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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 재무지표 반등에 한기평 등급 방어할까

자산 매각 영향으로 순현금 전환·레버리지 지표 개선, 4~5월 등급 윤곽 나올 듯

안정문 기자  2026-03-20 10:06:10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해 현금성자산을 늘리면서 순차입금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각종 재무지표 수치를 개선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기업평가의 등급이 낮아질 정도로 악화됐던 재무지표 수치도 반등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영업 개선이 아닌 자산 매각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A+, 안정적 복귀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현재 현대엘리베이터 등급은 스플릿(불일치)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한기평은 A+, 부정적, 나이스신용평가는 A, 안정적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등 합산) 규모가 눈에 띄게 확대됐다. 2025년 현금성자산은 1조55억원 수준으로 전년 6916억원 대비 3000억원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차입금은 같은 기간 1조170억원에서 9393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그 결과 순차입금은 3254억원에서 마이너스 662억원으로 전환됐다.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보다 많아지며 사실상 순현금 상태에 들어선 것이다.

재무지표 개선은 주요 레버리지 지표에도 반영됐다. 순차입금/EBITDA는 2024년 1.2배에서 2025년 -0.25배로 떨어졌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024년 28.5%에서 2025년 25.2%로 낮아졌다. EBITDA도 2612억원 수준을 유지하면서 차입 부담 지표가 전반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변화는 등급하향 기준과 비교해도 의미가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순차입금/EBITDA 0.5배 초과, 차입금의존도 27.5% 초과 등을 등급 하향 변동요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최근 3년 평균 기준으로 보면 현대엘리베이터의 차입금의존도는 26.7%, 순차입금/EBITDA는 1.35배로 나타났다. 차입금의존도는 기준선에 근접해 있었고 순차입금/EBITDA 역시 일정 수준의 레버리지를 유지해온 셈이다.


하지만 2025년 단일 연도 기준으로 보면 두 지표 모두 하향 기준선을 벗어난 상태다. 차입금의존도는 27.5% 기준 아래로 내려왔고 순차입금/EBITDA 역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표면적으로 재무안정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이번 재무지표 개선이 영업 현금창출 확대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연지동 사옥을 매각하고 현대무벡스 지분을 처분하는 등 자산 효율화 작업을 진행했다. 현금성 자산 확대 역시 이러한 자산 매각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평가에서는 재무지표 개선의 지속성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업기반에서 현금 창출력이 확대된 것인지 아니면 일회성 자산매각 효과인지에 따라 신용도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신용등급과 금리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연초 회사채 발행을 검토했지만 금리 상승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해 발행 일정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정기 신용평가 일정이 다소 늦어지면서 아직까지 등급 향방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늦어도 3월까지 마무리되는 정기평가 결과가 4~5월 정도 돼야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엘리베이터는 신용평가사 간 등급이 다른 이른바 등급 스플릿(불일치) 상태다. 한국기업평가는 2020년 5월 A, 긍정적을 부여한 이후 2022년 6월 A+,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후 2024년 6월에는 A+, 부정적으로 전망을 낮췄다. 반면 나이스신용평가는 2019년 이후 A, 안정적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가 현대엘리베이터에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한 지는 1년9개월이 지났다. 긍정적이나 부정적 등급전망은 향후 1~2년 안에 등급 상향이나 하향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부여된다. 이를 고려하면 한국기업평가는 4~5월 마무리되는 평가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의 등급하향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관건은 최근 나타난 재무지표 개선을 신용평가사들이 구조적 변화로 볼지 여부다. 순현금 전환 등 단기적인 재무지표만 놓고 보면 등급 방어 여력은 확보된 모습이지만 자산 매각 중심의 현금 확보가 일회성 요인으로 평가될 경우 등급 전망에는 다른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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