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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연체율 점검

2%대 연체율 롯데카드, 홈플러스 부실에 '발목'

⑥부실채권 팔아도 연체율 상승 불가피…기업대출 축소·AI 기반 신용평가 고도화로 대응

김보겸 기자  2025-11-13 07:30:57

편집자주

카드업계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구조적 흐름으로 해석되지만 관리 역량의 문제만은 아니다. 정책 리스크에 따른 상각과 매각, 중저신용자 포용금융 확대 등 다양한 요인이 맞물려 있다. 은행계와 기업계 카드사의 관리 전략에도 차이도 드러난다. 기업계가 연체율을 상대적으로 안정되게 관리하는 흐름은 몇가지 시사점을 남긴다. 주요 카드사 연체율 증가 배경과 자산 포트폴리오 상 관리 방법의 차별점 등을 들여다 봤다.
롯데카드가 올 상반기 연체율 관리에 고전하고 있다. 기업계 카드사로 분류되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안정적으로 연체율을 관리하는 모습과도 대조적이다. 업계 최하위 수준 연체율을 기록하며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부실채권을 대규모로 매각했음에도 연체율이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다. 단기간에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미래 회수가능성을 포기하는 성격의 부실채권 매각을 택하고 있지만 올 상반기 들어선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배경에는 최대주주 MBK파트너스가 투자한 홈플러스 관련 부실채권이 영향을 미쳤다. 롯데카드는 향후 고위험 차주를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유일 2%대 연체율, 업계 최다 부실채권 매각에도 효과 제한적

롯데카드의 올 상반기 자체 발표 기준(대환대출 제외) 연체율은 2.17%로 집계됐다. 8개 전업카드사 평균치인 1.46%보다 0.71%포인트 높다. 전년 동기(1.62%) 대비 0.55%포인트 올랐고 전분기(1.81%) 대비로도 0.3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2분기 들어 연체율이 2%를 넘어선 것이다. 6월 말 기준 연체율 2%를 넘긴 곳은 롯데카드가 유일하다.

대환대출을 포함하면 롯데카드 연체율은 2% 중반대에 가까워진다. 대환대출은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 장단기 대출상품 이용자가 연체를 일으켰을 때 기존 채무를 더 높은 금리의 새 대출로 전환해 만기를 연장하는 방식이다.

6월 말 기준 롯데카드 대환대출 포함 연체율은 2.32%로 전년 동기(1.80%) 대비 0.52%포인트 상승했다. 전분기 1.94%보다는 0.38%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카드(2.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카드업계 평균(1.76%)보다도 0.56%포인트 높다.

롯데카드는 연체율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 즉시 매각 정책을 쓰고 있다. 카드사는 대출채권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이를 자체 회수하거나 매각하고 있다. 총채권 중 1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의 비율로 연체율을 계산하는데 회수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할 경우 부실채권 매각을 통해 연체율을 낮출 수 있다.

롯데카드가 부실채권 즉시 매각에 나서는 건 신용구제채권은 회수기간이 3년에서 최대 10년에 달하는 만큼 회수를 위한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경제상황이 악화되는 등 외부 시장상황으로 신용구제채권이 늘었고 이에 따라 매각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롯데카드 부실채권 매각규모는 8개 카드사 중 가장 크다. 올 1분기 2798억원, 2분기 3856억원 규모 부실채권을 매각하면서 상반기에만 6654억원어치를 털었다. 같은 기간 전체 카드사 매각 규모(2조3342억원)의 28.5%를 차지한다.

다만 매각을 통해 일시적으로 연체율을 낮출 수는 있지만 미래 회수 가능 자산을 포기하는 만큼 수익성 측면에서는 손실가 불가피하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부실채권을 매각하고도 여전히 연체율은 상위권이라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에서 790억, 팩토링에서 770억 부실

롯데카드 연체율 급등에는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의 연결고리가 작용한 영향도 있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홈플러스는 롯데카드의 주요 법인 거래처로 작년 기준 약 8000억원 규모의 구매전용카드 매출을 발생시켰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올해 3월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관련 여신이 일시에 부실로 전환됐다. 롯데카드는 홈플러스 관련 구매카드 600억원과 법인카드 193억원 총 793억원 규모 카드채권을 부실로 분류했다. 지난 2월에도 롯데카드가 보유한 소매 렌탈사의 772억원 규모 팩토링 채권에서도 연체가 발생해 부실자산으로 분류됐다.

올 들어서만 1565억원 규모 부실자산이 발생하며 건전성 지표가 크게 악화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경기 둔화와 팩토링 자산 및 홈플러스 관련 부실이 중첩되며 연체율이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거액 부실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롯데카드는 향후 건전성 회복을 위해 기업대출 취급을 줄이고 고위험 차주 관리에 집중할 방침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해 불안정한 외부 환경에 선제 대응하고 자산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저신용자 대상의 포용금융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카드는 "충분한 상환능력을 갖췄음에도 기존 신용등급 체계로 중저신용자로 분류된 차주를 선별하기 위해 비금융 데이터와 AI 기반 신용평가모형을 도입해 평가를 고도화하고 있다"라며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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