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노믹스의 이사회는 그간 철저히 연구개발(R&D) 인력 중심으로 구성됐다. 창업주인 이성욱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4명 중 3명이 연구·개발 출신이었다. 재무·경영 기능은 사실상 비등기 임원과 외부 자문에 의존하는 구조였다.
최근 상장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자 알지노믹스는 4년간 비등기로 재직해온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등기임원으로 선임하는 등 이사회 정비에 나섰다. 상장을 위한 최소한의 재무 거버넌스를 뒤늦게 갖춰가는 모습이다.
◇사내이사 4명 중 3명이 R&D 전문가, 재무는 장기간 '외부 의존'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알지노믹스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비상근 감사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경영총괄을 맡고 있는 이성욱 대표는 RNA 치환효소 원천기술을 개발한 연구자로 현재 단국대 생명융합공학과 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기업부설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한승렬 이사는 이 대표의 단국대 연구실에서 학·석·박사를 모두 이수한 분자생물학 박사다. 사실상 이 대표의 제자인 셈이다.
2020년 알지노믹스에 합류해 부사장으로 재직 중인 홍성우 이사는 CJ제일제당, 오츠카제약, 보령, 한올바이오파마 등에서 임상개발을 담당한 임상 전문가다. 알지노믹스는 이 같은 연구개발 관련 이력을 들어 자사 경영진의 수준 높은 전문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반면 이사회의 재무·경영 기능은 구조적으로 취약했다. 10월 임종선 CFO의 등기이사 선임 전까지 재무 담당 등기이사가 부재했다. 삼일PwC회계법인 출신의 공인회계사인 임 CFO는 케어젠 CFO를 역임했으며 2021년 알지노믹스에 합류했다. 그 후 4년간 비등기로 재직해왔다. 이사회 의결권 없이 실무만 담당한 셈이다.
또 다른 공인회계사인 김상균 경영기획총괄이사 또한 미등기 임원이다. 이사회 내 재무 영역의 공백은 KB인베스트먼트 바이오투자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원제 기타비상무이사가 비상근 자문 형태로 메워온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내부에 재무 책임자가 있었음에도 이사회는 외부 투자자에게 이 역할을 사실상 위임한 셈이다.
이러한 구조에 마침표를 찍게 된 건 상장 과정에서 증권신고서 정정을 받으면서다. 알지노믹스는 금융감독원의 첫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이후인 10월 1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임종선 이사를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이사회 내 재무 기능 강화에 대한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사 지명 이사 교체 및 사외이사 증원 등 추가 변동 불가피 두 번째 증권신고서 정정 제출 후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는 알지노믹스에겐 추가적인 이사회 재정비가 불가피하다.
투자사 지명 인원으로서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김원제 이사의 사임이 점쳐진다. 통상적으로 투자사 지명 이사는 투자사가 상장 후 엑시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임하는 것이 관례다. 이사회 구성원으로 남아 있을 경우 내부정보 이슈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김 이사의 사임 및 후임 선임 계획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사외이사 확대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 알지노믹스 사외이사는 권희충 젠셀메드 대표 1명뿐이다. 상법은 상장사에 대해 이사회의 4분의 1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감사 제외 전체 이사가 6명인 알지노믹스는 권 사외이사 외에도 최소 1명을 추가 선임해야 한다.
다만 상법은 예외 규정 두고 있는데 코스닥 상장사더라도 벤처기업육성법상 벤처기업으로서 최근 사업연도 말 자산총액이 1000억원 미만인 경우 사외이사 선임 의무가 면제된다. 알지노믹스의 2025년 9월 말 자산총액은 227억원으로 벤처기업 인증을 유지할 경우 면제 대상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알지노믹스 관계자는 "이사회 구성이 R&D 중심으로 되어 있다 보니 상장 후 내부 통제 강화 차원 방향에서 CFO의 등기이사 선임을 결정했다"며 "사외이사 추가 선임 등은 자산총액 기준을 포함해 관련 규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