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의 상반기 영업현금흐름은 10년만에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어섰다. 재고 자산고 지속적으로 축소하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호텔롯데의 재무 고민은 여전하다. 상반기 실적 개선은 실질적 수익 증가가 아닌 중국 보따리상(따이궁) 매출 감소에 따른 결과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이 올해부터 따이궁 의존도 줄이기에 나서며 재고자산 축소효과가 나타났다. 호텔롯데는 수익성 중심의 구조로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직매입 형태' 면세업 수익성과 직결되는 '재고 관리'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호텔롯데의 재고자산은 55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7888억원) 대비 29% 감소한 수치다. 호텔롯데는 크게 면세 사업, 호텔 사업, 월드 사업으로 구분돼 있다. 제조기업이 아닌 유통업을 영위하는 호텔롯데의 재고자산은 대부분 면세업에서 나온다. 면세점은 대부분의 상품을 직매입해 판매하기 때문에 재고 부담이 전적으로 면세점에 있다. 입점 브랜드로부터 판매 수수료를 받는 백화점과는 다른 형태다.
원활한 재고 관리가 면세점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실제 코로나19 전인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호텔롯데의 재고자산은 1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하늘길이 막히기 시작한 2021년 8732억원으로 감소했고 이후 업계 불황 탓에 재고자산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롯데면세점이 따이궁과의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재고자산이 눈에 띄게 줄었다. 물론 모든 따이궁과의 거래가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다. 따이궁 역시 중요한 유통 채널 중 하나이기 때문에 비중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현재 면세점 중 따이궁과 거래를 하지 않는 곳은 없다"며 "다만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비싼 송객수수료 탓에 과거 매출 규모에 집중했었던 거래 구조를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고자산 감소로 '753억 →5554억' 현금흐름 개선 호텔롯데의 연결 기준 재고자산 규모는 2022년 9299억원, 2023년 7107억원, 2024년 6351억원, 올해 상반기 말 5534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이는 곧 재무제표상 현금흐름의 개선으로 이어졌다. 호텔롯데는 올해 상반기 롯데그룹 계열사 중 전년 대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으로 나타났다.
2024년 상반기 호텔롯데 영업현금은 753억원에 그쳤지만 올해 상반기 5554억원으로 급증했다. 호텔롯데가 5000억원이 넘는 영업현금을 기록한 것은 최근 10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롯데그룹의 오랜 캐시카우로 자리한 롯데케미칼의 상반기 영업현금 규모도 5951억원을 기록했다.
호텔롯데의 현금흐름 개선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부채의 변동이다. 올해 상반기 호텔롯데는 운전자본 관리에 따라 3573억원 규모 현금이 유입됐다. 구체적으로는 따이궁을 위한 재고 매입 필요성이 사라진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재고자산 감소에 따른 현금흐름 개선이 실질적인 수익은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호텔롯데는 2024년 상반기 947억원, 올해 상반기 57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연결 실체인 호텔롯데에게 영향을 주는 롯데면세점의 실적 회복이 관건일 것으로 분석된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따이궁 매출 감소가 재고자산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보여진다"며 "따이궁들은 대량으로 상품을 구매해 중국으로 반입하는데 이들 매출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재고자산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매출 자체가 감소하긴 했지만 높았던 송객수수료율을 생각하면 이전이 비정상적인 매출 규모였다"며 "수수료율과 의존도를 낮춰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