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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

현대엘리베이터, 번 것보다 배당 더 많이 했다

재원 줄었는데 더 커진 총액…배당기준일 유연화·분기배당 도입 추진

허인혜 기자  2025-03-14 20:34:48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4년 분기배당과 결산배당을 위해 당기순이익의 102%를 사용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3년 사업연도 기준 주당 결산배당금을 전년대비 8배 늘린 바 있다. 2024년에는 결산배당금의 규모는 유지한 채 중간배당을 도입하면서 연간 주당 배당금이 더 확대됐다.

정관을 개정해 주주환원 정책을 한번 더 강화한다. 이달 주주총회를 거쳐 배당기준일을 유연화하고 분기배당을 도입하기로 했다.

◇당기순이익 줄어도 배당금 확대

현대엘리베이터는 2024년 주당 결산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400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배당금의 총액은 1444억원이다. 시가배당률은 6.8%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7월 주당 1500원의 중간배당도 실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541억원이었다.

한해 동안 배당을 위해 사용한 금액이 1986억원이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939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의 102% 이상을 배당을 위해 사용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3년 11월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2023~2027년 5개년에 해당하는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으로 당기순이익(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경상적 이익)의 50% 이상을 현금배당 또는 자기주식 취득이나 소각에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경상적 이익과 별도로 일회성 이익의 일정 비율을 현금배당 또는 자기주식 취득이나 소각에 활용한다고 했다. 최저 배당금도 주당 500원으로 설정했다.

2023년에는 일회성 요인 등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는데도 주주환원 정책을 그대로 적용했다. 2023년 당기순이익이 3143억원, 배당금 총액이 1444억원이었다. 자사주 소각 계획 등을 고려하면 약속을 지킨 셈이다. 이에 따라 2023년 주당 배당금은 2022년 대비 8배 확대됐었다.


◇배당기준일 유연화·분기배당 도입 추진

정관 변경을 추진해 주주환원 정책을 더 강화한다. 지난해 밸류업 공시에 이은 또 한번의 변화다. 관련 정기 주주총회는 이달 열린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사회 결의로 배당의 기준일을 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매 결산기말 주주명부에 등록된 주주나 등록질권자에게 이익배당금을 지급한다는 조항을 바꾼 것이다.

또 분기배당을 도입해 배당의 빈도를 높였다. 본래 중간배당을 도입하고 있었다. 정관이 개정되면 현대엘리베이터는 3·6·9월 이사회 결의에 따라 이익배당을 시도할 수 있다.

2024년 주당 결산 배당금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중간배당을 도입해 총량이 확대된 점을 염두에 두면 2025년 배당총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특별 결의안이지만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안건인 만큼 주요 주주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요 주주는 현대홀딩스컴퍼니와 쉰들러, 국민연금공단, 외국계 펀드인 오르비스 등이다. 현대홀딩스컴퍼니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27.06%, 쉰들러가 9.94%, 국민연금이 7.23%, 오르비스가 6.16%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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