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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른엔젤 리스크

오너 사재 출연 콘텐트리중앙, 남은 카드 'SLL중앙 매각'

②BBB0 등급서 '부정적' 아웃룩…시장성 조달 차환 난항

백승룡 기자  2025-07-18 16:34:01

편집자주

채권시장에서는 신용등급이 투자적격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하락한 기업을 ‘폴른엔젤(Fallen Angel)’이라고 일컫는다. 투기등급으로 낮아지게 되면 시장의 투자수요가 급감해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금리도 큰 폭 치솟는다. 특히 투자적격등급이었던 홈플러스마저 올해 3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시장의 경계감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더벨은 폴른엔젤이 됐거나 앞으로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조달여건을 짚어보고자 한다.
중앙미디어그룹의 중간지주회사인 콘텐트리중앙의 신용등급은 BBB0다. 현재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부여돼 사실상 투자적격등급의 끝자락에 서있다. 콘텐트리중앙이 거느리고 있는 메가박스중앙, 에스엘엘중앙(SLL중앙) 등 계열사들도 동일한 ‘BBB0(부정적)’ 등급인 탓에 계열 내에서 시장성 조달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최근에는 유동성 공급을 위해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까지 이뤄졌다. 계열 내 캐시카우도, 시장성 조달을 단행할 우량등급 발행사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콘텐트리중앙은 SLL중앙 매각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 BBB0 시장성 조달 막혀

1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말 콘텐트리중앙의 신용등급(BBB0)에 대한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실적 턴어라운드와 재무 안정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투자적격등급의 마지막 등급인 BBB-로 낮아질 수 있다는 경고등을 켠 것이다.

신용평가사들이 올해 콘텐트리중앙에 대해 신용등급 하방 압력을 알린 것은 지속되는 실적 부진 때문이다. 콘텐트리중앙은 영화관을 운영하는 메가박스중앙과 콘텐츠를 제작하는 SLL중앙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020년 적자로 전환한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적자에 빠진 것은 당시 코로나 국면이 펼쳐지면서 메가박스중앙의 영화관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탓이었다. 다만 엔데믹 이후에도 영화 관람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은 데다가, SLL중앙도 2021년 인수한 미국 드라마 제작사 윕(Wiip Productions)의 부진을 겪으면서 연결기준 적자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콘텐트리중앙을 비롯해 메가박스중앙, SLL중앙이 모두 BBB0(부정적) 등급을 보유하고 있어 차입금 만기도래 시점에서의 차환 여건이 비우호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특히 자회사 메가박스중앙의 차입금 규모가 커 부담이 되고 있다. 메가박스중앙은 올해 상반기에만 2000억원 이상의 차입금 만기가 돌아왔는데, 지난 3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사태가 발생한 이후로는 BBB0 등급이 회사채가 좀처럼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메가박스중앙의 차환이 올 2분기 들어 녹록지 않자 콘텐트리중앙과 그룹 지주회사인 중앙홀딩스가 자금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콘텐트리중앙은 연 8%의 고금리로 사모채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했고, 중앙홀딩스는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자금으로 메가박스중앙을 지원했다. 사재 출연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225억원) △홍정도 중앙홀딩스 부회장(500억원) △홍정인 콘텐트리중앙·메가박스중앙 대표이사(175억원) 등으로부터 차입을 단행하는 방식이었다.

◇하반기 만기도래 2600억 이상…SLL중앙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 추진

BBB0 등급에서의 신용등급 하방 압력과 홈플러스 사태 등 비우호적인 조달 환경 속에서도 상반기 만기도래 물량을 모두 소화하면서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하반기 만기도래 차입금 규모도 △콘텐트리중앙 250억원 △메가박스중앙 730억원 △SLL중앙 540억원 등 1520억원에 달해 녹록지 않은 물량이다.

여기에 더해 콘텐트리중앙은 2021년 5월 발행해둔 1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가운데 800억원어치를 오는 11월 조기상환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원금 800억원에 더해 이자까지 포함하면 콘텐트리중앙이 지급해야 하는 총 금액은 1115억원이다.

콘텐트리중앙에서 사용할 수 있는 조달 카드는 계열사 매각 정도가 남아 있다. 콘텐트리중앙의 계열사 중 하나인 SLL중앙이 기업공개(IPO)에서 경영권 매각으로 선회하게 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현재 골드만삭스를 주관으로 매각을 추진 중이다. 메가박스중앙의 경우 롯데컬처웍스와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지만, 새로운 현금 유입을 기대하기보다는 합병을 통해 고정비 지출을 줄이기 위한 구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SLL중앙이 재무적투자자(FI)와의 약정으로 내년 초까지는 상장을 해야하는데 올해 1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지면서 계획대로의 상장이 어려워졌다”며 “이를 차치하더라도 메가박스중앙 지원을 위해 사재 출연까지 한 상황이다 보니 계열사 매각 등을 포함해 어떤 방식으로든 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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