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세대 로드샵 사업자 에이블씨엔씨가 직영점과 면세점 사업 정리에 나선다. 고정비 명목으로 임대료 등 비용소요가 상당한 만큼 마진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결단은 송희용 에이블씨엔씨 재무본부장(CFO, 이사) 손을 거쳐 이뤄졌다. 최대주주 엑시트가 지연되는 상황 속 외형 대신 내실을 택해 재무 체력을 끌어올리고, 배당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에이블씨엔씨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국내 직영점과 면세점 사업을 모두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지역 기반의 가맹점 일부를 제외하면 오프라인 매장 대부분을 철수하는 것이다. 영업정지 금액은 669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매출총액(2639억원)대비 25.36%에 해당하는 규모다. 당장 매출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비즈니스를 중단하면서 외형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영업이익률 매년 개선세, ‘수익중심’ 경영 전략 쐐기 에이블씨엔씨 비즈니스 재편은 신유정 대표를 중축으로 송희용 재무본부장(CFO)이 서포트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송 CFO의 역할이 막중하다. 재무 업무 외에도 IR 헤드 업무까지 동시에 맡으며 숫자를 총괄관리하고 있어서다. 경희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한 송 CFO는 회계사 출신으로 직전에 건기식 기업 헬스밸런스에서 CFO를 역임하다 2023년 말 에이블씨엔씨로 적을 옮겼다. 신 대표를 후방지원하며 수익성 경영을 주도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연장선상에서 송 CFO가 직영매장 철수 결단을 내린 배경은 '수익중심 경영' 도모 목적이 커 보인다. 단기적으로 매출 공백을 피할 순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손익구조 개선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IMM PE는 2017년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했다. 최대주주 지분인수와 유상증자 등을 포함하면 에이블씨엔씨에 투입한 금액만 약 4000억원 규모다. 이후 한한령과 팬데믹 등으로 외부 환경이 좋지 못했고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2019년 매출액은 4222억원에서 2021년 2629억원까지 떨어졌다. 2020년부터 2021년 2년간 쌓인 적자만 900억원에 육박했다.
다만 코로나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내실’을 택하는 기조로 접어든 점은 긍정적이다. 2022년 매출액은 2478억원, 2023년 2473억원, 2024년 263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9억원, 114억원, 197억원을 나타냈다. 2024년 영업이익률은 7.4%로 최근 5년 새 최대수준이다.
올해는 수익성이 더 좋아졌다. 채널 효율화를 단행하면서 2025년 3분기(누적) 매출액은 1487억원으로 전년대비 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52억원으로 도리어 전년대비 10.1% 늘었다. 영업이익률이 10%에 육박했다.
◇경영권 매각 잠정 중단, 마진 높여 배당성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 현재 에이블씨엔씨는 경영권 매각 작업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대주단 사이에서 회사가 적정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매각 시기를 늦추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IMM PE가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은 사실상 ‘배당’이 유일하다.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작업이 주요해진 것도 이와 연결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IMM PE에 인수된 후 2023년 처음으로 330억원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연말배당(40억원)을 포함하면 총 371억원 규모다. 에이블씨엔씨가 배당에 나선 건 2016년 결산배당 이후 약 7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106억원을 배당하며 한차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효율화와 함께 기업의 '지속가능' 영업환경을 위해 온라인과 해외 채널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해외매출 비중이 63% 수준에서 내년에는 7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글로벌 사업 현황을 살펴보면 일본에서는 웰시아(Welcia)를 비롯한 전국 버라이어티숍과 드럭스토어 등 약 2만여 개 매장에 입점해 있다. 동·서유럽에서는 H&B채널 더글라스(Douglas)를 포함해 1만9000여 개, 기타 아시아는 900여 개, 중남미를 포함한 미주 130여 개, 중동 500여 개 등 오프라인 리테일 네트워크를 확보한 상태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내년 1분기에 미국·캐나다·대만 등에서 코스트코를 비롯한 대형 유통 채널로의 입점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라면서 “영국 메이저 리테일 채널과도 신규 입점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