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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에코비트 자산 절반은 차입…사옥으로 자본확충

②4년간 3500억 배당, 자기자본 2000억 축소…마곡 R&D센터 처분 추진

고진영 기자  2025-07-23 07:47:22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에코비트는 사모펀드를 최대주주로 둔 회사들의 전형적인 재무부담을 안고 있다. 높은 배당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투자 지출이다.

물론 인수합병(M&A)이 활발한 폐기물처리 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투자활동은 장기적 성장에 긍정적이라고 봐야한다. 다만 자금 유출로 순자산 축소를 피하지 못하면서 최근 신사옥 입주를 철회하고 매각을 결정하는 등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올 3월 말 에코비트의 연결 순자산 규모는 5287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말 7300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00억원 넘게 줄었다. 투자, 배당과 관련한 자금 소요가 계속되면서 자본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애초 에코비트는 2020년 말까지만 해도 사실상의 무차입구조를 구축했었다. 폐기물처리사업 덕에 잉여현금이 꾸준히 쌓여 유동성이 넉넉했다. 하지만 이 시기 소유구조가 바뀌면서 경영 전략도 달라졌다. 글로벌 사모펀드 KKR이 구주를 인수해 TY홀딩스와 같은 비율(50%)의 주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사모펀드가 지배주주로 등극하면서 에코비트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적극적 볼트온(Bolt-on)에 나섰다. 2021년 이젤에스피브이를 흡수합병한 이후 명성환경 소각사업을 양수하고 영천에코, 동명테크를 인수했다. 이후에도 복산상사, 지엠시스템, 지엠에스, 국제환경시스템, 비룡기업 폐기물 수집운반부분을 영업양수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올 3월 말 기준 에코비트가 보유하고 있는 종속기업 투자주식의 장부가액은 9333억원이다. 2020년 2251억원에 불과했는데 4배가 넘게 불었다. 주로 폐기물 처리와 매립사업 위주로 종속회사가 늘어난 모습이다.

배당금 역시 만만치 않게 빠져나갔다. 사모펀드에 지분이 인수된 만큼 당연한 수순으로 볼 수 있다. 에코비트의 별도 기준 배당금 지급액을 보면 2020년까진 매년 ‘0원’(지급일 기준)을 유지했었다. 하지만 인수 이듬해 200억원을 배당으로 풀었고 2022년엔 700억원대로 늘렸다. 또 2024년 다시 지분 100%가 IMM컨소시엄에 팔리면서 그 직전 1875억원을 대거 배당했다. 4년간 배당에 쓴 금액만 3500억원에 이른다.


계속된 지출은 자본 축소로 이어졌다. 특히 2023년 6566억원이었던 연결 순자산이 지난해 5204억원으로 급감한 데는 대규모 배당이 크게 작용했다. 그 해 비지배주주지분에 대한 배당 300억원을 포함하면 배당 명목으로 1905억원이 자본에서 빠졌다. 유상증자로 1059억원을 확충했는데도 자기자본 급감을 막을 수 없었던 배경이다.

또 인수합병 과정에서 인식한 영업권 등 무형자산 손상차손이 순이익 창출을 제약하면서 자본을 갉아먹고 있다. 지난해 에코비트는 44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권 손상차손 718억원을 포함, 총 759억원의 무형자산을 손상을 인식한 탓이다.

다만 전체 자산규모는 늘었다. 차입금을 중심으로 부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2020년 2618억원에 불과했던 에코비트의 연결 총차입금은 올 3월 말 기준 9879억원까자 확대됐다. 자본은 줄고 부채는 불었으니 차입금의존도가 53.8%까지 높아졌다. 2020년 30.7%였는데 20%포인트 이상 오른 수치다.


지난해 다시 최대주주가 바뀌긴 했지만 새로운 주인도 사모펀드인 IMM컨소시엄인 만큼 앞으로도 고배당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IMM컨소 산하의 특수목적법인(SPC)인 코리아에코홀딩스2(50%)와 코리아에코홀딩스3(50%)가 에코비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인수과정에서 컨소는 약 1조2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일으켰으며 이에 대한 이자비용을 에코비트에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볼트온 전략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재무부담 완화를 위해 회사 측은 사옥 매각, 토지 재평가 등을 통한 자본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애초 에코비트는 2022년 마곡 R&D 센터를 짓기 시작해 작년 9월 완공했다. 흩어져 있던 연구시설을 한 데 모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입주조건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3월 처분공고를 냈다.

매각 측 관계자는 “공고 이후 매수자가 없을 때는 마감일 다음 날부터 수시로 신청접수를 진행하는 방식"이라며 "매월 접수 기업들을 대상으로 말일 심사를 거쳐 협의대상자를 전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처분가는 토지와 건물을 합쳐 602억원이다. 추후 토지 재평가가 반영되고 매각대금이 유입될 경우 에코비트는 6000억원대 순자산을 회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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