 약화한 상태다. 두 회사는 과거 임원에게 재무실을 맡겼다. 전 CFO의 전임자는 이명철 CFO로 2019년 흥국생명에서 상무보로 승진한 바 있다. 2022년 태광산업 재무실장 상무보로 선임돼 2024년 말까지 CFO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에는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의 재무실장 겸직 체제도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화섬은 2022년 초 임병욱 태광산업 경영기획실장 상무를 경영기획 담당임원 및 재무실장으로 데려왔다. 이 전 태광산업 CFO가 대한화섬 CFO가 아니었던 셈이다.
게다가 임 전 CFO는 대한화섬 재무실장을 겸직하면서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했다. 대한화섬은 대표이사와 기획재무 담당임원 등 2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있다. 당시에는 대한화섬 2인자가 CFO로 재무실을 이끌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임 전 CFO는 2년 임기를 마치고 대한화섬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영향력만 행사했다. 2024년 초부터 1년간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하다가 이마저도 일신상 이유로 사임했다. 태광산업 일에만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태광산업 산업용소재영업담당으로 있다.
재무실의 위상이 떨어졌다는 건 현재 대한화섬이 중요 과제가 재무 건전성 관리에 있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 말 별도기준 대한화섬의 부채비율은 17% 수준에 불과하다.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 규모도 540억원에 달한다.
부장급이 재무실장을 맡고 있기는 하지만 황태영 상무가 실질적으로 재무실 등을 총괄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함께했다. 황 상무는 태광산업 기획실장 겸 대한화섬 기획재무 임원이다. 임 전 CFO가 떠난 뒤 자리를 넘겨받았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한화섬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