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주회사로 전환된 에이프로젠이 빠르게 규정 준수를 위한 계열사 지분 정리에 나서고 있다.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은 전환 이후 2년 내 해소하면 되지만 에이프로젠은 올해부터 빠르게 계열사간 지분 관계를 정리하고 있다.
에이프로젠이 자회사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로부터 의약품 유통기업 에이피헬스케어의 지분을 매입하며 상호 출자를 해소했다. 최근 신기술투자사를 통해 인수했던 상장사 엔투텍에도 추가 출자를 단행하며 상장사 30% 이상 의무 보유 비율을 맞췄다.
엔투텍은 현재 에이프로젠이 영위 중인 신약 개발 사업과는 다른 제조업 기반 기업으로 의약품 제조업 분야로 활용 방안을 강구해나갈 예정이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보유 에이피헬스케어 지분, 에이프로젠이 매입 에이프로젠은 26일 자회사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하고 있는 의약품 유통 계열사 에이피헬스케어의 지분 4026만9859주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가 갖고 있는 지분 전량에 해당한다.
기존 에이피헬스케어의 지분 48.78%를 갖고 있던 에이프로젠은 에이프로젠바이오의 지분 20.06%를 더해 지분율을 68.84%로 높였다. 총 매입금액은 약 584억원 규모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에이프로젠은 최근 공시를 통해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회사 전환을 통보받았다고 알렸다.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자산이 5000억원 이상이고 해당 기업의 자회사 지분가치가 자산 총액의 50%를 넘을 경우 지주회사 요건에 해당한다.
작년 말 기준 에이프로젠의 총 자산은 6100억원이며 자회사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와 에이피헬스케어, 케이아이씨공업기계의 지분 장부가액의 합은 369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일을 기점으로 지주사로 전환됐고 자회사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와 에이피헬스케어 간 상호 출자가 불가능해졌다.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은 전환 이후 2년 안에 해소하면 되지만 에이프로젠은 즉시 에이피헬스케어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발 빠르게 대응했다.
◇몬타나 신기술조합 제72호, 엔투텍 유상증자 참여…에이프로젠로직스가 출자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같은 날 자회사 '몬타나 신기술조합 제72호'에 대한 220억원 추가 출자 사실도 알렸다. '몬타나 신기술조합 제72호'는 상장사 엔투텍의 최대 주주로 있는 회사다. 3월 말 기준 1000만주, 지분율 9.65%를 보유하고 있다.
몬타나 신기술조합 제72호의 최대 주주는 지분율 99.9%의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다. 기존 최대 주주는 신기술투자사 이스트게이트인베스트먼트였으나 3월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가 제공한 대여금이 출자 전환되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에이프로젠→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몬타나 신기술조합 제72호→엔투텍'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성됐다.
하지만 에이프로젠의 지주회사 전환으로 상장사인 엔투텍의 지분 30% 이상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했고 엔투텍이 몬타나 신기술조합 제72호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총 6896만5517주를 220억원에 발행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동일한 규모로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가 출자했다. 유상증자 이후 몬타나 신기술조합 제72호가의 지분율은 약 40%로 높아진다.
엔투텍은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진공 챔버와 해당 챔버에 필요한 특수 진공 밸브를 생산 및 판매하는 특수 목적용 기계 제조기업이다. 에이프로젠의 주력 사업 영역인 신약 개발 사업과는 거리가 멀다.
에이프로젠과 몬타나 신기술조합 제72호, 엔투텍의 인연은 앱트뉴로사이언스(옛 지오릿에너지)의 인수 과정에서 맺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엔투텍은 에이프로젠이 올해 1월 인수한 앱트뉴로사이언스의 전 최대주주였다. 에이프로젠은 앱트뉴로사이언스를 통해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을 추진 중이다.
에이프로젠은 의약품 제조업 등 다양한 방안으로 열어놓고 엔투텍의 활용 방안을 고심해 나갈 예정이다.
김재섭 에이프로젠 회장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전환이 되면서 계열사들의 지분을 정리하고 추가 출자 등을 단행하게 됐다"며 "지금으로서는 엔투텍 활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외부에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CDMO 사업 등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록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