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기 첫해를 맞은 강태영 농협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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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행장은 취임 전부터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전임 행장과 달리 농협은행 출범 이후 은행에서 영업, 기획, 디지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역량을 인정을 받아온 금융 전문가다.
강 행장은 디지털, 자산관리, 글로벌 등 비이자 사업에 주력하며 위기를 타개할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농협은행의 비대면 플랫폼인 올원뱅크 사업을 과거 주도해왔던 만큼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에 대한 포부를 내걸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신경분리 이후 농협은행 줄곧 재직…영업·기획·디지털 두루 경험 강태영 행장은 1966년 경상남도 진주에서 태어났다. 진주 대아고등학교, 건국대학교 축산학과를 졸업한 후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경남 태생인 그는 지난해말 취임 전부터 경남 합천 출신인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의 친분이 화제가 되며 은행장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중앙회장과의 지연을 통한 인사라는 논란도 이어졌다.
그러나 강 행장의 이력을 보면 은행에서 경력을 성실히 쌓아온 금융전문가임을 알 수 있다. 전임 농협은행장들이 은행과 중앙회를 오갔던 것과 달리 강 행장은 2012년 농협은행 출범 이후 줄곧 은행에서 지냈다. 2024년부터 약 1년간 농협캐피탈 지원총괄 부사장을 지낸 것을 제외하면 은행에서 영업, 기획, 디지털 신사업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특히 농협은행 정부서울청사 지점장을 지낸 이력이 눈에 띈다. 정부서울청사에는 금융정책 및 감독 업무를 관장하는 금융위원회가 자리를 잡고 있어 당국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쌓아왔을 것으로 보인다. 강 행장은 당시 농협 창립 55주년 기념행사에서 내부 최고 영예의 상으로 여겨지는 총화상을 수상하는 등 역량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후에도 농협은행의 핵심 업무를 맡으며 입지를 키워왔다. 종합기획부 전략기획단 단장, 올원뱅크사업부 부장, 디지털전략부 부장, 서울강북사업부 사업부장 등을 지냈다. 2023년에는 디지털 부문의 역량을 인정받고 DT부문 부문장 부행장으로 승진, 농협금융지주 디지털금융부문 부사장을 겸직한 바 있다.
◇금리 인하에 드러나는 구조적 한계…디지털·WM·글로벌 사업 확대 강 행장이 임기 첫해부터 마주한 농협은행의 경영 환경은 녹록치 만은 않다. 최근 경영여건 악화에 대응해 범농협 차원에서 전방위적인 비상경영 체계를 가동하며 중앙회 및 계열사 예산의 20%를 절감하는 고강도의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다. 강 행장도 23일 제4차 비상경영대책위원회에 참여해 하반기 경영 관리 경영 목표 달성 현황을 보고하며 경영 현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농협은행 차원에서도 최근 수익성 하락을 맞았다. 올 1분기 농협은행의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한 1조8459억원을 기록했다. NIM은 같은 기간 2%에서 1.75%로 하락하며 네 분기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리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시점에서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도 강화하고 있어 당분간 손익 저하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예대업 의존도가 높은 농협은행의 구조적 문제도 드러나고 있다. 4대 시중은행과 비교해 농협은행은 영업수익에서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지난해말 기준 농협은행의 이자수익은 16조6964억원으로 전체 영업수익의 약 64%가 이자로 발생한다. 반면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은 그 비중이 40%대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약 31%로 가장 낮앗다.
강 행장은 최근 비이자 사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예대업 의존도를 낮추고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기업금융, 자산관리(WM), 글로벌 등 다양한 부문에서 경영 목표 재정비에 나섰다.
취임사에서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을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디지털은 강 행장이 전문성을 가진 분야이기도 하다. 그는 "비대면,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고객접점을 반영한 새로운 고객 전략을 제시하고 오픈이노베이션, AI,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업무 자동화로 효율성과 혁신성을 제고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