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11월1일을 기일로 SK엔무브와 흡수합병 절차를 마무리했다. 합병을 통해 SK온은 수익성과 재무여력을 강화했다. 3개월 전 선임된 김민식 재무부문장(CFO)은 재무지표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자본적지출(CAPEX)가 줄면서 투자부담도 감소한 점, 수익성을 개선한 경험이 있는 신임 사장이 합류하는 점은 김 CFO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다만 SK온이 내놓은 2030년 부채비율 100% 미만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영업에서 꾸준히 올해 이상의 현금흐름을 창출해내야 한다. 계산해보면 매년 3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엔무브 합병 효과 크다, 2030년 목표 달성 시나리오는
SK온은 합병에 따라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을 모두 개선한 것으로 판단된다. 배터리 부문의 실적개선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우수한 수익구조를 지닌 SK엔무브와의 합병을 통해 배터리 부문의 적자가 상당분 상쇄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재무구조가 우수한 SK엔무브와 결합하게 되면서 재무부담이 일정 수준 완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SK엔무브는 2025년 6월말 연결기준 총자산 규모가 3조4388억원에 달하는데 반해 순차입금은 3555억원에 불과하다. 또한 순차입금/EBITDA가 0.4배에 불과하는 등 전반적 재무안정성이 매우 우수하다.
SK온의 외형이 SK엔무브보다 큰 탓에 각종 개선효과가 희석됐음에도 그 효과는 확실하다. 2025년 8월 실시된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SK엔무브와의 합병 효과를 반영해보면 2025년 6월말 연결기준 SK온의 부채비율은 248.1%에서 192.4%, 차입금의존도는 54.9%에서 49.5%로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상반기 기준 영업손익도 합병 이후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합병 SK온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30조8000억원, 영업이익 155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7651억원을 기록했다.
SK온은 현금창출력이 우수한 SK엔무브와 합병을 계기로 2030년까지 부채비율을 100%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향후 꾸준히 영업에서 벌어들이는 현금을 늘려야 이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합병법인 기준 SK온의 부채는 32조1374억원, 자본은 16조7056억원으로 차이는 15조4318억원이다. 2030년 부채비율 100% 미만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년 평균적으로 최소 3조864억원 이상의 현금을 쌓을 수 있어야 한다. 합병법인의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올 상반기 기준 1조5489억원이다. 이는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매년 평균 OCF의 50.2%, 거의 정확한 절반 정도 규모다.
◇글로벌 IB 전문가, CFO로 자리 옮겨
재무라인 헤드인 김민식 재무부문장은 합병법인의 첫 CFO로서 재무건전성을 챙겨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글로벌 기업금융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올 8월 SK온 재무부문장으로 합류했다. 김 부문장은 20년 이상 글로벌 IB업계에서 근무한 기업금융 전문가다. 98년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경제학, 2005년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1998년 PwC 미국 댈러스 브랜치에서 M&A 자문으로 금융업에 발을 들였다.
이후 JP모건 IB 부문, 골드만삭스 홍콩 IB부문을 거쳐 2008년 KTB투자증권 상무로 재직했다. 2009년엔 티스톤프라이빗에쿼티에서 PE 업무를 경험했다. 2013년엔 SC제일은행 기업금융부 본부장 등을 거쳐 2021년에 JP모건에 합류했다. JP모건에선 중견기업금융부 총괄 본부장, JP모건체이스은행 서울지점 기업금융부 수석본부장 등을 지냈다.
향후 투자부담은 줄어든 상태다. SK온의 올해 상반기 자본적지출(CAPEX)은 약 2조4210억원 수준으로 전년동기 5조733억원의 47.7% 수준으로 줄었다. SK온이 계열사와 합병을 통해 체질개선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K온은 2024년 11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올 2월 SK엔텀과 합병하면서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개선해나가고 있다.
수익성 개선에 강점을 보유한 인물이 대표로 합류했다는 점은 CFO의 부담을 줄여주는 요소로 꼽힌다. SK온은 지난달 30일 이용욱 SK실트론 대표이사 사장을 신임 각자 대표로 선임했다. 그는 2015년 SK 포트폴리오3실장, 2018년 SK PM2부문장, 2019년 SK 투자2센터장을 거쳐 2020년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 2024년 SK실트론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SK온에서 이석희 사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