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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중흥그룹, 8000억 중 4500억 상환…계열사 '총동원'

①지난해 12개 법인서 1조1430억 조달, 이달 중순 신규 대출약정 체결

이재빈 기자  2025-02-11 07:08:50

편집자주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금융 재구조화에 나섰다. 그동안 인수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은 '승자의 저주'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였다. 조만간 만기를 앞둔 가운데 재구조화를 통해 인수금융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는 게 핵심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더벨은 중흥의 대우건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진행 상황과 의미, 향후 과제 등을 짚어본다.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이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인수금융의 주체인 중흥토건은 8000억원에 달하는 대출잔액 중 4500억원 가량을 상환하고 3500억원을 신규 대출약정으로 다시 조달한다. 큰틀에서 이처럼 윤곽을 잡고 이르면 다음주 중으로 리파이낸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상환자금의 상당부분을 그룹 계열사에게서 조달한 장기차입금으로 마련했다. 자금을 댄 계열사 대부분이 현금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빚을 내서 중흥토건에 대출을 제공한 흔적도 엿보인다. 인수금융 만기에 대응하기 위해 그룹의 조달 역량을 결집해 상환재원을 마련한 셈이다.

◇대주단과 금리 협상 마무리 단계, 이르면 이달 중순 차입조건 확정

중흥그룹은 우리은행과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과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2021년 2월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조달한 차입금으로 만기는 이달 말이다.

당시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취득하기 위해 총 2조670억원을 투입했다. 이 가운데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된 규모는 총 1조2000억원으로 중흥토건이 1조200억원, 중흥건설이 1800억원을 각각 대출 받았다. 전체 매입금액의 절반 이상을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한 셈이다. 나머지 8670억원은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이 보유하고 있던 현금으로 마련했다.

2023년 말 기준 인수금융 잔액은 중흥토건이 7147억원, 중흥건설이 1785억원이다. 조달 당시 만기가 6개월로 설정됐던 브릿지론 30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차입금이 거의 그대로 남아있다. 다만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은 약 8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중흥그룹이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인수금융 일부를 꾸준히 상환한 결과다.

이 가운데 리파이낸싱 규모는 약 3500억원이다. 구체적인 금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중흥그룹과 대주단은 기존 인수금융 만기일을 일주일 이상 앞두고 대출약정을 체결할 예정인데 정확한 금리는 이때 확정된다. 현재는 어느정도 수준의 금리를 적용할지를 두고 막바지 협상 중이다.

다만 이자율 상승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인수금융 조달 이후 한국의 기준금리가 꾸준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2022년 2월 1.25%였던 기준금리는 2025년 2월 현재 3%로 설정돼 있다.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순차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조달 당시보다 1.75%포인트(p) 높은 수치다.

2023년 말 기준 인수금융 금리는 4.86~6.1%로 나타났다. 선순위 금리가 4.86%인 셈이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폭 1.75%포인트(p)를 단순 합산하면 선순위 기준으로 금리가 6.6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순위 금리는 8%에 육박하게 된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현재 이자율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대주단과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는 중"이라며 "구체적인 조건은 2월 중순에 확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수금융 상환재원 계열사 차입금, 연결기준 이자비용 부담 '그대로'

만기에 상환하는 대출액은 4500억원 규모다. 주로 계열사 차입을 통해 상환재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중흥그룹 내에서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면서 1조200억원의 인수금융을 차입한 중흥토건이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대규모 장기차입금을 조달해 대출을 상환하는 구조다.

중흥토건이 2024년 한해 동안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조달한 장기차입금은 총 1조143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 12개 계열사로부터 30차례에 걸쳐 차입이 이뤄졌다. 차입 기간은 3년, 이자율은 4.6%로 모두 동일하다.

중흥토건에 가장 많은 대출을 실행한 계열사는 중흥산업개발이다. 2024년에 총 6차례에 걸쳐 2570억원을 중흥토건에 빌려줬다.

1997년 설립된 중흥산업개발은 2023년 말 기준으로 중흥에스클래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법인이다. 2023년 기준 연간 실적으로 매출 1796억원, 영업이익 233억원, 순이익 32억원을 기록했다. 중흥에스클래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64.6%를 보유한 중흥토건이다.

중흥산업개발 외에도 5개 계열사가 중흥토건에 각각 1000억원 이상 규모로 대출을 실행했다. 이들 계열사 명단과 실행된 대출 규모는 △중봉산업개발 1490억원 △순천에코밸리 1300억원 △새솔건설 1270억원 △중흥에스클래스 1250억원 △중봉건설 1240억원 등이다.

계열사들이 실행해 준 대출의 자금 출처에도 관심이 쏠린다. 6개 계열사가 지난해 중흥토건에 제공한 장기차입금은 총 9120억원에 달한다. 반면 2023년 말 기준 이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합계는 1879억원에 그쳤다. 외부에서 대규모 현금 유입이 없었다면 대출을 실행해 주기 어려운 구조다.

중흥토건에게 2570억원의 자금을 대출한 중흥산업개발의 경우 2023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79억원에 불과하다. 단기금융상품 등 즉시 유동화가 가능한 다른 항목도 없다. 분양미수금 1654억원 등이 유동자산으로 분류돼 있지만 건설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들 매출채권이 지난해 즉각 현금화됐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6개 계열사 중 4곳은 마이너스(-)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록했다. 2023년 말 기준 중흥산업개발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996억원으로 나타났다. 중봉산업개발은 453억원, 새솔건설은 595억원, 중흥에스클래스는 496억원의 현금이 영업활동으로 유출됐다. 양수를 기록한 순천에코밸리는 1923억원, 중봉건설은 20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설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계열사가 외부에서 자금을 차입하지 않고 중흥토건에 대출을 제공하기는 쉽지 않은 셈이다. 계열사들이 외부 차입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또다시 대출을 실행했다면 중흥토건은 여전히 연결기준 재무제표 상 8000억원에 달하는 인수금융에 대한 이자비용 부담을 짊어지고 있는 셈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별 2024년 현금흐름과 신규차입 규모 등은 공시사항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공개가 불가능한 지표"라면서도 "인수금융 관련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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