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롯데쇼핑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된 김원재 재무지원본부장(전무)이 연이어 재무 현안을 챙기며 바쁘게 보내고 있다. 지난해 말 자산 재평가를 통해 신용등급을 방어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금리 기조에 발맞춰 차입 구조를 탄력적으로 조정했다.
특히 최근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둔화된 상황에서 자본적 지출(CAPEX)로 인해 자금 수요는 확대되고 있다. 김 전무는 EBITDA 내에서 투자를 집행하면서 차입금 증가가 최소화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총 차입금 규모 10조5671억대 집계, 단기 비중 소폭 확대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말 연결 기준 롯데쇼핑의 유동·비유동 차입금 총계는 약 10조5671억원으로 집계됐다. 10조4203억원 규모였던 작년 말 대비 약 1.4% 증가한 수준이다. 총액은 큰 변동이 없지만 단기 차입금이 약 1774억원 늘면서 전체 차입 구조에서 단기 비중은 42.4%에서 43.4%로 확대됐다.
현금흐름표 역시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상반기 동안 롯데쇼핑은 단기차입금 2조3355억원, 장기차입금 1조556억원, 사채 7286억원 등 총 4조2450억원을 새로 조달했다. 반면 단기차입금 상환 2조1218억원, 유동성 장기차입금 상환 7510억원, 장기차입금 상환 3574억원, 사채 상환 5139억원 등 총 4조2290억원을 갚았다.
조달과 상환이 맞물리며 총 차입금 규모는 큰 변동이 없었지만 단기성 조달 비중이 소폭 확대된 점이 지난해 말과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이는 상반기 중 만기 도래한 일부 채무를 기업어음(CP)과 단기 대출 등 단기성 조달 수단으로 대응한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단기 조달은 장기물 대비 가산금리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선택지로 활용된 것으로 해석된다.
분기 기준으로 나눠서 살펴보면 롯데쇼핑은 크레딧 여건이 완화되자 4월 공모채 발행을 통해 장기물 비중을 보완한 것으로 보인다. 1분기는 유동성 확보를 우선시해 단기 차입 위주 전략을 펼치고 2분기 들어서는 조달 만기 구조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장기 차입이 56.6%를 차지해 차입 구조는 장기화된 상태다. 다만 향후 만기 물량이 단기간에 집중된 점은 부담이다. 1년 내 도래하는 상환 규모만 2조1081억원, 2년 내로는 5조8782억원에 달한다. 전체 차입금 8조1016억원 가운데 70% 이상이 2년 안에 몰려 있어 유동성뿐 아니라 만기 구조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다.
김원재 CFO는 상반기에도 기업어음(CP)과 공모채 발행을 병행하며 단·장기 조달 균형을 모색한 만큼 하반기 역시 만기 분산과 금융비용 완화를 동시에 꾀하는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손익계산서상 이자 비용 감소세, 이자 보상 배율은 하락 단기 조달을 통한 유동성 확보 전략은 손익계산서상 수치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전년 반기 말과 비교하면 총 차입금 규모는 2025년 상반기 말 약 2925억원 늘었지만 이자비용은 오히려 약 220억원 줄어든 290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889억원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자비용 부담이 큰 영향에 이자보상배율은 0.65배를 기록한 것으로 계산된다.
백화점 사업이 선방하면서 1분기에는 이자보상배율이 1배를 회복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다만 2분기 들어 소비심리 둔화로 할인점과 e커머스 사업이 적자가 발생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5% 증가하며 선방했으나 이자보상배율 기준으로는 1분기 반등 흐름을 이어가진 못했다. 이자 비용 감소 폭보다 영업이익 감소 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영업활동 현금 창출력이 둔화되고 있지만 성장을 위한 리뉴얼 등 CAPEX 투자에 자금 집행이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8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지만 3000억원대 유형자산을 취득했고 2000억원 후반대 현금을 이자로 지급했다. 내부 현금 창출력으로는 투자와 이자 부담을 동시에 소화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곳간지기인 김 CFO의 역할이 막중하다.
김 CFO는 단기성 조달로 채무 만기에 대응하는 동시에 향후 장기물 발행을 통해 만기 분산과 함께 금융 비용을 낮추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둔화된 만큼 이자 비용 관리와 함께 영업이익 증대를 통해 이자보상배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CFO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롯데쇼핑 측은 "상반기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기조에 따른 CP 등 단기물을 통한 유동성을 확보했다"며 "하반기에는 회사채 발행 등 장기물 위주 계획을 가지고 있으나 시장 상황에 따른 단기물 발행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