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자이S&D(자이에스앤디)가 배당 공시 당일 이를 번복했다. 이사회를 열어 주당 배당금을 50원으로 의결했으나 하루가 지나지 않아 이사회를 다시 열어 이보다 3배 늘어난 150원으로 증액 의결했다. 자이에스앤디는 현금흐름 개선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배당 규모를 늘렸다고 밝혔다.
최근 준공된 대구 수성 자이르네와 신설동역 자이르네 등에서 미수금 회수가 원활하게 진행됐다. 무엇보다 핵심 재무 카드로 거론된 SK네트웍스 부지 매각 성사를 눈앞에 두면서 전망치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우선주 누적 배당 조건도 예정대로 이행하기로 결정했다.
◇'SK네트웍스 부지 매각' 소식에 배당금 3배 증액
자이에스앤디는 최근 이사회를 개최해 주당 배당금으로 50원을 의결했다.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주당 배당금 50원으로 동일했다. 이에 배당총액은 24억1800만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이에스앤디는 같은 날 이사회를 한 번 더 개최했다. 두 번째로 열린 이사회에서 주당 배당금을 150원으로 3배 증액하기로 결정되며 정정공시를 냈다. 보통주와 우선주 주당 배당금 모두 150원이다. 이에 배당총액은 보통주 57억1688만원과 우선주 15억36900만원으로 총 72억5378만원이 됐다.
이는 배당 재원이 되는 연간 순이익을 웃도는 수치다. 작년 말 연결 기준 잠정 순이익은 66억4400만원으로 추산됐다. 이에 배당성향은 정정공시 전 36.39%에서 109.18%로 뛰었다. 자이에스앤디는 배당가능이익금으로 적립된 1400억원을 활용해 배당을 시행하겠단 입장이다.
(출처: 자이S&D)
하루 사이에 배당 규모를 3배 늘릴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첫 번째 이사회가 열린 후 현금흐름 전망치에 결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자이에스앤디는 현금흐름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며 배당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분양 사업장에서 미수금 회수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현금흐름 전망치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미분양으로 우려를 낳았던 대구 수성구 '범어자이르네'와 서울 '신설동역 자이르네' 현장 등에서 미수금이 회수됐다.
무엇보다 현금흐름 전망을 '청신호'로 돌려놓은 건 SK네트웍스 부지 매각이다. 자이에스앤디는 지난 2020년 6월 555억원에 사들였던 SK네트웍스 주유소 부지 매각을 진행 중이다. 개발 사업을 위해 매입했으나 작년 5월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 배당 결정이 있던 당일 부지 매각 계약이 결정된 것이다. 작년 3분기 말 장부가액은 629억원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 주유소 부지 매각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2020년 매입 당시보다 부동산 가치가 상승했고 개발 인허가와 철거 및 토지정화작업을 마친 상태로 매각가치가 더 높아졌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배당 규모가 커지며 중장기 배당정책 목표도 충분히 달성할 전망이다. 작년 2월 자이에스앤디는 향후 3년간 적용될 중장기 배당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2026년까지 반영될 배당정책의 기준은 연결 기준 조정 지배주주 순이익의 15% 이상이었다. 작년 말 기준 조정 전 지배주주 순이익은 16억5100만원으로 목표치를 크게 넘기게 됐다.
◇우선주 '누적 배당금' 조건 이행 영향도
자이에스앤디가 배당금 증액을 결정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상환전환우선주(RCPS) 누적 배당금 때문이다. 우선주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는 '글랜우드솔루션제일호'다. 소유 주식수는 1024만6000주로 지분율로는 20.9%에 이른다.
우선주는 2021년 자이에스앤디가 자이C&A(자이씨앤에이)를 인수하면서 생겼다. LG그룹에서 당시 S&I건설을 인수할 때 글랜우드PE를 통해 1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때 우선주를 발행하며 '발행가 기준 연 1.5%의 우선 배당률에 따라 이익을 배당한다'는 조건이 달린 것이다.
누적 배당금이란 한마디로 기존 공시대로 주당 50원을 배당한다고 해도 내년에 주당 100원의 배당을 추가로 실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자이에스앤디는 순이익이 전년 동기(406억8600만원) 대비 83.67% 줄어들었음에도 우선주 배당 규모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자이에스앤디 관계자는 "현금흐름을 보수적으로 잡아 배당을 결정했는데 당초 예측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큰 상황으로 판단돼 배당 규모를 늘렸다"며 "여기에 우선주 누적 배당금 조항과 주주가치 제고까지 고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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