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BTS(방탄소년단)의 활동 재개에 맞춰 신용평가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BTS가 군복무를 끝내 이익창출력이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해 신용평가를 진행했다는 의미다. 비교적 높은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이브가 비교적 높은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으로는 탄탄한 재무건전성이 꼽힌다. 수년 동안 무차입 경영을 이어오며 현금성 자산을 충분히 확보한 점이 결정적 근거가 됐다. 매출변동성이 큰 무형자산 중심 사업구조에도 불구하고 투자 안정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BTS 복귀 타이밍 잡았나, 이익창출력 개선 전망 1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둘다 하이브 신용평정의 근거로 BTS의 복귀를 제시했다. BTS의 활동 재개에 따른 이익창출력 개선 전망에 힘입어 하이브가 ‘A+/안정적’의 신용등급을 받았다는 의미다. K-팝을 주력으로 하는 엔터사 가운데 장기 신용등급을 획득한 것은 하이브가 처음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주요 평정 논거에 대해 “2025년 6월 BTS 멤버 전원이 군 복무를 완료했으며 2026년 상반기 중 신보 발매 및 월드투어 진행 등 본격적 활동이 예정되어 있어 음악부분의 외형 성장 및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BTS는 하이브의 주력 아티스트IP다. 2020년까지만 해도 BTS IP로 벌어들이는 매출 비중이 전체의 90%를 넘었지만 2022년 말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입대하면서 비중이 줄었다. 지금은 BTS와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3개 아티스트IP의 합산 매출 비중이 전체의 60%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BTS의 매출비중은 다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완전체 활동을 앞두고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하이브 이익도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BTS는 하이브의 전체 아티스트IP 중 수익성이 가장 좋다.
일각에서는 하이브가 BTS 복귀 타이밍을 노려 신용등급 평정을 받은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실적 개선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신용등급 평정을 받는 게 투자자 신뢰 확보, 자금조달 환경 개선 등 측면에서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하이브는 2023년에도 신용평가사와 접촉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으로 대규모 자금 소요 가능성이 높았던 데다 BTS가 군입대 중인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 전망 등에 부정적 평가를 받을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지금 평정을 진행한 것일 수 있다.
더욱이 지금은 신용평가사가 눈여겨 보는 유동성이 크게 개선된 상황이다. 과거 경영권 인수전 등으로 확보했던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올해 5월 전량 매각하면서 현금을 넉넉하게 쌓아뒀다. 하이브의 연결기준 순현금은 지난해 말 983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3561억원으로 증가했다.
◇재무건전성은 'AA급', 5년 이상 무차입 경영 '눈길' 실상 엔터사는 장기 신용등급 평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구조다. 주요 자산인 아티스트IP가 불확실성 큰 무형자산이라서 담보가치가 낮고 매출 변동성도 커서다. 한국신용평가는 “엔터사업은 주요 아티스트와 전속계약 갱신 여부, 재계약 후 수익구조 변동, 병역, 평판 하락에 따른 활동 중단 여부 등에 따른 실적가변성이 내재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런데도 하이브가 A+라는 신용도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재무건전성이 큰 보탬이 됐다. 이는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의 매핑 그리드(MAPPING GRID)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이브는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EBITDA마진(Margin) △순차입금/EBITDA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등 지표에서 AA급에 해당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순차입금/EBITDA가 올 상반기 말 연결기준으로 –1.1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AA급 구간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차입금보다 현금성 자산이 더 많은 구조임을 의미한다. 하이브는 2020년 이후 순차입금/EBITDA가 계속 마이너스인 무차입경영을 이어왔다.
다만 사업 특성상 대규모 투자 가능성이 남이 있는 점은 신용등급에 있어서 변수인 것으로 분석됐다. 하이브는 적극적 인수합병(M&A)를 통해 전세계에 멀티 레이블 체계를 구축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데 이에 따른 자금 소요 등이 향후 신용도의 핵심 변수라는 의미다.
한국신용평가는 “차입금을 상회하는 유동성을 보유해 재무안정성이 매우 우수한 수준”이라면서도 “사업 특성상 레이블 인수 등에 따른 투자부담이 상존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