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이니텍이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는 모습입니다. 이니텍은 최대주주가 변경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한때 1만380원까지 올랐던 종목이죠.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이슈가 마무리되자 다음날(3월 31일)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전일(8일)까지도 우하향 그래프를 그렸습니다.
이날(9일)에는 지속된 하락 마감에서 벗어났습니다. 전 거래일보다 소폭 떨어진 8440원에 장을 시작했지만 곧바로 상승 반전에 성공했습니다. 장중 한때 8850원까지 상승하는 모습도 보였죠. 최종적으로는 872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개인 투자자 위주로 매수세를 보였습니다.
한동안 상승세를 이끌 요소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부진한 거래량이 주된 근거죠. M&A 막바지 단계에 200만주 이상 거래됐던 이니텍이지만 지금은 거래량이 10만주를 밑돌고 있습니다. 이날 거래량도 약 8만주를 기록하면서 3영업일 연속 10만주를 하회했습니다.
◇Industry & Event 이니텍은 1997년 설립된 금융보안 기업입니다. 코스닥에는 2001년 상장됐습니다. 몇 번의 손바뀜 과정을 거쳐 케이티그룹 품에 안겼습니다. 초기에는 케이티그룹 계열사인 에이치엔씨네트워크가 최대주주였지만 시너지 강화 차원에서 이니텍을 지배구조상 케이티디에스의 하단에 배치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매출외형 축소에도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이니텍의 지난해 매출액은 389억원으로 전년(457억원) 대비 14.8% 줄었습니다. 반면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4억원에서 2억원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죠. 보안사업 위주로 사업을 재편한 게 수익성 담보로 이어졌습니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니텍이지만 케이티그룹이 설정한 중장기 목표 때문에 M&A 매물로 나왔습니다. 케이티그룹은 연결 자기자본이익률(ROE) 9~10%에 도달할 때까지 체질개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공언했죠. 중장기 목표를 실현하고자 이니텍을 포함한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겠다는 의지도 공유했습니다.
◇Market View 이니텍은 시장의 관심을 받는 종목이 아닙니다. 나이스평가정보가 2년 전 발간한 리포트가 마지막이죠. 이니텍이 M&A 매물로 나온 점도 한 몫 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른 시일 내 최대주주가 변경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전망을 분석하고 목표주가를 제시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니텍이 M&A 소식을 밝힌 건 지난 1월입니다. 로이투자파트너스와 사이몬제이앤컴퍼니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에 케이티디에스, 에이치엔씨네트워크가 보유한 이니텍 지분 57%를 약 850억원에 매각할 목적으로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바인딩 MOU)를 체결했다는 내용이 공시됐습니다.
한 달 뒤에는 본계약이 체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이후 컨소시엄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에이아이솔루션홀딩스를 인수 주체로 삼았습니다. SPC는 딜 클로징과 함께 출자자들에게 이니텍 지분을 배분했습니다. 최종적으로 SPC의 최다 출자자였던 엔켐이 이니텍의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습니다.
◇Keyman & Comment 이니텍의 키맨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모습입니다. 딜 클로징과 맞물려 열린 정기주주총회 자리에서 옥성환 전 대표가 물러나고 이상준 전 센트럴바이오 대표와 오종봉 한일오닉스 경영관리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지만 추가적인 임시주주총회를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오는 5월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자리에서는 △이사 선임의 건 △감사 선임의 건 △정관 변경의 건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 새롭게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엔켐도 전략파트 임원을 이니텍의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했습니다. 경영지배인은 임시주주총회에서 신규 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경영 안정화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더벨은 이니텍에 향후 전망 등을 묻기 위해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향후 이니텍의 방향성은 오는 5월 말 신주 상장을 목표로 추진되는 유상증자 이후에야 구체화될 전망입니다. 이니텍이 제3자배정 방식으로 진행하는 294억원 유상증자에 새 최대주주인 엔켐과 엔켐의 관계사인 중앙첨단소재가 참여를 약속했죠.
조달한 자금은 이니텍을 이차전지 전문기업으로 육성하는데 사용할 예정입니다. 이사회의사록에는 엔켐이 이차전지기술을 보유했기 때문에 이니텍이 신사업을 추진하기에 용이하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중앙첨단소재도 유사한 이유로 이번 유상증자의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