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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등급하락, 차입금 지표는 개선 중

AA→AA- 이후 하향 트리거 재차 발동, 성낙선 상무 선임 뒤 차입금 상승세 꺾여

안정문 기자  2025-07-03 08:27:57

편집자주

신용평가사들이 부여하는 기업의 크레딧은 자금 조달의 총괄자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핵심 변수다. 크레딧이 곧 조달 비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THE CFO는 기업 신용등급의 방향성을 좌우할 CFO의 역할과 과제를 짚어본다.
롯데케미칼이 신용등급을 지키지 못했다. 등급이 하향조정됐지만 하방압력은 그대로 남아있다. 신평사 3사는 공통적으로 순차입금과 관련된 지표를 등급 하향 요인으로 제시했다.

성낙선 상무는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추가 등급하락을 막기 위해 관련 재무지표를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다행히 성 상무가 CFO 자리를 맡은 이후 차임금 관련 지표는 유지, 개선되고 있다.

다만 롯데케미칼의 순차입금 관련 지표는 올 연말까지 업황의 영향으로 하향 트리거가 발동된 상태로 유지되다 이후 등급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2년 만에 등급 다시 하락, 순차입금 부담 커

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전날 롯데케미칼 신용등급을 'AA, 부정적'에서 'AA-, 안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은 2023년 6월 'AA+, 부정적'에서 'AA, 안정적'으로 조정된 이후 2년만에 1노치 더 떨어졌다.

문제는 롯데케미칼의 재무건전성 지표가 추가 신용등급 하향을 걱정해야 할만큼 나빠졌다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의 순차입금/EBITDA 수치는 한기평과 한신평의 A+ 하향 검토 기준선을 한참 넘어선 상태다.

1분기 롯데케미칼의 순차입금/EBITDA는 한기평 집계기준 9.6으로 A+ 하향 검토 기준 5를 넘어섰다. 한신평 기준 수치는 8.9로 소폭 다르지만 역시 하향 기준선인 6을 초과했다. 3년 평균치도 한기평 11.7, 한신평 10.5로 하향 트리거를 발동시킨다.


이는 석유화학 업황 회복이 지연되면서 실적부진은 길어진 결과물이다. 연결기준 롯데케미칼은 1분기 매출 4조9018억원, 영업손실 1266억원, 순손실 24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보다 매출은 3.6%, 영업손실은 6.4% 줄었다. 순손실은 307.5% 늘었다. 롯데케미칼은 2023년 4분기를 시작으로 6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이어갔다. EBITDA는 173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1714억원과 비교해 0.9% 늘었다.

대규모 설비 투자 등으로 차입부담도 확대됐다. 롯데케미칼의 순차입금 규모는 2021년 -8165억원이었지만 2022년 2조6045억원, 2023년 6조1036억원으로 매년 3조원 이상 증가했다.

◇2024년부터 순차입금 개선 기미, 낙관은 금물 시선도

다행히 성낙선 상무가 CFO를 맡은 2024년을 기점으로 차입금 증가세에 제동이 걸렸다. 2024년에는 7조1941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었고 2025년 1분기 수치는 6조5244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7월 롯데케미칼은 올해까지 자산경량화를 통해 2조3000억원, 운영효율화로 8000억원, 투자리스크 관리로 1조9000억원 등 총 5조원 규모의 현금창출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성 상무는 재무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힘쓰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2월 파키스탄 법인(LCPL) 지분 75.01%를 978억원, 3월에는 일본 소재기업 레조낙 지분 4.9%를 2750억원에 매각했다. 6월에는 수처리 분리막 생산공장을 시노펙스멤브레인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법인 LCLA 지분 40%, 올 3월에는 인도네시아 자회사 LCI 지분 25.0%을 기초자산 삼아 주가수익스왑(PRS)계약으로 총 1조3000억원을 조달했다. PRS는 주식담보대출과 비슷하지만 회계상 부채로 분류되지 않는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작년 설정한 현금창출 목표는 유지 중으로 운영효율화 등도 현재 내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자산경량화, 투자조정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2025년 EBITDA마진은 4~5%, 순차입금/EBITDA는 7배 수준일 것이라고 봤다. 2년~4년 후 EBITDA 마진은 7~10%, 순차입금/EBITDA는 2.5~4.5배 수준으로 예상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종의 사업환경은 여러 산업군 가운데 가장 비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자가 더 커지거나 롯데케미칼의 자구 계획(에셋 라이트)이 잘 안되서 차입금이 줄어들지 못한다면 신용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추가 하락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등급이 낮아지면서 일부 신평사가 기준으로 삼았던 지표에도 소폭 변화가 있었다. 한신평은 'AA-' 하향 검토 기준 지표로 순차입금/EBITDA와 EBITDA 마진을 삼았지만 'A+' 하향 지표로는 순차입금/EBITDA만 제시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기준 지표를 순차입금/EBITDA에서 순차입금의존도로 교체했다.

지표의 핵심이 순차입금이라는 점은 유지되고 있긴 하지만 한신평과 나신평은 롯데케미칼의 하방압력이 완화되는 방향으로 등급 하향 기준 지표를 바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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